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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한결은 영지가 이런 말을 꺼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한편으로는 한결을 도와주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태윤을 화나게 만들고 싶었다.

사실 한결은 영지의 목적에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오직 은채의 마음이었다.

그는 간절한 눈빛으로 은채를 쳐다보며 말했다.

“은채야, 나한테 제발 기회를 줘. 나는 서태윤처럼 네 마음을 아프기 하지 않을 거야. 널 위해서라면 목숨도 줄 수 있어.”

예전의 은채라면 이런 말을 들으면 아마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한 번 마음에 상처를 입었기에, 이제 다시는 남자를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비록 한결의 마음에 상처를 주겠지만 은채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한결아, 나는 이제 이혼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어. 내가 왜 이혼했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나는 아직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없어. 미안해.”

한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서두른 걸 수도 있어. 기회를 잡고 싶어서 네 마음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아.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하진 말아줘. 네 마음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한 번만 기회를 줘.”

영지는 은채의 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군가는 이혼하자마자 소개팅을 하는데, 뭘 그렇게 머뭇거리는 거야?”

은채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놈은 인간도 아닌데, 내가 왜 같은 짓을 하겠어?”

영지는 말문이 막혔다.

한결도 말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한편, 태윤은 기수연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전혀 입맛이 없었다.

그는 가끔 은채 쪽을 보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참았다.

그러자 수연이 은채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에요?”

태윤은 조용히 수연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수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고마워요.”

수연은 태윤보다 한 살 어렸지만, 귀여운 얼굴 덕분에 나이보다 훨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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