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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두 사람을 본 심준호가 손을 흔들었다.

“승훈아. 하리 씨, 또 만나네요.”

강하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했다. 심준호는 자신의 뒤에 있던 여자를 앞으로 끌어왔다.

“이분은 제 약혼녀, 심예진이에요.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어요.”

“예진아, 이분이 바로 구승훈 대표님이야.”

잠시 멈칫하던 심준호는 구승훈을 흘긋 쳐다보고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이분은 구 대표님의 회사 동료, 강하리 씨야.”

구승훈의 눈동자가 언뜻 번뜩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예진은 두 사람과 가볍게 인사만 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반대편에 서 있던 고이선이 입을 열었다.

“난 또 누구시라고. 이제 보니 불륜녀가 되기를 즐기시는 강하리 씨였네.”

무례하고 까칠한 발언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얼굴이 한순간에 굳어 버렸다. 구승훈의 눈썹이 슬며시 위로 올라가며 눈동자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실 구승훈은 처음으로 바로 앞에서 강하리를 불륜녀라고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전에 회사에서 떠도는 소문이든 인터넷에 올라온 시시껄렁한 언론을 보고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직접 듣고 나니 마음에 불쾌감이 마구 치솟았다. 어찌 됐든 강하리는 그의 여자였고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냉소를 흘리며 눈썹을 매섭게 치켜 올린 구승훈이 물었다.

“준호야, 이분은 누구야?”

“사촌 누나네 딸이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애가 버릇이 없어. 미안해.”

어두운 표정으로 말한 심준호는 고개를 돌려 고이선을 쏘아보며 다그쳤다.

“고이선, 빨리 와서 사과드려!”

“싫어요. 삼촌이 몰라서 그렇지 저 여자가 바로 송유라와 구 대표님 사이에 끼어들어 이간질했다고요. 절대 반반한 외모에 속으면 안 돼요. 저 여자는 그냥 불여우란 말이에요!”

“고이선!”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심준호의 우아한 기품은 어느새 냉혹하고 매섭게 변해 있었다. 순간 고이선은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도끼눈을 뜨고 강하리를 노려보았다. 싸늘한 웃음을 흘린 강하리가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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