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91 - Bab 100

265 Bab

제91화

온모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소택 오라버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 망나니가! 정말 온사 저년에게 측실의 자리를 주려고? 그냥 미친 건가? 저번에 그렇게 당하고도!’분명 자신만 좋아하고 자신 외에 다른 여자를 들이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욕심에 눈이 멀어 다 가지려고 하고 있다니!“그래, 아들.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온모와 혼인하기로 했으면 온사를 집으로 들여선 안 되는 거야. 내가 허락해도 네 외삼촌께서는 절대 허락 안 하실 거야.”온아려도 다가가서 아들을 말렸다. 그런데 손길이 닿자마자 최소택이 신음을 흘렸다.“잠깐, 아들. 너 다리가 왜 그래? 누가 너 때렸어?”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온아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그쳐 물었지만, 최소택은 짜증스럽게 어머니를 밀칠 뿐이었다.“어머니, 상관하지 마시고 일단 비켜요. 아직 온사랑 얘기 안 끝났단 말이에요.”온사는 길게 심호흡했다.더 이상 이 멍청이와는 그 어떤 대화도 나누기 싫었다.“사부, 이제 그만 가시죠.”너무 혼란스러워져 여기 있고 싶지도 않았다.나가서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포기하고 당장 수월관으로 돌아가고 싶었다.온자신에 최소택까지 병든 인간처럼 보였다.온사가 떠나려고 하자 온자신과 최소택이 동시에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온사야, 가지 마!”“가지 마!”온사는 홧김에 추월을 불러 이 둘을 한바탕 패고 싶은 마음이었다.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고개를 돌린 온자신이 분노한 얼굴로 최소택을 노려보며 말했다.“최소택, 내 동생 귀찮게 하지 마. 이미 파혼한 사이에 왜 이렇게 질척거려?”“나와 온사 사이의 일에 끼어들지 마!”최소택은 온자신의 말은 안중에도 없었다.온모는 당장 달려가서 정신 차리라고 한대 치고 싶었지만 지금 최소택의 눈에는 온사밖에 보이지 않았다.“지금 당장 속세로 복귀하면 다른 건 다 상의할 수 있어. 내가 어머니한테 부탁해서 외삼촌을 설득하고 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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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몸을 숨기고 있던 추월은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당연히 지금 현신할 수는 없었다. 이 상황에 나가면 오히려 주인의 일을 방해하는 셈이 되니 말이다. 온사가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응대하지 않았다.“세자, 보았죠? 저는 추월이라는 자를 정말 모릅니다.”온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막수 사태는 차마 그 모습을 지켜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다.계속 보고 있다가는 웃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최소택은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질렀다.“거짓말하지 마! 내가 그 추월이라는 자에게 맞아서 온몸에 부상을 입었는데! 다리가 부러질 뻔했단 말이다! 그런데 넌 모르는 사람이라고? 차라리 귀신을 속여!”“전신 부상이요? 대체 어딜 다쳤는데요?”온사가 눈썹을 꿈틀하며 되물었다.“세자, 부상을 입으셨습니까?”최소택은 곧바로 말했다.“내 얼굴 좀 봐! 내 몸에 멍자국 좀 보라고! 팔에…”“응…? 흔적이 왜 없지?”그는 팔소매를 걷고 멍자국을 보여주려 했지만 바로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분명 가면을 쓴 자에게 구타를 당해서 삭신이 쑤시고 걸음조차 걷기 힘든데, 아무리 살펴도 멍자국 하나 보이지 않고 깨끗했다.“이럴 수는 없어! 어머니, 한번 봐주세요. 제 몸에 상처 많죠?”“아들, 어디 봐봐. 어디가 아파? 대체 어딜 맞은 거야?”온아려는 다급히 그에게로 다가가서 살폈다.하지만 아무리 옷자락을 들고 살펴봐도 부상은커녕 손자국도 보이지 않았다.온아려는 흔적 하나 보이지 않자 아들에게 물었다.“아들, 그 추월이라는 자가 대체 어딜 때린거야? 아무리 봐도… 흔적 하나 없는데?”사람들이 다 지켜보고 있는 탓에, 온아려가 지금 아들을 도와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그럴 리 없어요! 어머니가 노안이 드셔서 못 본 게 분명해요!”최소택은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온모야, 네가 한번 봐봐. 난 지금도 온몸이 쑤시고 아프단 말이다!”그는 다급한 마음에 온모의 앞에서 옷섶을 풀려 했다.“악!”온모는 화들짝 놀라며 두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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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말을 마친 후에야 최소택은 자신이 너무 과했다는 것을 직감했다.그는 혹시나 온사가 상처를 입진 않았을까,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하지만 온사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할 뿐이었다.“충용 후작가는 아주 발칙하군!”