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บทที่ 41 - บทที่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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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방현수에게만 허락된 몸

박진성은 알 수 없는 짜증과 불쾌한 기분이 밀려왔다.“일단 집에 가서 쉬자. 채연이는 내일 보러 갈 거야.”예상치 못한 대답에 양경호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 제가 모셔다드릴까요?”“차 키 줘. 내가 직접 운전할 거니까.”박진성은 재킷을 벗어 손에 들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를 몰고 집으로 내달리는 동안 그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집에 도착해 거실을 바라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불쾌한 감정이 스쳤다. 그가 늦을 때면 희미하게 켜져 있던 거실 한쪽의 조명이 오늘은 꺼져있었다.박진성은 애써 실망을 외면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눈이 안 보이는데 굳이 불을 켤 필요는 없겠지. 그래도 소파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언제나 그랬으니까.’박진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성큼성큼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것은 텅 빈 소파와 적막만 감도는 거실이었다. 따뜻하게 데워진 야식도, 그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도 없었다.예전의 민여진이라면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밤새도록 그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가 들어오면 기뻐서 활짝 웃으면서도 어딘가 뾰로통한 얼굴로 다가와 ‘배고프지 않냐’고 묻곤 했었다.박진성의 가슴이 뻐근하게 조여오더니 이내 숨이 막힐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원인이 방현수라는 사실이 다시금 그를 자극했다.‘민여진,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더니 결국 방현수에게 빠졌다는 거야? 겨우 그런 남자한테 진심을 다 갖다 바쳤다는 거냐고!’분노가 점점 더 거세지더니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그는 재킷을 거칠게 내던지고 계단을 올라갔다.박진성이 벌컥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자, 침대 위에 누운 민여진이 잠에서 깨어났다. 인기척에 그녀는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담요를 움켜쥐고 몸을 웅크렸고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이 서렸다.그 순간, 박진성의 남아 있던 이성마저 불길 속으로 타버렸다. 그는 그녀에게 성큼 다가가 침대에 짓누르더니 몸을 밀착시켰다.“박진성! 너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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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감히 누구를 데리고 떠나겠다는 거야!

“네가 말리는 걸 무시하고 그 아이를 낳으려 했던 게 그렇게 잘못이야?”민여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말을 이었다.“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 난 감옥에서 1년을 보냈고, 이제 내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그런데 왜 아직도 날 놓아주지 않는 거야? 난 이미 후회했어. 네 아내로 남고 싶지 않아. 제발... 제발 날 놓아줘. 더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마지막 말을 내뱉자마자 그녀는 그대로 쓰러졌다.그제야 박진성은 그녀의 손을 놓았지만, 가슴 깊숙이 자리 잡은 묵직한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믿었던 박진성은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답답한 가슴을 움켜쥔 그는 억눌린 심정을 달래려 베란다로 나갔다.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다 탈 때까지 연기를 들이마시며 머리를 식히려 했다.박진성은 민여진이 결국에는 그에게로 돌아와 예전처럼 매달릴 거라고 확신했다.지금의 민여진은 시력을 잃었고 얼굴도 망가졌으며 의지할 가족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방현수가 그녀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결국 그것은 한순간의 감정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끝이 보일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만약 민여진이 순순히 따라오기만 한다면 그는 그녀를 평생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방 안에서 갑자기 울린 휴대폰 벨소리에 민여진은 정신을 차렸다. 온몸이 쑤셨고 무의식적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그녀는 힘겹게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전화기에서 허스키하지만 힘 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누구세요?”“여진아, 나야!”익숙한 목소리에 그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현수 씨?”방현수의 목소리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목소리가 왜 이래? 어디 아파?”박진성을 떠올리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표정이 굳어졌지만 손끝에 힘을 주고 애써 담담한 척 대답했다.“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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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민여진의 사랑을 받을 자격

