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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 당시 외할머니는 어머니가 가난한 아버지를 따라가서 고생할까 봐 결혼을 반대하셨다.

어머니는 밤새 술을 마셨고, 예상치 못하게 불량배에게 강간당해 임신하게 되었다.

그때 어머니는 아직 젊었고, 더 나은 선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할머니에게 죄책감을 주기 위해 나를 낳았다.

세 살 때, 어머니는 우연히 내 얼굴에서 아버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급히 나를 데리고 유전자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나는 아버지의 피를 이은 자식이었다.

어머니는 기뻐하며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내가 그들의 순수한 사랑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어린 나를 외할머니에게 맡긴 채 멀리 떠났다.

그때 아버지는 전처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진명호는 이미 두 살이었다.

어머니는 그 모든 사랑을 이 의붓아들에게 쏟아부었다.

그들은 서로가 4년의 시간을 놓친 것을 아쉬워하며, 고아원에서 네 살 된 아이를 입양하고 진서희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들에게 진서희는 특별한 존재였기에 그들은 진서희를 뼛속까지 귀여워하며 사랑했다.

나는 그들 사랑의 결실이라지만 이 집에서는 잊힌 존재가 되었다.

어머니는 사라진 나를 부를 방법이 없어 외할머니에게 말했다.

“어쨌든 왔으니까 먼저 밥부터 드세요.”

외할머니는 집안을 훑어보며 감정을 가라앉히고는 말했다.

“명희 없어?”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약간 귀찮다는 듯 대답했다.

“말했잖아요, 명희 걔가 성질을 부리고 있다고. 싫다는데 내가 뭔 수가 있어요.”

외할머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머니는 잠시 망설이다가 N계곡에 있던 일을 피해 가며 대답했다.

“졸업식에 걔 아빠랑 내가 가지 않아서 기분 나쁜가 봐요.”

외할머니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얘도 참, 내가 졸업식이 언제인지 물어봤을 때 대답도 안 하더니, 너희들도 그렇지, 부모라는 자가 애 졸업식에 안 가? 걔한테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데.”

어머니는 입을 열어 변명하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진서희가 발에 상처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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