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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강하리의 입꼬리가 뻣뻣하게 굳었다.

“대표님은 상상력이 참 풍부하시네요.”

그녀는 확실히 정주현이 그녀와 잠자리를 갖고 싶어 하는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기껏해야 작업을 걸어오는 정도였다.

대답이 없는 구승훈은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어찌 됐든 3년이란 시간 동안 함께 해왔기에 강하리는 한눈에 그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 뒤로 연회장에 있는 내내 구승훈은 계속 강하리를 옆에 끼고 있었다. 그는 신분이 고귀하여 이런 장소에 있을 때면 그에게 아첨하며 술을 권하러 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구승훈은 그저 따분할 따름이다. 앞에 건네진 술잔을 보며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 부장이 나 대신 마셔줘.”

아직 생리 중이어서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은 강하리가 미간을 심하게 구겼다.

“대표님, 저 마시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구승훈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가만히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를 보며 쓴웃음을 흘린 강하리는 이 남자가 분명 화가 나 있음을 알고는 결국 자기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눈 딱 감고 앞으로 건네 온 술잔을 받아 들었다.

한 잔이 있으면 두 잔이 있기 마련이고 그렇게 세 잔...

연속 몇 잔 마셨는지도 까맣게 잊어버린 강하리가 다시 술잔을 받아 들려고 할 때 구승훈이 돌연 술잔을 뺏어갔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단숨에 술을 쭉 들이켠 구승준은 그길로 강하리를 데리고 심준호와 작별 인사를 했다.

“일이 있어서 오늘은 이만 가 봐야겠어.”

일찌감치 구승훈이 지루해하는 모습을 본 심준호도 만류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다음에 다시 연락 할게.”

고개를 끄덕인 구승훈은 강하리를 끌고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강하리는 이 남자가 또 왜 이러는지 그 저의를 알 수 없었지만, 술을 더 이상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돌아가는 내내 구승훈은 말없이 그저 강하리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어찌나 세게 끌어안았는지 그녀를 자기 몸속에 구겨 넣을 기세였다. 강하리는 불편했지만, 꾹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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