박진성은 갑자기 나타나 민여진의 손목을 잡아채더니, 뼈가 으스러질 듯한 힘으로 꽉 쥐었다.민여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박진성이 두 사람의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그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정말 대단하네. 민여진, 불과 한 시간 전만 해도 내 침대에 누워 있더니, 감히 다른 남자 앞에서 꼬리 치고 있어? 내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너희 둘 호텔로 직행했겠네?”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현수의 주먹이 박진성의 얼굴을 세차게 강타했다.“박진성! 사람이 되어서 어쩜 매번 짐승만도 못한 말을 지껄여? 여진이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모욕할 수 있어!”박진성은 날아오는 방현수의 주먹을 맞고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입가에서는 피가 흘렀다. 하지만 그는 반격하는 대신 입술을 비틀며 야비한 미소를 보였다.“방현수, 이러고도 네가 양성에서 그렇게 순탄하게 지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모양이지?”그 말을 듣자, 민여진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안 돼!”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박진성에게 설명하려 했다.“오해야! 난 그냥 현수 씨에게 모든 걸 정리하려고 나온 것뿐이야.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닥쳐!”박진성의 눈에는 불꽃이 튀었고, 그의 목소리는 살기를 띠고 있었다.“네가 눈이 멀었다고 해서 나도 그런 줄 알아? 네가 저 자식과 함께 도망치려고 한 거 다 알고 있어. 내가 했던 말들을 귓등으로도 안 들은 모양이네?”‘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두 사람은 이미 해외로 도망쳤을 거야. 이 배은망덕한 년! 처음부터 관대하게 용서해 주지 말았어야 했어.’“아니야! 난 도망치려고 한 적 없어!”“아니라고? 나에게 말도 없이 여기까지 나와서 방현수를 만나고 있는데도 아니라고?”박진성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비웃음을 터뜨렸다.“어젯밤 내가 널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나 보네. 그래서 이렇게 다른 남자한테 달려가야 할 만큼 간절했던 건가?”그는 민여진의 셔츠를 거칠게 잡아당겨 풀어헤쳤다. 그러자 목덜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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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보기 좋은 한 쌍

이어서 박진성은 다시 방현수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방현수와는 아직 끝난 정산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 남의 여자를 탐내는 버릇을 확실히 고쳐주겠어.”민여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이대로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걸 직감한 그녀는 박진성의 팔을 필사적으로 부여잡고 애원했다.“박진성!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이건 우리 둘만의 문제야. 나한테 화풀이하는 건 괜찮으니까 제발 남한테까지 피해주지 마! 현수 씨에게는 아무 짓도 하지 마!”박진성은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냉랭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남이라니?”그는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방현수랑 끌어안고 도망치려고 할 때는 죽고 못 사는 연인 같더니, 이제 와서 남이라고?”그는 독하게 쏘아붙였다.“정말 피도 눈물도 없네. 저 녀석은 이런 널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민여진의 눈가가 뜨거워졌다.‘피도 눈물도 없는 게 대체 누구지?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돼버린 거야...’그녀는 혼란스러웠다.'2년 전 자선행사장에서 누구보다 따뜻하게 웃던 그 남자는 어디로 간 걸까? 내가 첫눈에 반했던 박진성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사랑에 눈이 멀었던 걸까...'“내가 잘못했어... 진성 씨,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제발 용서해 줘. 다시는 그 사람과 만나지 않을게. 다시는 연락도 안 할게. 그러니까 제발 현수 씨만은 놔줘.”그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흐트러진 옷차림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울먹이며 머리를 조아렸다.방현수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다. 그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숨이 막혀 울부짖었다.“여진아! 일어나! 나 때문에 그 악마에게 무릎 꿇지 마! 그럴 필요 없어! 박진성은 네가 상대할 가치도 없는 놈이야!”박진성은 조용히 지켜보다가 천천히 손뼉을 쳤다.“참 보기 좋은 한 쌍이네. 내가 참 나쁜 놈이야, 그렇지? 이렇게 아름다운 한 쌍을 찢어놓은 거잖아.”그의 말에 민여진은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가 이를 악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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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네까짓 게 뭔데

