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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살짝 저릿한 느낌이 전해지는 입술 아래로 구승훈의 목젖이 두어 번 오르내리더니 그는 강하리의 목덜미를 거칠게 잡았다. 그리고 입에서 건조하고 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강 부장은 고작 가벼운 입맞춤 따위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계속 해.”

그녀의 목을 문지르며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강하리의 미간이 구겨졌다.

“대표님, 저희 저녁 연회에 참석해야 하는데요.”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뜨고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일단 빚진 거로 하든가.”

말을 마친 그는 숄을 꺼내와 강하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가자.”

저녁 연회는 한 채의 별장에서 진행 중이었고 아마도 사적인 연회 같았다. 구승훈이 강하리를 데리고 별장에 들어섰을 때 삼십 대 초반의 한 남자가 맞이하러 나왔다.

“구승훈, 너 지각이야!”

남자가 다가와 웃으며 말하자 그의 목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그들에게로 쏠렸다. 구승훈이라는 이름 세글자는 어디를 가나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강하리는 그의 팔짱을 낀 채 저에게로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의 세례를 감내해야만 했다.

약삭빠른 사람들은 벌써 와서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구승훈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보려고 다가오는 이들을 두세 마디 말로 돌려보냈고 제일 처음 말을 걸어온 남자만 남게 되었다. 남자의 눈길이 강하리에게 닿으며 의미심장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승훈아, 누군지 소개 안 해줄 거야?”

“회사 동료, 강하리 부장이야.”

구승훈이 강하리를 흘긋 보며 말하자 그 남자는 싱긋 웃었다.

“아, 동료였어. 난 또 여자 친구인 줄 알았잖아!”

구승훈은 대꾸하지 않고 강하리를 보며 이어서 소개했다.

“이쪽은 법무법인 정세, 대표 변호사 심준호야.”

강하리는 TV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있다. 법무법인 정세는 국내 최대 대형로펌이다. 전문적으로는 공정거래 분쟁과 재산 분할 및 재벌 이혼 소송 분야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정세의 대표는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고 매우 무자비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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