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 예감은 적중했다.온사가 마차에 오른 후, 흑기군이 바로 그 마차를 장악했다.마부에서 호위까지 전부 흑기군으로 교체되었다. 절대 가까이 못 오게 하겠다는 온 씨 가문의 의지가 보였다.그 모습을 본 온권승은 똥 씹은 표정을 했다.“이건 진국공부의 마차입니다!”“지금은 성녀 전하의 마차가 되었지.”북진연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 자네는 성녀 전하를 마차에서 내리라고 할 수는 있네. 그럼 성녀 전하는 자네와 함께 국공부로 가려 하지 않겠지.”온권승은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으나 북진연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바로 그때, 마차 안에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언제 출발할 거죠? 서로 시간낭비 맙시다!”북진연이 미소를 지으며 온권승에게 물었다.“지금 자네한테 묻고 있지 않나, 진국공. 갈 거요, 말 거요?”온권승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갑시다.”두 시진 후, 온사는 북진연과 흑기군의 호위를 받으며 다시 진국공 저택으로 돌아왔다.마차에서 내린 그녀는 한때 행복하게 살았다가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 나온 이곳을 바라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손은 왜 그러오?”등 뒤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온사는 그제서야 자신이 손을 떨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왜 그런지는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더 이상 전생의 길을 걷지 않고 있지만 그녀는 뼛속 깊이 이 곳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갑자기 커다란 손이 다가오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따뜻한 온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녀의 손을 녹여주려는 듯이 꽉 잡아주었다.온사는 놀란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북진연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겁내지 마시오.”온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전하….”그녀가 뭐라고 하려는데 온권승이 다가왔다.온사는 저도 모르게 그의 손을 뿌리쳐 버렸다.그러고는 누가 보면 안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성큼 앞으로 한발 나섰다.혼자 남은 북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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