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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쾅!

문이 닫히면서 고이선의 시선을 가로막았다.

멍하니 그 자리에 굳어진 고이선.

“야 강하리! 죽여버릴 거야! 잡히기만 해 봐!”

히스테리에 찬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

방 안.

착 가라앉은 눈길로 구승훈이 강하리를 바라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강하리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얼마나 놀랐을까.

구승훈은 마음 한 켠이 아프게 찔려왔다.

떨리는 강하리의 손을 꼭 잡고 화장실로 들어가, 묵묵히 손에 묻은 피를 씻어주었다.

얼굴에 튄 핏자국까지 꼼꼼히 닦아준 뒤 찬찬히 뜯어보았다.

“다친 데는 없고?”

“없어요.”

그제야 한 시름 놓은 구승훈은 눈빛이 다시 차가워졌다.

강하리의 아랫턱을 잡아 들어올려 눈을 맞췄다.

“봤지? 이게 너 좋아한다는 남자한테 붙어있은 대가야. 정주현이 보이는 대로 깨끗하기만 할 것 같지? 남자는 다 한통속이야.”

말없이 구승훈의 손을 벗어나 화장실 밖으로 향하는 강하리.

“야!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구승훈의 얼굴이 또 일그러졌다.

“구해주신 건 고마웠어요. 대표님이 안 오셨더라면 무슨 꼴을 당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강하리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대표님이 내 일에 간섭할 수 있다는 건 아니에요.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든 보답하겠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정주현에게 붙어 있으시겠다?”

구승훈의 눈매가 위험하게 가늘어졌다.

강하리는 눈을 내리 깔았다.

솔직히 정주현에 대해선 업무를 제외한 다른 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감정 쪽으로 발전할 일도 없을 거고.

정주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복잡한 관계라면 진절머리가 난 상태였으니까.

정주현이 그걸 받아들이면 좋고, 감정적으로 물고 늘어진다면 다른 길도 생각해 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이 모든 게 구승훈과는 상관없는 일.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 강하리.”

“그건 내가 할 말 아닌가요? 대표님이야말로 점점 더 꼬여가는 걸 뻔히 보면서 왜 자꾸 질척거리시는 거예요?”

“내가 질척거린다고? 정주현이 싸지른 똥을 막아 줬더니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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