막수 사태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온자신도 분노에 이를 갈았다.온모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온사와 최소택을 번갈아 보았다.‘멍청이가 그래도 누굴 선택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아네.’온자월이 싸늘한 얼굴로 비웃듯 말했다.“이렇게나 사람의 미움을 사는 것도 다 자업자득이지.”“셋째야, 닥쳐.”온자신이 눈을 부릅뜨며 경고했다.하지만 온자월은 그러거나 말거나 오히려 반박하듯 말했다.“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가문에서 제명당하고 성씨를 박탈당하고 파혼을 당하고 수모까지 당하는 게 다… 쟤가 전에 한 짓이 많아서 그런 거잖아?”“닥치라고 했다!”온자신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며 온자월의 입을 틀어막았다.하지만 온자월은 그저 입만 다물었을 뿐,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듯이 고개를 홱 돌렸다.“그래서 욕은 다 하셨습니까?”이때 온사가 입을 열었다. 아무 감정이 담기지 않은 담담한 말투였다.마치 최소택과 온자월의 말에 전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했다.그러고는 싸늘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만했으면 이제 사부와 같이 돌아가 봐도 되겠지요?”“온사야….”“잠깐, 방금은 내가….”온자신과 최소택이 동시에 입을 열더니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하지만 온사는 더 이상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그는 온자월을 힐끗 바라보고는 담담히 말했다.“셋째 공자께서 진국공께 말을 전해주세요. 제 성씨를 박탈하려면 전에 란씨 가문에서 받은 모든 걸 토해내라고요. 그때가 되면 저는 자연스럽게 온씨 가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될 겁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을 향해 걸었다.온자신과 최소택이 앞을 가로막으려 했지만 막수가 장풍으로 그들을 밀쳤다.“아미타불, 아직도 더 할 얘기가 남았다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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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온사는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온자신을 보고는 눈빛이 잠깐 흔들렸으나 이내 시선을 돌렸다.다른 사람들은 경악한 얼굴로 온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온자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다.“형님?”“셋째야, 아버지께서 전하라고 하신 말씀 기억하니?”온자신은 한쪽 무릎을 꿇고 단정한 자세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넌 방금 온사에게 온씨 가문의 명의로 일을 행하지 말라고, 다시는 온씨 성을 쓰지 말라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니. 성녀께서 우리의 앞에 서 계시는데 이제 신분을 확실해야 할 사람은 우리 아니겠어?”온자신의 말에 온자월과 온모를 포함해 아무도 반박의 말을 하지 못했다.온자월은 잠시 침묵한 후에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온자월, 성녀를 뵙습니다.”온자신의 표정과는 다르게 온자월은 그 말을 하는 순간에 눈동자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었다.“뭐지? 세 사람이 성녀의 신분에 대해 불만이 있나?”북진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강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 셋을 노려보았다.세 사람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부인.”충용 후작은 온아려를 노려보았다.그러자 온아려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난 온사의 고모인데, 내가 대체 왜 저 계집애한테 무릎을 꿇어야 하지?’안타깝게도 온아려는 충용 후작에게 반박할 수 없으니 억지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굽힐 수밖에 없었다.“소인 성녀 전하를 뵈옵니다.”마지막 남은 사람은 온모와 최소택이었는데, 평소에 가장 사려 깊던 온모가 미동도 하지 않자 온자신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막내야, 고집 피우지 마.”그들이 한때 온사에게 수도 없이 했던 말이 처음으로 온모에게 향했다.온모는 그 순간 사무치는 굴욕감을 느꼈고, 후회도 됐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온사가 집을 뛰쳐나가려 할 때 어떻게든 막았을 것이다.하지만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자 온모는 하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소녀 온모, 성녀를 뵙습니다.”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피식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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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성녀 전하, 소신이 평소에 애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철이 없게 굴었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십시오. 