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บทที่ 31 - บทที่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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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시력을 잃은 건 너 때문이야!

“최적의 시기에 수술하지 않아서 지금은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수술 성공률이 현저히 낮아서 추천하지 않습니다.”“괜찮아요. 저도 치료받을 생각 없으니까요.”민여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을 더듬으며 나갔다.박진성은 그녀를 따라가려다 약을 챙기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다시 돌아가 약을 챙긴 후 병실을 나섰다. 하지만 이미 민여진은 벽을 더듬으며 복도 끝으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그는 걸음을 재촉해 그녀를 따라잡고 거칠게 손목을 움켜쥐었다.“뭐 하는 거야? 검진도 안 끝났는데 나가버리면 어떡해! 앞이라도 보였으면 따라잡을 새도 없이 멀리 도망갔겠네?”민여진은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더니 벽을 짚고 서서 숨을 헐떡였다.“숨 막혀서 바람 쐬러 나왔어.”“그래?”박진성은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굳어 있는 얼굴과 거부감이 묻어나듯 방어적인 자세는 단순히 숨이 막혀서가 아니라 따라 나온 그를 피하려는 게 분명해 보였다.그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하기 직전이었다.‘민여진! 갑자기 또 왜 이러는 거야!’“민여진, 네가 지금 이 꼴이 됐다고 해서 모두가 네 뜻대로 해줄 것 같아? 나랑 돌아가자. 수술이 어렵다면 다른 치료 방법이 있을 거야.”박진성이 다시 그녀의 손목을 잡고 병원장실로 끌고 가려던 순간, 민여진은 세게 저항하며 그의 얼굴을 할퀴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그의 뺨에 선명한 상처를 남겼다.순간 화가 폭발한 박진성은 그녀를 벽에 밀쳤다.“대체 뭐 하자는 거야!”민여진의 눈가가 촉촉해지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었던 말이야! 나한테 대체 뭘 원하는 거야? 예전처럼 네가 부르면 오고 내치면 가는 개처럼 다루려던 거 아니었어? 갑자기 동정심이라도 생긴 거야? 그래서 이 난리를 치는 거냐고! 눈? 절대 안 고쳐. 고칠 생각도 전혀 없어!”박진성은 순간, 호의를 베풀었더니 오히려 욕을 먹는 처지가 된 기분이었다.‘예전에는 아무리 밀어내도 자존심도 없이 뻔뻔하게 들러붙더니, 이제는 내가 눈을 치료해 주겠다는 호의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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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누가 감히 너한테 그런 배짱을 줬지?

“내가 눈먼 장인이 돼버린 건 전부 네 덕분이라고! 박진성,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든 거라고!”민여진은 실성한 듯 크게 웃고 나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내 눈을 치료해 준다며 쇼를 해? 내가 잃어버린 1년의 세월은 어떻게 보상할 거야? 미안하지만, 이제 매 먼저 때리고 달래는 수법은 안 먹혀.”“무슨 헛소리야?”박진성은 핸들을 꽉 쥐고 그녀를 노려봤다.“나 때문에 실명이라도 했다는 거야? 민여진, 내가 조금 잘해줬다고 착각하는 거야? 네가 실명한 걸 내 탓으로 몰고 가려는 거야? 누가 감히 너한테 그런 배짱을 줬지?”“내가 뒤집어씌우는 거라고?”민여진은 차갑게 굳게 입을 다문 채 그의 말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말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박진성이 잘못을 인정할 리가 없잖아. 잘못을 시인하기보단 분노로 되갚아 줄 사람인데...’그녀는 눈을 감으며 고개를 떨궜다.‘난 대체 얼마나 멍청했으면... 박진성 같은 인간이 조금이라도 후회하기를 기대했던 걸까... 박진성이 원하는 건 아무리 괴롭혀도 그의 발밑으로 돌아와 살살 꼬리 흔드는 짐승이 되어주는 것에 불과할 텐데.’“대답해! 민여진! 멍청한 척하지 말고 대답하라고!”박진성의 목소리에 분노가 깃들며 톤이 높아졌다.민여진은 얼굴을 돌리며 나지막이 대답했다.“뭐라고 대답하길 바라?”“당연히 증거지! 네가 나 때문에 실명했다고 주장하려면 증거를 내놔야지 않겠어?”“그런 거 없어.”그녀는 박진성의 말을 듣고 나서 너무나 가소롭다는 생각에 웃음이 터질 뻔했다.“차라리 내가 미친년이라서 네게 누명을 씌웠다고 생각해.”그녀는 고개를 창 쪽으로 돌리고 입을 꾹 닫았다.박진성은 애써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불안이 스며들었다.‘설마... 정말 감옥에서 실명한 거야? 내가 모르는 일이 있었던 건가? 그동안 민여진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그 일을 계기로 이렇게 달라진 거고?’그 생각은 박진성의 가슴 속에서 불씨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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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문채연이 춤을 출 수 없게 되다

