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16화

”오빠……. 어릴 적 오빠랑 나랑 어촌에서 살던 거 기억나요? 그 때 정말 행복했었는데.”

구승훈이 미간을 좁히며 뭐라 하려던 찰나 송유라가 말을 이어갔다.

“그거 알아요? 오빠가 떠난 뒤로 나는 오빠만 기다렸어요. 오빠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지만.”

송유라가 눈물을 흘렸다.

어촌에서의 시간이 구승훈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너무나도 잘 아는 송유라였다.

이 정도는 들먹여 줘야 구승훈에게 통할 거다.

아니나 다를까, 구승훈의 얼굴이 살짝 펴지더니, 티슈 한 장을 뽑아 건네주었다.

“다신 안 버린다고 했지.”

송유라가 뛸 듯이 기뻐지던 다음 순간.

“하지만 유라야.”

구승훈의 목소리가 다시 서늘해졌다.

“앞으로 내 앞에선 알량한 수법 따윈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나도 참아주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

열린 송유라의 입이 어쩔 바를 모른 채 뻐금거렸다. 결국 아무 말도 못 한 채 꾹 닫혔다.

“일찍 들어가서 쉬어.”

*

강하리가 문 안에 들어서니 한 상 푸짐하게 차려놓고 기다리는 정주현이 보였다.

그녀를 보자 정주현의 눈이 반짝 빛났다.

“착륙하면 연락하라고 했잖아요. 데리러 가겠다고.”

“아닙니다. 택시가 편했어요.”

“미안해요.”

강하리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

“아셨어요?”

정주현이 겸연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이선이 거기까지 찾아갈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내가 먼저 하리 씨한테 접근한 거라고 일러뒀으니까 다신 찾아가지 않을 거예요.”

정주현의 해명에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렇다면 고맙네요.”

정주현은 얼른 지사 오픈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한편, 프라이빗 룸 앞, 살짝 열린 문틈으로 귀를 쫑긋 세운 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송유라를 돌려보낸 뒤 몰래 다시 돌아온 구승훈이었다.

들리는 게 일 얘기 뿐이라 살짝 안심하고 있던 그 때.

“주현 도련님, 죄송하지만 저 연성 지사에 입사하지 못할 것 같아요.”

“왜요? 고이선 때문이에요 혹시?”

정주현이 멍해졌다가 급급히 물었다.

구승훈의 미간에도 다시 주름이 졌다.

강하리는 담담한 표정이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