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1화

소홀했다.

정주현을 피해 강하리를 연성시에서 멀찍이 데려갈 생각만 했다.

꿈에도 몰랐다. 주해찬이 여기서 나올 줄은.

그야말로 늑대 피해 호랑이 굴에 들어온 격.

구승훈의 얼굴이 마구 일그러졌다.

택시를 세워둔 뒤, 성큼성큼 걸어갔다.

가까이 가기도 전,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구승훈의 이마에 핏발이 섰다.

두 사람 곁에 구승훈이 나타나는 순간, 강하리의 웃음이 그대로 굳어졌다.

“선배, 가요 우리.”

구승훈을 본 주해찬이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가려고.”

들은 척도 않고 주해찬의 차 문을 여는 강하리.

“귀 먹었어? 어디 가냐고 묻잖아!”

한 데시벨 높아진 구승훈의 차가운 음성이 고막을 때렸다.

“직원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시는 거 아닌가요? 대. 표. 님.”

강하리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출장 와서 한밤에 남자 만나는 직원의 행보를 묻는 게 지나친 간섭이다?”

“대표님이 한밤에 여자 만나러 가면서 그러셨잖아요. 지나친 간섭이라고.”

“…….”

구승훈은 할 말이 없어졌다. 뭔가가 터질 듯 차올랐다.

-이 밤중에 어디 가시게요?

-지나친 간섭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

자다가 송유라의 전화 한 통에 벌떡 일어나 옷을 주워입으며, 강하리에게 던진 말이다.

강하리가 코웃음을 치며 문을 열려는 순간.

구승훈의 손이 우악스레 문을 밀쳐 막았다.

“구 대표님.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주해찬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강하리는 출장 온 겁니다. 그쪽 만나러 온 게 아니라. 내일 협상회에 대해 의논할 게 있으니까 그쪽이야말로 방해하지 마시죠.”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듯 받아치는 구승훈.

주해찬은 어이가 없어졌다.

시커먼 속이 다 보이는데 의논은 개뿔.

이 한밤중에 의논할 게 뭐가 있다고.

“하리의 명예 같은 건 안중에도 없으시네요. 다 끝난 마당에 같은 방을 쓰는 게 가당키나 하십니까?”

“명예 좋아하시네. 그러는 그쪽이랑 같은 방 쓰는 건 괜찮고?”

구승훈의 말투가 위험하게 삐딱해졌다.

“나야 3년이나 같이 잤으니까 거리낌 없는 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