보디가드들의 차가운 조롱은 멈출 기미가 없었고, 민여진의 가슴속에서 분노와 절망이 소용돌이쳤다.‘왜 이렇게 냉정할 수 있지? 난 감정 없는 인형이 아니야. 왜 박진성의 뜻에 굴복해야 하지? 그와 결혼하겠다고 했던 과거가 지금의 나를 이렇게 무너뜨려야만 하는 거야?’고통은 극에 달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두 눈은 점점 깊은 공허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머릿속을 스친 한 가지 생각이 그녀를 다시 깨웠다.‘현수 씨... 혹시 맞고 있는 건 아니겠지?’손끝이 떨리며 감각이 둔해졌지만, 그녀는 끝까지 집중했다. 본능적으로 좌석 밑에 손을 뻗어 상자를 꺼냈고, 안에 들어 있는 칼을 찾아 단단히 쥐었다.민여진의 손끝에서 미끄러진 칼은 이미 그녀의 목을 베고 있었고, 붉은 피가 셔츠를 물들이며 흘러내렸다. 그 광경을 본 두 명의 보디가드는 경악하며 외쳤다.“뭐 하는 겁니까! 당장 그 칼 버리세요!”그들은 서둘러 차 문을 열고 다가오려 했다.“오지 마!”민여진은 칼끝을 더 깊이 밀어 넣으며 경고했다. 칼날이 피부를 파고들자 피는 마치 값싼 물처럼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시력을 잃은 그녀였지만, 눈빛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그들이 조금이라도 다가오기만 하면 바로 목숨을 끊겠다는 단호함이었다.좁은 차 안은 그녀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보디가드들이 그녀에게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고, 그녀는 이를 알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만둬. 그를 놔주고 박진성을 데려와.”보디가드들은 당황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좋아요, 알았어요! 제발 칼 놓지 마시고 가만히 계세요. 당장 박진성 대표님을 데려올게요!”그들은 급히 박진성을 부르러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진성은 서둘러 차에 다가왔다. 차창 너머로 보인 것은 목에 칼을 대고 있는 민여진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목에서 흐른 피가 셔츠를 이미 새빨갛게 물들였다. 박진성은 그 광경을 보고 폭발할 듯한 분노에 몸을 떨었다.“민여진!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그의 목소리는 분노와 두려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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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민여진 때문에 망가진 방현수

연락받고 도착한 응급차는 민여진의 상태가 위급해지자 비상등을 켜고 빠르게 이동했고, 병원에 도착한 후 의료진들은 모두 긴장 속에서 한순간의 실수도 없이 최선을 다했다.마침내 치료가 끝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치료를 마친 후 민여진은 별장으로 옮겨졌다.‘옮겨졌다’는 표현이 그럴싸 보이지만, 사실상 그녀는 감금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진성이 보낸 보디가드들에 의해 철저히 감시당하며 외출은커녕 바깥 공기를 마실 권리조차 없었다.며칠 동안 박진성은 마치 그녀의 세상에서 사라지기라도 한 듯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민여진이 보디가드들에게 몇 번이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변은 알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며칠 후, 민여진은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현관에서 보디가드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다.“대표님은 대체 이 못생긴 여자를 왜 데리고 사는 걸까? 요즘엔 채연 씨랑 해외여행 가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던데. 이 여자가 채연 씨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건 아니겠지?”“말도 안 되지. 대표님이 제일 신경 쓰는 건 당연히 채연 씨야. 채연 씨가 아프다고 한마디만 하면 회사 일도 다 내팽개치고 곧장 해외로 데리고 휴양을 가는 사람이잖아.”그제야 민여진은 상황을 이해했다. 박진성이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에게 화가 난 것 때문이 아니라, 단지 문채연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그녀를 데리고 휴양지로 여행을 떠난 것 때문이었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입가를 올리고 싶어도 올라가지 않았다.그래도 다행이었다. 그의 관심이 문채연에게 쏠려 있다면, 방현수는 무사할 가능성이 높으니까.그러나 그녀의 휴대폰은 이미 박진성의 손에 박살 나서 방현수와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민여진은 계단 난간에 잠시 멍하니 기대어 있다가, 저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렸다.“민여진 씨...”그 사람은 정기적으로 3일에 한 번씩 붕대를 갈아주러 오는 의사였다.의사는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상처 부위의 염증이 심각하여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흉터를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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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박진성을 만나게 해줘

