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옥지가 말했다.“그런 건 나중에 얘기하죠. 오늘 온 목적을 잊지 마세요.”아버지에게 따지려던 온장온은 그제야 흠칫하며 정신을 차렸다.‘그래, 오늘은 온사의 생일을 축복해 주러 온 거였지.’“아,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는 급할 거 없거든요.”온사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 여러분들끼리 따질 얘기가 있으면 여기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시죠.”그녀는 팔짱 끼고 구경할 생각이었지만, 물론 온모의 입장은 달랐다.지금 말리지 않으면 온장온마저 통제를 벗어날 상황이었다.온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떤 것도 언니의 생일보다 중요하지 않죠. 안 그래요, 큰 오라버니?”온장온은 분위기에 휩쓸려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막내 말이 맞지.”“그래요.”구경거리가 사라지자 온사는 온권승 일행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그럼 이리 주세요.”“뭐라고?”상황 파악이 채 안 된 온장온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선물이요.”온사는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일부러 제 생일을 축하해 준다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니었나요? 설마 빈손으로 오신 건가요?”그제야 말귀를 알아들은 온장온의 얼굴이 이내 수치심으로 물들었다.툭!온자신이 들고 있던 물통을 떨어뜨렸다.큰 형님은 물론이고 그 마저도 선물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두 형제는 당황한 눈으로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미안해, 온사야. 우리가 올 때 너무 급하게 오느라….”“온사야, 화내지 마. 둘째 오라버니가 잘못했어. 이렇게 중요한 걸 까먹고 있었다니. 지금 바로 하산해서 선물 사러 갔다올게!”“그래, 그래! 큰 오라버니도 갔다올게!”“됐습니다.”온사가 담담한 어조로 그들을 불러세웠다.처음부터 선물을 바랐던 게 아니라 가식적인 그들의 모습이 질려서 창피를 줬을 뿐이었다.반면 온자월과 온옥지는 잠깐 흠칫하나 싶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선물 정도는 온사가 굳이 달라고 한다면 나중에 해주면 그만이었다.온권승도 미간을 찌푸렸지만 딱히 미안한 표정은 없었고 선심을 베풀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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