소신이 잘 가르쳐서 더 이상 성녀께 폐를 끼치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충용 후작의 말투에는 진지함과 자책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의 처자식이 온사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충용 후작이 먼저 성의를 보여줬으니 온사는 아무리 최소택이 혐오스러워도 더 뭐라고 화를 낼 수가 없었다.예전에 충용 후작가에서 그녀에게 가장 잘해줬던 사람이 겉보기엔 인정머리 없게 보여도 사실은 인정도 많고 자상한 후작 어르신이기 때문이다.“후작 나리, 이만 일어나시지요. 타인의 잘못은 나리와 무관합니다. 저는 한 번도 나리를 원망한 적 없으니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세자에 관해서는….”온사는 아직도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소택을 바라보고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저는 세자와 소통이 불가하니 후작께서 대신 전해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측실의 자리를 준다며 저를 욕보이지 말라고요. 다음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시선을 돌려 온자월의 등 뒤에 숨어 있는 온모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몰래 뒤에서 비열한 수작이나 부리며 저에 대해 날조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도 포함입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막수 사태와 함께 충용 후작가를 떠났다.저택을 나온 후에야 막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와 노부인 사이는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온사는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해요, 사부님. 다 저 때문에….”“사과하지 말렴.”막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건 스승인 나의 선택이다.”“막수 사태.”두 사람을 따라 나온 북진연은 부하를 시켜 마차를 끌고 오게 했다.“마차는 이미 준비되었는데, 수월관으로 돌아가시려는 겁니까? 아니면 한바퀴 돌고 갈까요?”“귀찮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는 걸어서 가면 됩니다.”막수는 거절하려 했지만 북진연의 태도는 단호했다.“귀찮을 거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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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그러니까요. 왕야, 얼른 성녀 전하의 마차에 타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친해지셔야죠.”두 사람에게 끌려 말에서 내려온 북진연은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무우가 스승인 막수 사태와 함께 탔는데 내가 뭐 하러 끼어들어?”고요는 속으로 ‘아차’를 외쳤다. 그 일을 까먹고 말았다니.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에 마차 두 대 준비해서 막수 사태 혼자 마차에 태우고 다른 마차에 왕야와 성녀 단둘이 태웠을 것이다.하지만 그것은 고요만의 엉큼한 생각이었다.마차 한 대를 더 준비했어도 온사는 북진연과 한 마차에 타지 않을 것이다.왜냐면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없다고 우기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그러니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적어도 온사는 이렇게 생각했다.다시 말에 올라탄 북진연은 흑기군을 이끌고는 온사와 막수 사태를 바래다주려고 길을 떠났다.가는 길에 온사는 창가에 엎드려 떠들썩한 저잣거리를 구경했다.이미 북진연에게 많은 폐를 끼쳤기에 방금 나가서 저잣거리를 구경하고 싶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곁에 앉아 있던 막수 사태가 그런 그녀의 속내를 알아차린 듯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그러면서 언제면 또다시 아끼는 제자와 하산하여 구경시켜주면 될까 생각하고 있었다.그때면 병을 보러 가지 않고 제자의 곁에 붙어 있어도, 눈치 없는 누군가가 찾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막수 사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앞에서 말을 타고 길을 안내하는 왕야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아까 마차가 경성에서 가장 번화한 저잣거리를 지날 때 북진연이 고개를 뒤로 돌리다가 마차 창가에 엎드려 흥미진진하게 밖을 구경하는 작은 얼굴을 보았다.그녀는 저잣거리를 지난 후에도 두 번이나 뒤를 힐끔거리더니 아쉬운 듯 시선을 거두었다.바로 그때 앞에 있는 북진연과 시선이 마주쳤다.“…”온사는 부끄러운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져서 마차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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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시끄러. 