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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강하리는 그 길로 아파트로 달려왔다.

아줌마가 환하게 반겼다.

“아가씨, 드디어 돌아오셨어요? 몸은 좀 어떠세요?”

그리고 그 뒤 편으로 보이는, 느긋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는 구승훈.

‘X폼은. 나 기다리고 있었으면서.’

강하리는 구승훈을 보는 척도 않고 곧장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 문을 여는 순간.

침대에 가득 쌓인 새빨간 장미 꽃잎.

싱그러운 장미 향이 덮쳐왔다. 옆 테이블에는 커다란 케이크가 있었다.

“마음에 들어?”

뒷쪽에서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제 온 건지 강하리의 바로 뒷쪽에 구승훈이 서 있었다.

강하리는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예전에 구승훈이 이랬다면 좋아 죽었으련만.

지금은…….

모든 게 의미가 없어진 이 시점에 마구마구 퍼 준다 한들 무슨 쓸모가 있을까.

“이럴 시간 있으면 나한테 낭비하지 말고, 새 여자한테 해 주란 말이에요.”

구승훈이 인상을 구겼다.

“강하리, 날 뭘로 보고!”

“개요. 개.”

구승훈의 눈가가 꿈틀했다. 강하리의 허리를 끌어안아 침대에 넘어뜨렸다.

장미 향기로 꽉 찬 침대.

“개라고 했으니까 개 같은 짓 좀 할게.”

으르렁거린 구승훈이 강하리의 목덜미를 덮쳤다.

손이 그녀의 몸을 누비며 그녀를 자극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강하리는 반응이 꼬물만치도 없었다.

오히려 담담히 입을 열었다.

“안 좋아졌다고 했잖아요.”

거짓말.

구승훈은 믿을 수가 없었다.

3년간 둘의 속궁합은 기가 막혔다.

그는 그녀의 모든 민감대를 꿰고있었고, 그가 즐기는 모든 자세를 그녀도 즐겼다.

이런 본능에 가까운 것들마저 안 좋아졌다고?

믿기지가 않았다.

재시도하려는 구승훈을 밀쳐버린 강하리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장미꽃도 싫고 다 싫으니까, 제발 나한테 이러지 말고 첫사랑한테 하라고요!”

꽃잎 한 줌을 집어 구승훈에게 던지고 벌떡 일어나 드레스룸에 들어갔다.

캐리어 속 모든 게 원위치로 돌아가 있었다.

강하리는 그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되넣기 시작했다.

구승훈은 얼굴빛이 몇 번이고 바뀌었다.

짐 옮기랴 침실 꾸미랴 반나절을 바삐 돌아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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