문채연의 말이 끝날 때쯤, 민여진의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박진성이 얼마나 잔혹한 사람인지, 그리고 박진성으로 인해 1년 내내 고통에 몸부림쳤던 그 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치가 떨렸지만 민여진은 차분히 눈을 뜨고 초점 없는 시선을 허공에 떨군 채 차갑게 비웃었다.“만약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진작 나를 다시 감옥으로 보냈을 테고, 이렇게 유치한 말싸움으로 상대할 필요도 없었겠지. 오히려 박진성이 날 죄인으로 내몰고 난 후로 채연 씨도 편한 날이 없었을 것 같은데?”문채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냐하면 민여진의 말이 팩트였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민여진만 감옥으로 보내고 나면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았다. 박진성과 자연스럽게 결혼하고 아이도 가질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박진성은 오히려 그녀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분명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문채연이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이고 도망쳤던 것을 원망하며 그 일로 인해 민여진을 감옥에 보내야만 했던 상황에 힘들어했었다.문채연의 눈에는 원망과 혐오가 서렸다. 그때 그녀가 화재 사건을 들먹이며 동정을 구하고 감옥 생활을 견딜 수 없다며 울고불고하지 않았더라면, 정작 감옥에 갔을 사람은 아마 그녀였을 것이다.“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기껏해야 얼굴에 칼을 대고 성형 수술 좀 하고 고생하는 정도지.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는 네 얼굴을 싹 갈아엎으면 그만이야. 하지만 넌 다르잖아?”문채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네 아이는 애석하게도 비참하게 죽었지?”그 순간 민여진의 온몸이 굳었다.하지만 문채연은 멈출 생각이 없다는 듯, 새로 한 네일을 매만지며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뒤처리까지 하고 보내온 사진을 보고 나니 그 작은 핏덩이가 너무 불쌍하더라고. 이미 사람의 형태까지 잡혔는데, 결국엔 썩어 문드러진 고깃덩이가 되어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고 들개들의 먹잇감이 됐다니...”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더 잔인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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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죄를 씌우고 싶다면 이유야 얼마든지 만들겠지

“지금 뭐라고 했어?”박진성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민여진을 내려다봤다.‘다른 사람의 다리를 망쳐 놓고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그는 서늘한 표정으로 그녀의 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민여진,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독할 수가 있어? 눈이 멀었으면 마음이라도 착해야 하는 거 아니야? 채연이는 분명히 널 도와주려 했어. 그런데 넌 그 손을 밀어버린 것도 모자라 반성은커녕 죄책감조차 없어? 대체 왜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게 채연이었을까? 차라리 너였어야 했어!”민여진은 비웃음을 삼키며 중얼거렸다.“그러게. 조금만 늦게 왔으면 나였을 텐데.”박진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혐오에 찬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넌 정말 구제 불능이야.”그는 그녀를 거칠게 침대에서 끌어내 바닥으로 내팽개쳤다.“다른 사람의 다리를 망쳐 놓고도 이렇게 태연하게 잘 수 있었다고? 넌 정말 역겹다. 당장 현관으로 가서 무릎 꿇어. 네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그 상태로 있어!”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민여진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몸을 웅크렸다. 통증이 가라앉자, 그녀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일어섰다.“안 해. 난 잘못한 게 없어. 그러니 무릎 꿇을 이유도 없어.”“잘못이 없다고?”박진성은 화가 치밀어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채연이 다리를 망쳤어! 치료한다고 해도 이제 다시는 춤을 출 수 없을 거야. 그런데도 네가 잘못이 없다는 거야?”“춤을 출 수 없을 거라고?”민여진은 차갑게 비웃었다.“정말 몰랐네. 채연 씨가 춤을 그렇게 좋아했대? 무슨 유명한 무용가라도 돼? 다리를 다쳤다고 인생이 끝날 만큼 대단한 사람이었나?”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계에 다다른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럼 나는? 내 다리를 채연 씨한테 준다고 치자. 그럼 내 얼굴, 내 눈, 내 아이를 돌려줄 수 있어?”박진성은 잠시 말을 잃었지만 걷잡을 수 없는 분노는 이미 그의 가슴속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정말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그는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채 계단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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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데려가 줘

