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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구승재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 할아버지께서 쓰러지셨어.”

구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전화를 끊고 강하리에게 걸어갔다.

“화 풀어, 알았지? 강찬수에 대해 계속 알아볼 테니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해.”

말을 마친 그는 강하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한편, 강하리 곁으로 가는 구승훈을 바라보던 송유라의 얼굴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그녀의 다리와 발에는 깨진 꽃병으로 긁힌 상처가 있었지만 아무런 느낌도 없는 듯했다.

안현우는 덤덤하게 웃었다.

“유라 씨, 이대로 떠나면 정말 가망이 없어.”

노민우는 옆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안현우, 그만해. 감정적인 일인데 억지 부린다고 돼?”

안현우가 콧방귀를 뀌었다.

“이게 뭐가 억지야? 유라 씨랑 승훈이는 원래 알아주는 한 쌍이었어, 몰라?”

노민우는 다소 말문이 막혔다.

“정말로 짝이 맞다면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겠지. 지금 승훈이 마음은 누가 봐도 강하리에게 있잖아.”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송유라를 바라보았다.

“유라 씨, 몇 년 동안 요양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외국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날 지 누가 알아요.”

송유라는 눈물을 훔쳤다.

“내 남자는 아무도 못 뺏어가요.”

노민우는 다소 어이가 없었지만 안현우는 옆에서 피식 웃었다.

“노민우, 설마 강하리 그 여자한테 홀린 건 아니지?”

노민우는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병동을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오는데 마침 누군가와 부딪혔다.

사과하려던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던 손연지는 상대가 노민우인 데다가 송유라의 병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눈을 어떻게 뜨고 다니는 거예요?”

노민우는 그녀의 말에 기가 막혀 웃음이 났다.

“아니, 분명 그쪽이 와서 부딪힌 건데요?”

손연지의 표정은 경멸로 가득했다.

“부딪혀도 싸죠 뭐. 온몸에 비열한 냄새가 진동하네!”

말을 마친 그녀는 씩씩거리며 자리를 박차고 떠났고 노민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이봐요, 말 똑바로 안 해요?”

“나쁜 놈 친구랑 할 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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