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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병실 앞에 도착하니 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이는 간병인 아줌마가 보였다.

“무슨 일이 있은 거예요?”

강하리가 미간을 좁혔다. 아줌마의 얼굴에 벌건 손자국까지 나 있었던 것.

“아니 글쎼 아가씨 아버님이요. 여태껏 코빼기도 비치질 않다가 잔뜩 취해 나타나서는 다짜고짜 병실에 들어가려고 하지 뭐예요. 그거 막다가 손찌검까지 당하고 결국 밀려났는데, 따라 들어가 보니까 세상에, 호흡기 전원 끄더라니까요. 돈 낭비하느니 빨리 죽는게 낫다고 중얼거리면서요. 의사선생님 불러오니까 그새 사라졌더라고요.”

강하리의 얼굴에 찬 서리가 내려앉았다.

사라졌던 강찬수 그 인간이 갑자기 나타나서 난동을 부릴 줄은 몰랐다.

“미안해요 아줌마.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어요.”

간병인 아줌마에게 오만원 권 몇 장을 쥐어주자 아줌마가 한사코 거절하면서 몇 마디 당부를 남기고 떠났다.

병실에 들어가니 막 검진을 마친 담당 의사가 강하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간병인 아주머니가 제때 불러주셔서 다행히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일은 어머님이나 다른 환자분들에게도 안 좋으니까,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아버님과 잘 소통해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강하리가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가 나간 뒤, 강하리는 병상 위 창백한 정서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기억 속 너무나도 예뻤던 엄마의 얼굴이 너무나도 야위어 있었다.

강하리는 말없이 한동안 서 있다가 병실을 나섰다.

정주현은 저 켠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고, 언제 왔는지 구승훈이 문 옆에 서 있었다.

“또 강찬수야?”

서늘한 구승훈의 목소리.

“네. 다행히도 엄마는 괜찮으세요.”

구승훈을 본 순간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강하리가 순순히 대답했다.

통화를 마친 정주현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순간, 핸드폰이 또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여긴 괜찮으니까 두 분 다 들어가 봐요.”

“어머님이 괜찮다니까 다행이네요. 저는 진짜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나중에 연락해요, 하리 씨.”

정주현이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을 노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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