“민여진! 민여진!”순간 박진성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그는 들고 있던 우산을 거칠게 내던지고 진흙탕에 쓰러진 민여진을 들어올렸다.그녀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이미 흙과 빗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박진성은 곧장 그녀를 방으로 데려갔다.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몸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어버렸고 유일하게 따뜻한 것은 고열로 달아오른 얼굴뿐이었다.박진성은 이를 악물었다.“민여진, 정신 차려! 무슨 일이 생길 리 없어. 절대로 그렇게 두지 않을 거야.”만약 양경호가 이 장면을 봤다면 틀림없이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박진성의 목소리에는 전에 없던 불안이 묻어 있었다.“기절한다고 끝날 것 같아? 그렇게 해서 책임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절대 안 돼. 민여진, 넌 살아서도 내 사람이고, 죽어서도 우리 집안 무덤에 묻힐 사람이야. 내 손에서 벗어날 생각 하지 마.”그는 그녀를 이불로 단단히 감싸고 난방 온도를 최대로 올린 후, 즉시 의사를 불렀다.잠시 뒤, 의사가 도착해 민여진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젖은 옷을 계속 입히고 계셨다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옷을 갈아입혀야 합니다.”의사가 이불을 걷으려 하자 박진성이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살기 어린 검은 눈동자로 의사를 꿰뚫어 버릴 듯 쳐다보며 말했다.“제가 할게요.”의사는 움찔하며 말을 삼켰다.“아... 그러시죠. 그럼 저는 잠시 나가 있겠습니다.”의사는 그 눈빛에 기가 눌려 물러났다.‘그저 맥을 짚으려 했을 뿐인데... 상처투성이에 망가진 얼굴, 가까이서 보면 그리 아름답지도 않은데... 왜 박 대표님은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양 저 여자를 감싸는 거지? 누가 손끝이라도 댔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말이야...’의사가 고개를 저으며 방을 나가고 문을 닫고 나서야 박진성은 남겨진 담배를 비벼 끄더니 이불을 걷어냈다.젖은 옷이 그녀의 몸에 밀착되어 있었고 고열로 인해 붉어진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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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채연이한테 사과해

다행히 부엌의 배치는 변하지 않았다. 민여진은 잽싸게 물 한 잔을 따라 두어 모금 마셨다. 그리고 곧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박진성이 돌아왔네...’민여진은 잔뜩 긴장한 채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곧이어 차가운 시선이 스치듯 훑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옷을 갈아입었음에도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훅 밀려왔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옷자락을 꽉 쥐었다.그때 박진성이 먼저 한 마디를 던졌다.“깨어났어?”그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묻어나지 않았다. 민여진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인 뒤, 컵에 남은 마지막 한 모금을 마셨다.박진성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바로 눈앞에서 멈춰 섰다.그가 바로 앞에서 멈춰 서자, 그녀의 몸은 잠시 굳어졌다. 그리고 이마에 그의 차가운 손가락이 닿는 것을 느끼자,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박진성은 그저 이마에 손을 대어 체온을 확인했을 뿐이었다.이는 예상 밖의 행동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말 한마디가 그녀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했다.“보아하니 죽진 않겠네. 그럼 이따 나랑 병원에 가서 채연이한테 사과해.”박진성은 역시나 이 일을 잊지 않았다.그녀가 막 열이 내리자마자, 그는 서둘러 문채연의 억울함을 풀어주려 했다.민여진은 손끝에 힘을 주며 옷자락을 꽉 쥐었다.“난...”민여진은 창백해진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그녀의 아이를 죽게 만든 원수에게 사과하라니, 그럴 수는 없었다.“사과하지 않을 거야!”박진성의 검은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짜증이 묻어 있었다.“민여진, 내 한계를 시험하지 마. 네가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거부하는 거지? 채연이가 밤새 얼마나 아파했는지 알기나 해? 이제 겨우 잠들었어!”그의 말에 민여진의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어쩐지 몸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나더라니. 밤새 문채연 곁에 있었던 거였어. 나는 비 내리는 창밖에 무릎 꿇려놓고, 곧장 네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달려갔다는 거네.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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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무릎꿇고 용서를 빌다

