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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조사실 안.

어머니는 진서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제가 아이의 보호자입니다. 물어볼 게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세요. 서희는 아직 어린 애라서 이렇게 겁을 주면 견디지 못해요.”

진서희는 어머니 품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모습이 정말로 가련하고 무력해 보였다.

경찰은 그 모습을 보며 비꼬듯이 말했다.

“스물여섯인데 어린 애는 아니죠.”

어머니는 진서희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그녀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경찰에게 말했다.

“조사절차인 건 알겠지만 서희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서희랑 명희는 자매이긴 하지만 평소엔 서로 각자의 생활이 있거든요.”

“우리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어제 누군가가 셋방에서 불법 도박을 하다 붙잡혔고, 현지 경찰이 그 셋방에서 진명희 씨의 물건을 몇 개 발견했는데 그걸 진서희 씨가 받아 갔다던데요?”

어머니는 잠시 멈칫했다.

“네, 방금 휴대폰과 그녀의 신분증을 다 드렸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도둑이라던데요...”

“진서희 씨가 도둑이라고 하던가요?”

진서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빠르게 반응하며 말했다.

“아저씨, 제가 어머니께 말씀드릴 때 달리 생각하지 않고 그냥 언니 물건을 가져갔으니 도둑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에게 물었다.

“들으셨죠? 우리 딸이 물건을 도둑맞은 건 최근 일이에요. 그 말은 우리 딸이 지금 이 도시에 있다는 뜻이고요. N계곡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신은 두 달 전 일인데 그게 어떻게 제 딸일 수 있나요?”

“아무 근거 없이 이러시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더 물어볼 게 없으면 빨리 보내주세요.”

웃긴 일이었다. 어머니가 그렇게나 다정하게 나를 '딸'이라고 부른 적은 없었으니까.

평소엔 자꾸 빌어먹을 년이라고 욕했었다.

어머니가 막 일어서려 할 때 법의관이 결과를 가지고 들어왔다.

“DNA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망자는 바로 진명희 씨로 확인됐습니다.”

보고서가 어머니 앞에 놓였다. 그 얇은 몇 장의 서류는 그야말로 천근 만근의 무게로 느껴졌다.

어머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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