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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재빨리 일어나 조심스럽게 내 뒤를 따라왔다.

나는 그를 데리고 예전에 우리가 자주 외식하던 식당으로 갔다.

그는 능숙하게 메뉴판을 꺼내 주문하기 시작했다.

전부 기름지고 짠 음식뿐이었다. 그러고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 요즘 잘 먹지도 잘 자지도 못했어. 여보, 우리 이혼하지 말자.”

나는 냉소가 나왔다. 복도에 누워서도 코를 천둥 같이 골면서 잘 자던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가 말을 덧붙였다.

“나 일자리도 찾을게, 이젠 진짜 달라졌어.”

나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땀을 뻘뻘 흘리는 그를 지켜봤다.

조금 앉아 있었을 뿐인데도 그는 더워서 손으로 부채질을 해댔다.

“내가 간섭하는 거 싫어했잖아?”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웅얼거리듯 말했다.

“그땐 내가 복에 겨워서 그랬어. 네가 잔소리하는 것도 다 날 위한 거였는데.”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문나리를 언급하며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는 분명 일부러 그런 거야. 우리 집안에 당뇨랑 고혈압 유전인 거 알면서도.”

그녀는 그가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운동도 안 하는 걸 내버려 뒀다.

그는 땀을 닦으며 넌지시 나를 살폈다.

“그 여잔 뭘 해도 날 싫어하지 않았어.”

나는 냉소했다.

“철운아, 너 그냥 편한 대로 살아. 우리 억지로 이러지 말고.”

나는 아예 솔직하게 그의 속셈을 폭로했다.

“네가 이렇게 찾아온 건 우리 부모님 집이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지? 그래도 그건 부모님 거지 나랑은 상관없어. 헛물켜지 마.”

그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앞가슴과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다희야, 무슨 소리야. 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난 이 일조차 몰랐어.”

진지한 표정으로 그는 이렇게 해명했다.

그는 문나리와 잠시 지내다 보니 재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녀는...너무 강해서 나 완전히 탈진할 지경이야.”

마침 식당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주다가 그의 말을 듣고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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