귀신이 어디 있어?!”최소택은 얼굴과 목을 긁으면서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었다.그러면서 짜증 섞인 말로 계속 하녀를 꾸짖었다. “아니에요, 세자. 그런데 얼굴이… 대체 어쩌다 그리 되셨어요?!”다행히 하녀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귀신이 아니라 세자임을 알아챘지만, 겁에 질린 표정은 사라지지 않고 경악을 금지 못했다.“내 얼굴이 어떤데?”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최소택이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러자 하녀가 구리거울을 들고 그의 앞에 다가갔다.최소택은 구리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핏자국투성인 걸 확인하고서야 아연실색하고 말았다.“이게 어찌 된 거지? 내 얼굴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본래 윤택이 흐르는 피부에 잘생긴 얼굴인데 지금은 핏자국이 가득하고 붓기까지 해서 살이 찐 돼지머리 같았다.심각한 것은 얼굴뿐만 아니라 목, 손, 다리, 심지어 온몸이 얼굴과 똑같은 상태였다.자세히 들여다보니 핏자국이 제일 많은 곳은 그가 제일 세게 긁었던 부위였다.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최소택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뭐 하는 것이냐? 어서 의원을 불러오거라!”그가 당황하며 하녀에게 지시했다.그렇게 반 시진 후, 꿀잠을 자던 의원은 대문을 두드리는 요란한 소리에 잠을 깨고 부랴부랴 충용후부에 달려왔다.최소택의 상황을 살피던 의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세자께서 아마도 중독되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그게 무슨 독이냐?”최소택이 다급하게 물었다.“심각한 건가? 지금 해독할 수 있어?”그러자 의원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무능력함을 솔직하게 말했다.“해독을 하려면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 알아야 알맞은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한데 소인은 독에 일가견이 없어서 잠시 증상을 완화시키는 탕약만 처방드릴 수 있습니다. 해독하시려면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최소택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의원들을 불러 진찰을 받았다.서너 명이 되는 의원에게 증상을 보였지만 결국 어느 한 명도 해독할 줄 몰랐다.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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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이 옥여설화고는 궁중의 어용물로, 작은 병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천금이어서 일반 관리와 백성들은 사용할 수도 없었고 마마들이 하사해야 관리 가족과 신하들이 사용할 자격이 있었다.온아려는 그녀의 큰 오라버니 덕분에 혜택을 받은 것이었다. 게다가 남편이 실권을 쥔 충용후였기에 태후마마께서 가끔 그녀를 궁으로 불러들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니 옥여설화고 같은 하사품도 당연히 적지 않았다.이 세 병은 지난번에 그녀가 궁에 들어왔을 때 태후마마께서 그녀에게 상으로 주신 물건이었다.다만 그녀도 쓰기 아까워서 세 병을 모두 창고에 넣어두었던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건 오전에 입고된 옥여설화고가 오후에 아들에 의해 진국공 저택으로 보내져 온모의 화장대에 나타났다는 것이었다.최소택은 어머니가 얼마나 옥여설화고를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도 어쩔 수 없었다.최소택은 그날 진국공 저택에서 말을 잘못해서 사촌 여동생이 화를 냈는데 아무리 달래도 화를 풀지 못했다.마침 그의 어머니가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이 옥여설화고라는 말을 듣고난 후, 한 병을 가져가서 시험해보려고 했던 것 뿐인데, 정말 쓸모가 있을 줄은 몰랐다.옥여설화고는 온모를 기쁘게 했다. 그리고 온모의 몇 마디 말에 정신을 잃고 나머지 두 병도 모두 줬다.나중에 최소택이 옥여설화고가 얼마나 소중한 물건인지 알게 되었을 땐 후회해도 소용이 없어 몰래 어머니를 속일 수밖에 없었다.“너도 참. 낭비는 무슨, 네 얼굴에 가득한 핏자국을 보니 내 마음이 아프구나.”온아려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마음이 아파서 말했다. “괜찮다. 태후마마께서 많이 하사하셨으니 난 남은 한 병만 사용해도 괜찮다.” 하지만 한 병도 남지 않았다. 최소택은 사실을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가 평소에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막상 화를 내면 아버지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아직 방법을 생각해 내기도 전에 온아려는 이미 하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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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옥여설화고를 훔친 도둑이 바로 온사라고 짐작한 온아려는 화가 나서 욕설을 퍼풋기 시작했다.