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말거라.”그럼, 그녀는 계속 이렇게 그의 품에 안겨 있어야 하는 걸까?이러다 보면 혹시 그가 불편하지 않을까?소우연이 살짝 몸을 움직이려 하자, 어둠 속에서 낮고 깊은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연아.”그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안에는 묘한 따뜻함이 스며 있었다.“네가 아니었다 해도, 나는 이미 평서왕부와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또한 네가 왕부에 들어온 순간부터, 우리 두 사람은 이미 한몸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알겠느냐?”그의 손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는데, 그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했다.소우연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이육진과 평서왕부는 원래부터 대립하는 관계였고, 그녀가 굳이 그를 설득하지 않아도 그는 이미 이민수와 소우희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렇다면 그녀는 이제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 걸까?소우연은 조용히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제부터 소첩에게 친정은 없습니다. 오직 왕야만이 소첩의 전부입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그 순간, 이육진의 가슴이 뜨거워졌다.‘내가 너의 전부라니…’이 한마디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너를 절대 배신하지 않으마.’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조용히 말했다.“그래.”그녀가 편히 잠들 수 있도록, 그의 손은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한참 후… 소우연이 깊이 잠들었을 무렵, 이육진은 조용히 침대를 빠져나왔다.그는 천천히 옷을 걸쳐 입고, 휠체어를 밀며 방을 나섰다.그 순간, 귀퉁이에 서 있던 간석이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왕야, 이 늦은 밤에 어디로 가시렵니까?”“서재로 간다.”이육진은 짧게 대답했고, 간석은 즉시 그를 밀며 서재로 향했다.서재에 도착하자, 간석은 조용히 진우를 불러왔다.“왕야.”진우는 공손히 절하며 인사했다.이 늦은 밤에 자신을 부른 것만으로도 그는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었다.이육진은 날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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