민여진은 절망감에 의사를 밀쳐내고 앞으로 나아가려다 탁자 다리에 걸려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 그러자 붕대는 금세 피로 물들었다.의사가 급히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민여진은 아픔조차 느끼지 못한 듯 다시 몸을 일으켜 앞으로 달려 나가려 했다.“뭐 하는 짓이에요! 그만하세요!”보디가드가 상황을 눈치채고 그녀를 단단히 붙잡았다.“놔! 이거 놓으라고! 난 반드시 나가야겠어!”민여진은 절규하며 몸부림쳤다.“안 됩니다! 대표님께서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보디가드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칠게 그녀를 제압했다. 그 과정에서 목의 상처가 터지면서 피가 흘러내렸다.의사가 다급하게 외쳤다.“빨리 제압하세요! 더 움직이면 상처가 심각해져서 수술해야 할 겁니다!”보디가드는 명령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움직였다. 민여진의 머리채를 거칠게 휘어잡고, 머리를 강하게 책상 위로 눌러버렸다. 두 손은 그녀의 등을 꺾듯이 뒤로 비틀어 눌렀다. 그 모욕적인 자세는, 개만도 못한 취급이었다.책상에 눌린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였지만, 의사는 개의치 않았다. 오직 그녀를 제압해 상처 부위에 지혈하는 것이 우선일 뿐이었다.민여진의 어깨는 미세하게 떨렸고, 끝내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박진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난 이미 모든 걸 포기하고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는데...이미 별장에 갇혀 존엄도, 자유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데, 그런데도 박진성은 왜 방현수를 가만두지 않는 걸까?’머릿속에서 방현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의 꿈도, 미래도, 그리고 양성에서의 명성마저도 송두리째 무너졌다. 그가 아무리 훌륭한 의술을 가졌어도 양성에서 아무도 그의 진료를 믿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손가락질받을 것이고, 그가 쌓아온 커리어도 모두 거품이 되어버렸다.망가진 방현수를 떠올려 본 민여진은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차라리 머리를 들이받고 죽어버리고 싶었다.‘차라리 감옥에서 죽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방현수를 끌어들이지 않았을 텐데.그를 망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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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박진성은 가슴 한가운데가 쿡 찌르는 듯한 통증에 휩싸였다.‘꼭 이렇게 반쯤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민여진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 잡아당겼다.“밑으로 내려가서 밥 먹어!”박진성의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자, 민여진은 속이 울렁거렸다.“나한테 손대지 마!”그녀는 이를 악물고 손목을 빼내려 했으나, 오랫동안 굶은 탓에 힘이 빠져 허무하게 박진성의 품에 끌려 들어갔다. 그는 그녀의 턱을 단단히 붙잡고 불같이 소리쳤다.“또 무슨 미친 짓이야! 그때 한 번 날 협박할 수 있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선을 넘으려는 거야?”턱에 닿은 손아귀의 힘에 민여진은 고통스러워하며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약속했었잖아. 현수 씨에게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왜 그 약속을 어긴 거야?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몰아붙인 거냐고!”박진성이 순간 말을 잃었다. 하지만 곧이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미친X! 고작 이딴 일로 단식까지 하면서 나를 부른 거야?”민여진은 가슴이 저며왔다.‘역시나... 박진성은 내 고통을 전혀 공감해 줄 수 없어. 이렇게 냉혈한 인간이라면 내가 얼마나 절망스러웠을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지...’“난 그것만 묻고 싶어. 네가 나한테 한 약속, 그거 지킬 생각은 있었어? 왜 또다시 그를 망가뜨린 거야? 박진성, 대체 얼마나 더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야 직성이 풀려? 네가 한 약속이 다 거짓말이었어?”민여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눈빛이 아닌 표정으로 비통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박진성은 짜증이 극에 달했다.민여진이 단식을 강행하며 자신을 찾았다는 얘기를 들은 순간, 심포르에서 급히 문채연을 두고 돌아왔다.날씨 문제로 즉시 출발할 수도 없어서 답답함과 짜증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겨우겨우 비행기에서 내려 그녀에게 왔더니, 입만 열면 방현수, 방현수...’민여진은 마치 방현수 말고는 그녀의 세상에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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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절대 죽게 두지 마!

