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사는 주저없이 뒤돌아서 막수를 끌고 뒷문으로 향했다.이때, 떠나려는 그녀를 본 온자신이 마차가 서기도 전에 뛰어내려서 막았다.“둘째 도련님, 부상을 조심하셔야죠!”하지만 온자신은 그러거나 말거나 다급히 온사에게 달려가서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온사야, 가지 마!”“이거 놓으세요!”온사는 고개를 돌려 분노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그래, 그래. 놓을게. 네가 안 간다고 약속만 하면 오라비가 다신 건들지 않을게.”온사의 분노한 시선을 마주한 온자신은 다급히 손을 내렸다.“날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온사가 싸늘하게 말했다.“저는 수월관 여승이지, 공자께서 말하는 온사가 아닙니다.”온자신은 목구멍이 꽉 막히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온사야, 그렇게 말하지 마….’“형님!”온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뒤에 두 사람이 나타났다.바로 온모와 온자월이었다!“형님, 아버지께서 했던 말씀 절대 잊지 마.”온자월은 들어오자마자 온사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온자신은 굳은 표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 온자월에게 말했다.“셋째야! 쟤 온사야, 우리의 여동생이라고! 친동생한데 꼭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야겠어?”“이제는 아니지.”온자신에 비해 온자월의 태도는 매우 냉담했다.“지금 저 사람은 수월관 여승이지, 국공부의 온사가 아니야. 그러니 우리의 동생도 아니지.”“셋째 오라버니, 그런 말하지 마세요. 언니가 들으면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온모는 정말 걱정하는 척, 온사를 바라봤다.온자월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상심? 그건 자업자득이라고 해.”순간 온사는 가슴이 찔린 것처럼 통증이 느껴졌다.하지만 표정으로는 아무런 동요 없이 시선을 내릴 뿐이었다.그랬다.그녀가 원하는 게 이런 거였다. 그러니 절대 후회는 없을 것이다. 국공부에는 그녀가 미련을 둘만한 것이 이제 없다.“셋째야!”온자신은 온자월의 멱살을 잡고 분노해서 말했다.“그런 말은 나중에 하면 되잖아? 굳이 사람들 앞에서 온사한테 그런 말을 해야겠어?”충용 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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