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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이웃집에 사는 혜자 언니가 문을 벌컥 열더니 버럭 소리쳤다.

“뭔 개소리여? 나이 60이 늙은 건 맞지만 죽지는 않았잖여? 아직도 20년은 거뜬히 살 수 있을 텐데! 너 같은 아들놈과 같이 살면 1년 사는 것도 고통이여! 무슨 낯짝으로 여기서 지랄이여, 지랄은! 내가 다 부끄럽구먼.”

혜자 언니의 파이팅 넘치는 샤우팅에 아들은 말문이 막혀 슬그머니 떠나버렸다.

...

30일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나와 남편은 결국 가정법원에서 이혼 판결문을 받았다.

이혼 판결문을 받는 순간처럼 홀가분했던 적이 없다.

반평생의 부담을 단번에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미간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남편은 이혼 판결문을 손에 구겨 쥐고 할 말 있는 사람처럼 나를 바라봤다.

“호섭 씨.”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남편을 불렀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주완선이었다.

내가 이혼을 번복할까 봐 걱정됐는지 주완선은 아침 일찍부터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 손에 들려 있는 이혼증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주완선은 천천히 나에게로 걸어오더니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주완선이라고 해요. 호섭 씨 대학 동기이자 첫사랑이에요. 그때 비 오던 날, 내가 감기에 걸릴까 봐 호섭 씨가 설명도 못 하고 나 데려다줬어요. 젊었을 대 결혼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 서로를 놓지 못하고 웨딩 촬영으로 아쉬움을 만회하려고 한 거예요.”

나는 주완선이 내민 손을 바라봤다. 궂은일 한 번 안 해본 데다 관리도 잘 받은 손이었다.

그에 반해 내 손은 이미 쭈글쭈글 했고 손바닥에는 굳은살투성이였다.

나는 그저 예의상 싱긋 웃고는 악수를 받앋 주지 않았다.

“알아요. 그동안 쥐새끼처럼 몰래 만나느라 고생했어요. 이제 우리가 이혼했으니 꿈을 이룰 수 있겠네요.”

굳이 내 앞에 와서 위세를 부린다면, 나도 상대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

내 말에 지나가던 젊은 행인들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주완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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