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옥지가 부탁을 수락하자 온모는 어떻게 할지 그에게 계획을 캐물었다.어쨌거나 그녀는 진심으로 온사가 돌아오길 바라는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구슬려도 온옥지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는 않았다.자신의 계획을 온모에게 알려줄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해보였다.그는 온모의 생각을 훤히 꿰뚫어본 것처럼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막내야, 걱정 마. 내가 어떻게든 온사 걔가 네 입지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할게.”뜬금없는 말에 온모는 가슴이 철렁했다.그 순간 그녀는 온옥지가 진작에 자신의 온갖 술수들을 눈치채고 본모습을 들킨 줄 알았다.온옥지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줘고 나서야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해소가 된 듯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온모는 온옥지의 계획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온모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온옥지는 처음부터 자신이 나서서 뭔가를 할 생각은 아니었다.어쨌거나 지금 그는 거동이 몹시 불편한 상황이었기에, 사형제 중에 그와 똑같이 온사를 혐오하는 온자월을 찾았다.“셋째 형님, 돌아오셨어요?”다음 날 아침, 시종에게서 넷째가 자신을 보자고 한다는 소식을 접한 온자월은 곧바로 온옥지의 처소로 향했다.“안색이 왜 이렇게 창백해? 몸이 좋지 않으면 좀 가만히 쉬어.”온자월은 그저 걱정해서 한 말이었지만 예민한 온옥지에게는 이 말이 가족들이 자신을 폐인 취급하는 것처럼 느꼈다.온옥지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기온이 차서 몸살이 온 것 같습니다. 그리 큰 문제는 아닙니다.”이 화제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바로 화제를 돌리고 본론으로 들어갔다.“아침 일찍 형님을 부른 건 형님께 부탁할 일이 있어서예요.”“응? 무슨 부탁? 네가 나한테 뭘 부탁할 때도 다 있네?”온옥지는 그동안 형제들의 도움을 늘 피해왔었기에 온자월은 부탁이라는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큰 형님과 둘째 형님 때문에 그렇습니다.”“형님들이 왜?”온옥지는 어제 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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