어딘가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마치 박진성이 손을 들어 세게 뺨을 후려친 듯한 충격이 밀려와 온몸이 불타오르듯 뜨거웠다.그는 그녀를 괴롭히는 데 있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나한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라고? 그것도 병원 복도에서, 사람들 앞에서, 문채연에게? 박진성의 눈에 나는 사람조차 아닌 걸까? 나를 자존심 따윈 아예 없는 존재로 여기는 걸까?’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눈가가 축축해졌지만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이미 울 만큼 울었으니까.“그렇게 할게...”오래전부터 결심한 듯,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고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들 만큼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현수 씨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문채연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게.”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곧이어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이 바닥에 나뒹구는 소리가 들렸다.박진성이 테이블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그녀는 직접 보지 않아도 소리만으로도 그의 분노가 얼마나 거센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민여진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네가 원하는 대로 했는데도 왜 여전히 분노하는 거야!’민여진은 박진성이 대체 왜 자신을 별장까지 끌고 와서 이런 모욕을 주는지, 심지어 주위에 여자도 많을 텐데 왜 꼭 자신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문채연이 깨어났고 여전히 고통 속에서 울고 있다는 내용이었다.전화를 끊은 박진성은 싸늘한 눈빛으로 민여진을 한 번 더 노려보았다.“들었어? 채연이가 이 고통을 겪는 건 다 너 때문이야.”민여진은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을 느꼈다.‘그럼 내가 감옥에서 겪은 고통은... 그건 누구 탓이었는데?’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진성은 그녀의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손목을 거칠게 잡아채더니 차에 태웠다.차는 빠르게 병원으로 향했다. 복도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문채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마치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었다.박진성은 문을 열자마자 급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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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민여진에게 마음이 남은 것일까?

문채연은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마치 민여진과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듯했다. 그러나 그녀가 내뱉은 그 한마디는 때문에 민여진을 병실 문 밖에서 무릎 꿇게 했다.간병인은 추호의 연민도 없이 병실 문을 닫아버렸고, 민여진이 그렇게 복도에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어젯밤 진흙탕 속에서 밤새도록 꿇어 있던 탓에 무릎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로 피가 스며들며 쓰라린 고통이 퍼졌다.통증이 밀려오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이마에는 차가운 땀이 맺혔다.그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채연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성 씨, 나 목말라요. 물 좀 떠다 주세요.”병실 안에서는 달콤하고 나른한 분위기가 새어 나올 때, 병실 밖에서 무릎 꿇고 있던 민여진의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고 허공을 헤맸다. 이내 통증이 극에 달하자 몸이 굳어가며 정신이 아득해지기까지 했다.그녀가 복도에 무릎을 꿇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시선을 던졌다. 대부분 사정을 몰랐고, 일부는 제멋대로 상황을 추측하며 비웃기 시작했다.“저렇게 무릎 꿇고 있는 거 보면 무슨 잘못을 했나 보네. 병실 안에 있는 여자가 다리를 다쳤다던데, 혹시 저 여자가 일부러 밀어버린 거 아니야?”“역시 여자들이란... 무서워 정말! 생긴 것도 흉한데 하는 짓까지 고약하네.”“저렇게 가만히 놔둘 게 아니라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얼마나 악랄하면 그런 짓을 저질렀겠어?”짧은 시간 만에 민여진은 질투심에 사로잡힌 악녀로 몰려버렸다.한편, 병실 안.문채연이 케이크 한 조각을 먹고 나서 박진성에게 애교를 부렸다.“진성 씨, 사과 먹고 싶어요. 하나 깎아 줄래요?”박진성은 힐끔 창밖을 쳐다보았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이 신경 쓰였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다리는 괜찮아?”문채연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당연히 아프죠. 그래도 참는 거예요.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식으로 물으세요?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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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큰사모님과의 재회

