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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강하리는 대답이 없었다. 입만 벙긋하면 이 남자가 또 화르륵 타오를 거니까.

하지만 구승훈은 할 말이 남은 모양.

“아침밥 맛있었어?”

“네. 대표님은 아침 뭐 드셨어요?”

엉겁결에 강하리가 대답하고 보니, 구승훈이 썩은 표정이다.

내가 밥이 넘어갈 것처럼 보여? 라고 말해주는 듯한.

아차 싶었다.

“강 부장은 참 순진한 여자야. 고작 아침밥 한 끼에 좋아죽는 걸 보면.”

더 한층 시큼텁텁해진 구승훈의 말투.

누군 3년 간의 감정을 갈무리하느라 죽을 맛인데.

강하리는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지금부터 구승훈의 업무 관련 외 질문은 사절하기로 했다.

그때 마침 마중나온 부드러운 인상의 협력사 비서실장.

“구 대표님, 강 부장님, 오셨어요?”

비서실장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강하리가 웃으며 대답하자, 비서실장이 친근하게 그녀의 곁에 다가갔다.

“처음 뵐 때부터 느낀 건데, 우리 강 부장님은 어쩜 이리도 예쁘실까. 방금 남자친구분 차에서 내릴 때 아침햇살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 남자친구가 아니고 그냥 친구예요.”

평소에 서류를 주고받으며 가끔씩 수다도 떤 친분이 있는 비서실장의 너스레에 강하리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암요! 남자친구였다면 이마 쓱으로 끝나지 않으셨겠죠. 잘 생기신 분이 어쩜 그리 스윗하기까지 하실까. 우리 강 부장님한테 너무 잘 어울리지 뭐예요.”

옆 구승훈이 썩소를 지었다.

어울리긴 개뿔!

비서실장, 사람 보는 눈이 동태 눈깔이었네. 그렇게 안 봤는데.

강하리는 그런 스타일 안 좋아한다고.

사실 강하리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는 미스터리지만.

여태껏 자신이 강하리 스타일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영 모르겠다.

저렇게나 매정하게 자신을 버리는 걸 보면.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나고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게 강하리에게 고스란히 보였다.

또, 또 시작이다. 또!

“정 실장님, 진짜 그런 사이 아니에요.”

다시 한 번 정정했지만.

“압니다. ‘아직은’ 아닌 거죠.”

비서실장, 정은숙이 눈까지 찡긋한다.

이거야 원, 해명할수록 역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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