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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외할머니는 분노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 같은 자식을 낳았니!”

“출국해서 2달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어. 외국에서 매일매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런데 돌아와서도 연락이 안 되잖아.”

“분명 너희들이 걔를 괴롭힌 거야!”

“너희들이랑 같이 살고 있잖아. 지금 당장 전화 바꿔!”

어머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아버지를 슬쩍 보았다.

두 달 전, 진명호는 갑자기 한 계곡의 금지구역에서 캠핑을 하자고 했다.

나는 위험한 걸 알면서도 가족과의 정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부러 회사에 휴가를 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진서희가 물에 빠진 것이다.

구조된 후, 진서희는 바로 내가 밀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분노에 찬 얼굴로 내 뺨을 몇 대 때렸다. 내 말은 전혀 듣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거기에 내버려두고 떠났다.

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난 그날 그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

두 달 동안 아무 말도 없다가 이제 연락이 되지 않는데도 어머니는 여전히 태연하게 외할머니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걔가 말을 안 들은 거예요. 질투만 하고 언니, 동생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않고, 지금은 또 어디서 노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는 나를 미워하고, 나를 악랄한 악마처럼 취급하기 시작했다.

외할머니 집에 있을 때도 외할머니가 말해서야 부모님이 나 보러 오곤 했다.

하지만 언니와 동생이 없을 땐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시선은 내게만 집중했다.

그때 나는 만족했다.

그 후 부모님은 나를 외할머니 집에서 데려왔고, 나는 그들이 나에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곳에 가서야 나는 버려진 고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 어머니 집은 외할머니 별장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서희는 방 안에는 바비 인형과 예쁜 공주 드레스들로 가득했다.

진서희는 내가 외할머니가 사준 명품 옷을 입는 걸 싫어했다. 부모님은 그걸 알고 내 옷들을 작은 낡은 상자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다.

그리고 나는 진서희가 버린 옷을 입어야 했다.

진명호는 고급 축구 장비 세트와 최신 전자 제품이 있는데 나는 컴퓨터를 사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허락하신 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난 살아 있을 때 부모님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애썼다.

그들의 작은 관심이라도 얻고 싶었다.

이제는 그 작은 따뜻함을 위해 내 자신을 무리하게 하지 않아도 되었다.

외할머니는 나를 보지 못하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머니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버지는 담배를 털며 말했다.

“하루 종일 성질만 부리고, 그때 집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어.”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제는 제대로 가르쳐야겠어. 계속 이렇게 제멋대로 두면 나중에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말이 끝나자 아버지는 내게 전화를 걸었다.

이 집의 가장으로서 아버지는 나한테 전화한 적이 적었다.

내 번호도 한참을 찾았다. 그런데 전화해보니 내 전화는 꺼져 있었다.

아버지는 얼굴을 찌푸리며 욕을 퍼부었다.

“얘 혹시 일부러 숨어서 연락을 안 한 거 아니야? 이 집에 자기만 있는 줄 알아.”

“오래 못 숨고 제 발로 기어들어올 거야!”

이때 진명호가 마침 2층에서 내려왔다.

그는 부모님의 분노한 목소리를 들은 후 한마디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 년이 외할머니만큼은 중요하게 생각해요. 외할머니 생신 때는 분명히 돌아올 거예요.”

그 말에 부모님 모두 찌푸린 이마를 풀었다.

진명호는 예전처럼 리모컨을 들고 TV를 켜서 축구 경기를 보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지역 뉴스 채널을 틀었다.

뉴스 제목이 눈에 띄게 큰 글자로 올라왔다.

[N계곡에서 여자 시체 발견, 오늘부터 N계곡 전면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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