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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강하리는 손연지의 전화를 끊고 요양병원의 자료를 살펴보았다.

확실히 손연지의 말대로 환경이나 시설이 좋았다.

유일하게 머리 아프게 하는 구석이 치료비였다.

강하리는 약하게 숨을 한번 내쉬었다.

자료를 금방 정리했는데 마침 구승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고 있었다.

“계약서는 문제없어. 강 부장은 나랑 출장 좀 같이 가지. 조금 이따 비행기 타고 보경시에 갈 거니까 아래서 기다릴게.”

강하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대표님, 매번 전담 비서와 함께 가셨잖아요?”

구승훈은 가볍게 웃었다.

“난 강 부장이랑 가고 싶은데. 안돼?”

강하리는 구승훈에게 말문이 막혀 뭘 얘기할지 몰랐다.

구승훈은 엄연히 대표였고 자연스럽게 누구와 출장을 가도 다 되는 거였다.

강하리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

“저 오늘 업무가 많아서요, 대표님...”

“이번 건은 강 부장 거야. 상황도 강 부장이 더 잘 알 테고. 강 부장, 원래 강 부장 소관이야.”

강하리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전 아직 짐도 싸지 않았는데요.”

수화기 건너편 남자의 인내가 눈에 띄게 바닥났다.

“보경시에 도착하면 그때 사는 거로 해. 아래서 기다릴 테니까 빨리 와.”

구승훈은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껐다.

강하리는 꺼진 핸드폰을 바라보며 답답한 기운을 느꼈다.

하지만 업무상의 일이었기 때문에 강하리는 결국 짐을 싸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기 전에 안예서와 얘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 대표님이랑 출장 좀 다녀올 거야. 팀 회식은 이미 준비해 뒀으니까, 너희가 돌아오면 그때 회식비 청구해.”

안예서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보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강하리가 빙긋 웃었다.

“그래도 되고.”

회사 아래 세워져 있던 컬리넌의 차창이 반쯤 내려졌다.

남자는 손에 담배 한 개비를 끼우고 느슨하게 좌석에 기대있었다. 눈동자에는 자유분방함과 제멋대로 하는 성격이 그득하게 담겨있었다.

강하리가 다가오자 남자는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시선은 강하리 얼굴에 고정한 채.

원래 좋지 않았던 안색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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