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연은 몸을 떨며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마치 민여진과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듯했다. 그러나 그녀가 내뱉은 그 한마디는 때문에 민여진을 병실 문 밖에서 무릎 꿇게 했다.간병인은 추호의 연민도 없이 병실 문을 닫아버렸고, 민여진이 그렇게 복도에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어젯밤 진흙탕 속에서 밤새도록 꿇어 있던 탓에 무릎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위로 피가 스며들며 쓰라린 고통이 퍼졌다.통증이 밀려오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이마에는 차가운 땀이 맺혔다.그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채연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성 씨, 나 목말라요. 물 좀 떠다 주세요.”병실 안에서는 달콤하고 나른한 분위기가 새어 나올 때, 병실 밖에서 무릎 꿇고 있던 민여진의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고 허공을 헤맸다. 이내 통증이 극에 달하자 몸이 굳어가며 정신이 아득해지기까지 했다.그녀가 복도에 무릎을 꿇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시선을 던졌다. 대부분 사정을 몰랐고, 일부는 제멋대로 상황을 추측하며 비웃기 시작했다.“저렇게 무릎 꿇고 있는 거 보면 무슨 잘못을 했나 보네. 병실 안에 있는 여자가 다리를 다쳤다던데, 혹시 저 여자가 일부러 밀어버린 거 아니야?”“역시 여자들이란... 무서워 정말! 생긴 것도 흉한데 하는 짓까지 고약하네.”“저렇게 가만히 놔둘 게 아니라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 얼마나 악랄하면 그런 짓을 저질렀겠어?”짧은 시간 만에 민여진은 질투심에 사로잡힌 악녀로 몰려버렸다.한편, 병실 안.문채연이 케이크 한 조각을 먹고 나서 박진성에게 애교를 부렸다.“진성 씨, 사과 먹고 싶어요. 하나 깎아 줄래요?”박진성은 힐끔 창밖을 쳐다보았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이 신경 쓰였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다리는 괜찮아?”문채연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당연히 아프죠. 그래도 참는 거예요.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식으로 물으세요?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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