박진성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쏘아붙였다.“민여진, 이게 잘못했다는 태도야?”온몸이 떨릴 정도로 힘이 빠진 민여진은 더 이상 태도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한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숨을 고를 정도였던 그녀는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떼며 물었다.“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데?”박진성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문채연이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섰다.“진성 씨, 됐어요. 여진 씨도 이 정도면 충분히 고생했잖아요. 이제 그만 보내줘요.”그녀는 목소리를 한결 낮추며 덧붙였다.“그리고 진성 씨, 오늘 하루만 저랑 같이 있어 줄 수 있나요? 밤에도 가지 말고요. 병원 침대가 생각보다 넉넉하더라고요. 둘이 누워도 충분해요.”마지막 말은 살짝 작아지며 수줍은 듯한 기색이 스쳤다. 그 말이 귀에 닿자, 민여진은 순간적으로 통증조차 희미해지는 기분이었다.박진성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 했으나,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민여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그녀의 작은 표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응시했다.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2년 넘게 함께한 세월과 그들의 사랑이 그렇게 쉽게 끝났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알겠어.”박진성은 갑자기 문채연의 부탁에 응하며 입꼬리를 비틀었다.“어차피 그 별장엔 가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그리고 네 몸 상태도 아직 안 좋은데, 당연히 남아서 같이 있어 줘야지. 물론 한 침대에서.”그는 ‘한 침대에서’라는 말을 일부러 강조하며 민여진의 반응을 살폈다. 그러나 그녀는 미간 하나 찌푸리지 않은 채 조용히 돌아서서 복도를 따라 걸어 나갔다. 더 이상 그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였다.그 모습에 박진성의 가슴속 분노가 터질 듯이 차올라 그녀를 따라 나가려 했다.“진성 씨! 오늘 저랑 같이 있기로 했잖아요!”문채연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를 붙잡으려 했고 얼굴은 순식간에 불안으로 물들었다.박진성은 주먹을 꽉 쥐고 한참을 참았다. 결국 그는 휴대폰을 꺼내 양경호에게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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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신경을 꺼버린 민여진

“큰사모님 같은 시어머님은 정말 보기 드문 것 같습니다.”양경호의 말에 이정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무심코 그의 옆에 서 있는 민여진을 보며 물었다.“이분은 누구시지?”민여진은 그 말을 듣고 급히 고개를 숙였고 머릿속으로 혼란스러웠다.‘설마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이정화를 마주칠 줄이야. 그것도 이렇게 갑작스럽게...’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그녀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고 이정화는 지금의 그녀를 알아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채연 씨의 친구분입니다. 앞을 볼 수가 없으셔서 대표님께서 댁으로 모셔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앞을 볼 수가 없다고?”이정화는 안타까운 듯한 목소리로 되물으며, 이상하게도 민여진이 어딘가 낯설지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무심결에 손을 뻗어 민여진의 차가운 손끝을 잡았다.“어머, 손이 이렇게 차가워요? 이제 가을인데 얇게 입고 다니면 감기 들어요.”그녀는 곧 입고 있던 숄 머플러를 벗어 민여진의 어깨 위에 가볍게 덮어주었다.“오래 입어서 낡았을지 몰라도 따뜻해요. 일단 걸치고 있어요. 저는 볼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이정화는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손을 놓더니 병실 쪽으로 걸어갔다.민여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윽고 이정화가 사라진 뒤, 양경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여진 씨, 이제 출발합시다.”“네...”나지막하게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민여진이 고개를 들자, 얼굴은 이미 눈물로 범벅 졌고 엉망이 돼버린 얼굴도 그대로 드러났다.상처를 소독할 때도 울지 않았고 다리가 떨릴 정도로 무릎이 아팠을 때도 참고 버텼던 그녀가 결국 이정화의 따뜻한 한마디에 무너져 내린 모습에 양경호의 가슴이 순간 아릿하게 찔려왔다.그녀의 떨리는 입술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죄송해요. 우스운 모습 보여드렸네요.”잠시 후, 그녀는 힘없이 웃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요.”민여진을 별장에 데려다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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