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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모락 모락.

파아란 연기가 허공에 감돌다가 흩어진다.

그 아래에는 어두운 얼굴의 구승훈이 있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강하리의 방 앞 복도.

‘처음 해 본 생각이지만, 저거 부럽네. ’

금방 풀려 흩어지는 저 연기처럼 강하리를 향한 마음도 풀렸으면.

딱딱하게 응어리가 진 그게 뭔지는 확실하진 않았다.

확실한 건, 강하리를 이대로 포기하는 게 아직도 안 된다는 거였다.

둘이 시작한 일인데, 혼자만 그 자리에 갇혀 지지부진하는 것만 같은 기분.

강하리의 마음이 자신에게 머무른 적이 있단 건 확실했다.

뭐든 들어줬고 뭐든 받아줬었다.

그런데 지금 혼자만 쏙 빠지려고 한다.

‘여태껏 길들여 놓고 버리는 건 좀 너무하잖아.’

이래서 습관이 무섭다고 하는 거였구나 싶었다.

연기는 오랫동안 구승훈을 감돌았다.

줄담배를 태운 탓이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코를 싸쥐며 미간을 찌푸리건 말건.

바닥에 쌓여가는 담배 꽁초에 보다 못한 직원이 재떨이를 가져올 때에도.

한 대, 또 한 대, 끝낼 줄 모르고 씁쓸함을 태웠다.

그러다가 날이 희끄무레 밝아올 무렵, 접근하는 사람이 없단 걸 확인하고서야 자리를 떴다.

호텔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승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딩! 디리리리딩 딩!

액정에 송유라가 떴다.

“오빠, 언제 돌아와요? 나 곧 수술인데.”

“걱정 마. 수술 전에는 돌아갈 거니까.”

절로 찌푸려지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구승훈이 대꾸했다.

“진짜?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오빠!”

막 통화를 마치고 고개를 든 순간, 저만치에서 음식 포장을 들고 호텔에 들어가는 주해찬이 보였다.

또 가슴이 답답해났지만, 애써 눌러 내렸다.

뭐, 어때. 아침밥 갖다주는 것 뿐인데.

택시를 잡고 호텔로 돌아간 구승훈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바로 회의장으로 향했다.

……

주해찬이 방에 들어섰을 때 강하리는 막 외출 준비를 하던 차였다.

음식 포장을 벗기자 짠 나타나는 불고기 밥버거에 강하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선배는 내 학창시절 식습관을 어디 적어라도 놓은 거예요? 이 아침에 밥버거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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