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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시온이는 주완선의 이상한 사랑 관념에 세뇌되었던 거였다. 내연녀의 신분이 고상하다고 여기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는 인터넷에서 연애를 하고 있었다.

며느리는 너무 어이없어 그날 밤 바로 아들에게 전화해 그를 볼러냈다.

“당신 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좀 봐!”

며느리는 시온이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과 연애하면서 나눈 대화를 자기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핸드폰을 쥐고 보면 볼수록 아들의 미간은 찡그러졌다.

그러다가 끝까지 읽은 뒤 바로 시온을 훈육했다.

그러자 시온이 울며 빽 소리쳤다.

“다 완선 할머지가 가르쳐줬단 말이에요. 완선 할머니는 배운 분이라고 완선 할머니를 선생님처럼 대하라고 했잖아요!”

아들은 흠칫 놀라 주완선을 바라봤다.

“완선 이모, 우리는 이모를 믿어서 아이를 맡겼던 거예요. 전에 엄마가 대신 봐줬을 때는 이런 일 없었다고요.”

주완선은 뻘쭘해서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았다.

옆에 있던 남편이 테이블을 탕 치며 언성을 높였다.

“그만해. 쪽팔리지도 않아?”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네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했다.

나중에 며느리는 시온을 데리고 떠났고, 아들도 주완선에 대한 필터가 없어져 버렸다.

시아버님도 그 상황 때문에 골머리를 알았다고 며느리가 말해줬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며느리와 아들이 잔뜩 선물을 들고 찾아와 시온이를 봐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어머님, 이제야 누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알겠어요. 어머님이 집에 있을 때, 우리는 항상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집과 아이한테 관심을 주지 못했어요. 그때마다 어머님이 모든 걸 적절하게 안배해 주셨던 거였더라고요.”

며느리가 나에게 차를 다르며 내 아들에게 눈치를 줬다.

요 며칠 집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신경을 쓰고 낮에는 또 출근까지 해서인지, 아들의 눈에는 핏발이 가득 섰다.

나를 보는 아들의 눈빛은 더 이상 예전처럼 거만하지 않았다.

마치 서러운 일을 당한 작은 새처럼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뉘우쳤다.

“엄마, 저 정말 힘들어요. 한식구끼리 원한 지고 살 필요 없잖아요. 전에는 제가 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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