“폐하에게‘복명성녀’로 봉함 받고 기어코 암자에 들어가서 비구니가 되어 수행과 기복을 배운다더니 도둑질하는 법만 배웠구만.”“큰 오라버니 말이 맞았어. 가문을 창피하게 하는 자는 온 성을 박탈해 앞으로 온 씨 가문의 이름을 걸고 온 진국공 저택에 먹칠하는 행동을 할 수 없게 해야 하는 거라고.”“어머니, 온사가 아니라….”최소택은 온아려가 바로 온사를 의심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어렵게 입을 열어 온사를 위해 해명하려고 했지만, 그는 겨우 몇 마디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온사를 위해 해명하면 내가 옥여설화고 세 병을 모두 온모 동생에게 줬다는 걸 승인해야 하는 거잖아? 그랬다가 어머니가 온사를 욕하듯이 온모를 욕하면 어떡해? 심지어 어머니가 온모 동생에게 앙심을 품고 앞으로 내가 온모와 결혼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몰라.”거기까지 생각한 최소택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안돼. 절대로 어머니에게 옥여설화고 세 병을 모두 온모 동생에게 줬다는 것을 말해서는 안 돼. 온모 동생은 순수하고 착하니까, 어머니께서 오해하시게 해서는 안 돼.’게다가 그는 온모 동생을 힘들게 하기 싫어, 온사가 잠깐 억울함을 당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원래 온사를 좋아하지 않으니 온사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녀에게 보상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그렇게 생각하자 최소택의 마음은 편해졌다.“아들, 너도 더 이상 그 천한 년을 위해 좋은 말을 할 생각하지 말거라. 예전이라면 나도 네 말대로 들어줄 수 있지만 지금은 너의 평생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니 가문에게 먹 칠하고 가풍을 파괴할 수 있는 여자는 절대로 우리 충용후부로 들여서는 안 된다.”온아려는 아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게다가 지금은 네 아버지도 이 일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온모와 온사 두 사람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데 온사 그 천한 년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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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진국공 저택의 적녀인 온사도 당연히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진국공 저택에 딸이 하나밖에 남지 않아, 그때의 온권승은 매번 물건을 하사 받을 때마다 직접 그녀에게 주었었다. 그런데 나중에 온모가 온 씨 가문으로 오게 되었을 때, 그녀가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에 원래 그녀의 방으로 보내졌던 옥여설화고의 수량이 줄어들더니 결국 나중에는 하나도 받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던 온사는 바로 온권승을 찾아가서는, 그에게 왜 옥여설화고를 모두 온모에게 주고 자기는 한 병도 주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때 아버지께서 어떻게 대답하셨던가? 그래, 아버지께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었지. 온모는 동생인 데다 밖에서 고생을 많이 했으니 언니인 내가 양보하라고.’ 언니라는 명분 때문에 온사는 늘 마음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양보를 해야 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순진하게 그깟 옥여설화고, 온모가 원하니 그녀에게 양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야 온사는 온모가 원하는 것이 옥여설화고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옥여설화고는 왜 모두 큰 병에 담긴 것입니까?” 온사가 조심스럽게 병을 들고 물었다. 그리고 나무 마개를 열고 병에서 오랜만에 나는 향기를 맡으며 얼굴에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온사는 이 옥여설화고가 가짜일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북진연의 신분으로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으니 가짜로 거짓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궁중 제약각에서 막 완성된 것인데 그들의 병이 너무 작아서 내가 사람들에게 큰 병을 가져와서 담으라고 한 것입니다.” 북진연이 그녀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한 후에 물었다. “왜요? 혹시 작은 병을 좋아합니까?” “아니에요. 병이 바뀌어서 못 알아봤던 것뿐이에요.”온사는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예전에 내가 쓰던 옥여설화고는 모두 궁안의 색유리병에 담겨 있었는데 작고 정교했지. 하지만 북진연이 보내온 건 일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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