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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점심식사 약속이 흐지부지 파산되어 버렸다.

조 대표는 주해찬이라도 따로 식사 약속을 잡고 싶었지만, 당사자는 별로 생각 없는 눈치였다.

같이 회의장을 나서는 세 사람과 그들을 배웅하러 따라나선 조 대표.

앞 쪽에서 강하리와 주해찬이 오순도순 국제박람회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구승훈은 그들 뒷쪽에서 청승맞게 담배를 태워대며 따라가고 있었다.

“강 부장님이 대표님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만.”

앞 쪽 둘을 바라보며 조 대표가 낮은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그러게요. 저도 그런 줄 알았거든요.”

구승훈이 냉소를 지었다.

정주현을 막았더니 주해찬이 나타나고.

산 넘어 산이다.

주해찬은 정주현과는 달랐다.

정주현 때문에 강하리에게 화가 난 이유는, 정주현이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란 게 더 컸었다.

여자를 물 흐르듯 갈아치우는 정주현에게 강하리가 가 봤자, 얼마 못 가 밀려날 게 뻔했으니까.

그걸 강하리도 아는 눈치인데도 자꾸 들러붙으니 구승훈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만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두 사람을 떼어놓기가 쉽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주해찬은 아니었다. 약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남자였다.

외모나 능력, 평판,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었고.

강하리에게 일편단심으로 진지했다.

강하리를 바라보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무엇보다도, 강하리도 그게 싫은 눈치는 아니었고.

성큼성큼, 구승훈이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강 부장, 오늘 오후 항공편으로 돌아간다.”

강하리가 우뚝 멈춰 구승훈을 돌아보았다.

“저 내일 돌아갈 거니까 대표님 먼저 들어가 보시죠.”

“오늘은 무슨 일인데?”

“이따 저녁에 국제박람회에 가 봐야 해서요.”

“그럼 내일 같이 돌아가. 그 국제박람회인가 뭔가 하는 거, 나도 흥미가 좀 생겨서.”

“하양이 걱정 마시고, 바쁘실 텐데 먼저 들어가 보시죠.”

주해찬이 웃으며 강하리 쪽 차 문을 열어주었다.

‘또, 하양이.’

구승훈의 주먹에 꽉 힘이 들어갔다.

강하리를 태운 뒤 운전석에 타려는 주해찬을 향해 냉소를 날렸다.

“그러는 해찬 도련님은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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