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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뭐라고?”

구승훈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얌전하던 고양이가 한 순간 살쾡이로 변할 수도 있단 말인가?

“당장 꺼지라고! 귀 먹었어?”

환청이 아니다. 살쾡이가 날카롭게 하악질을 하며 이빨을 드러낸다.

이빨을 꽉 악다문 강하리가 눈가에 독기가 어린 채, 잇새로 다시 한 번 내뱉었다.

그동안의 고통과 울분이, 찢겨져 너덜너덜한 가슴에서 맹렬히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더이상 참는 건 의미가 없었다.

사실 애초부터 송유라와 관련된 일로 재협상을 시도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냥 구승훈의 반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정도.

어쨌거나 송유라 편일 테니까.

뭘 하든 그건 변하지 않으니까.

몇 번이고 자신은 버려졌고, 이 남자는 송유라한테 가 있었으니까.

지금도 이 남자는 내가 여태 받은 고통 따윈 안중에도 없으니까.

근본적으로 이 남자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구승훈의 눈이 사납게 번득였다.

“너 지금 뭐라고?”

경악으로 물들었던 눈동자에 분노가 차올랐다.

“맞아죽을 뻔한 걸 구해 줬더니 이게 어따 대고 소리를!”

차가운 그 한 마디가 폭주하던 강하리의 이성 한 조각을 건드렸다.

“보답하겠다 그랬지.”

강하리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 보답이란 거, 지금 당장 받아내야겠어!”

하지만 구승훈은 그 목소리의 냉랭함 따윈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

그 역시 끓어오른 가슴속 뭔가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으니까.

정주현과 주해찬과 있을 때는 잘도 헤실거리다가 나한테만 못되게 군다 이거지?

“몸으로 때워.”

“?”

강하리가 움찔했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구승훈의 진지한 표정을 보는 순간 직감했다.

‘나왔다. 또라이 전술.’

“미치려면 좀 곱게 미치든가.”

거침없이 악담을 뿜어내는 강하리를 가라앉은 눈빛으로 응시하는 구승훈.

“섹스 마려워? 출장마사지라도 불러 줘?”

“너가 마려워. 강하리 너가.”

어쩔 새도 없이, 남자의 뜨겁고 거친 숨결이 강하리를 덮쳤다.

“야 이 미친 새-.”

뒷말은 우악스럽게 밀고 들어온 남자의 입술이 막아버렸다.

강하리의 반항은 가볍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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