박진성은 이마에 깊은 주름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내려가서 죽 한 그릇 떠올 테니까 좀 먹어 둬.”그렇게 말하자마자 그는 곧장 방을 나섰다.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바람을 일으킬 만큼 빨랐다.하지만 주방에서 허겁지겁 죽을 뜬 후, 다시 방으로 올라와 문을 열었을 때, 침대 위에 민여진이 없었다.순간,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열려있는 통유리 창문이 뒤에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었다.“민여진! 너 뭐 하는 거야! 당장 이리 와!”거친 바람이 창밖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녀의 표정은 공허해 보였고 아무런 생기가 없었다. 그녀는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는 듯한 얼굴로 마치 해방되기만을 바라는 사람처럼 보였다.“박진성...”그녀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바람을 타고 또렷하게 들려왔다. “현수 씨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그 사람은 세상에서 나한테 잘해 준 몇 안 되는 사람이야. 어리석게도 난 너의 아내가 되고 싶었어. 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게 죄라면... 미안해. 그동안 내가 진성 씨를 불쾌하게 만든 것 같으니, 목숨으로 사죄할게.”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그러니까 이 지긋지긋한 목숨, 이제 너 가져.”“민여진!”박진성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그는 죽 그릇을 내팽개치고 전속력으로 그녀를 향해 달려갔지만, 민여진은 뒤로 몸을 기울이더니 바람 속에서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졌다.“안 돼!”창가에 선 채 얼어붙었던 박진성은 곧 계단을 미친 듯이 내려갔다. 보디가드들이 이미 추락한 민여진의 주위에 몰려 있었다.땅에는 그 새에 피가 흥건히 퍼졌고, 이를 본 박진성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대표님... 호흡이 아주 미약합니다. 이대로라면...”“닥쳐!”박진성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다.“당장 구급차 불러! 절대 죽게 두지 마! 민여진은 내 허락 없이 절대 죽을 수 없어!”그의 머릿속은 혼란과 분노로 가득했다.‘민여진, 네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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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민여진의 남편

문채연은 휠체어에 앉아 눈가가 붉어질 정도로 억울함을 참지 못했다.“진성 씨, 여진 씨에게 제 피를 주라는 거예요? 저도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거 아시잖아요...”박진성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여진이도 임신 중일 때 네게 피를 줬잖아.”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여진이를 죽을 수 없어. 간호사에게 부탁해서 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할 테니 걱정할 필요 없어.”이 말은 곧 문채연에게 거절할 선택지가 없음을 의미했다.문채연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고, 손가락은 휠체어의 가죽을 찢을 듯 움켜쥐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힘겹게 대답했다.“괜찮아요. 여진 씨의 생명이 걸린 일인데... 여진 씨가 살 수만 있다면, 피를 나눠주는 건 물론이고 대신 죽는 것도 할 수 있어요.”말을 마치기도 전에 간호사가 급하게 나타났다.“수혈할 분 도착하셨나요? 그리고 환자 가족이 계시면 수술 동의서에 서명해 주세요.”“제가 민여진 씨의 남편입니다.”박진성이 앞으로 나서 단호하게 대답하며 서명했다.‘남편?’문채연의 손끝이 덜덜 떨렸고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었다‘진성 씨가 민여진의 남편이면 난 대체 뭐야? 얼굴까지 망가진 여자가 죽겠다고 뛰어내렸으면 그냥 죽게 내버려둬야지! 왜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건데!’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한편, 불안감도 엄습해 왔다.‘민여진은 이미 망가졌어. 그런데도 돌아와서 내 자리를 빼앗으려는 거야?’서명을 마친 박진성은 문채연을 수혈실로 보내고는 의자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있었다. 머릿속은 하얗게 비었고, 손에는 여전히 민여진이 흘린 피가 묻어 있었다.‘어떻게 뛰어내릴 생각을 한 거지? 나를 떠나겠다고? 고작 방현수 같은 놈을 위해서?’그녀가 떨어지던 순간이 떠오르자, 박진성은 이를 악물었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울렸다.무심히 확인하려다 발신자를 보고 손가락이 굳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부탁하신 민여진 씨의 사건은 모두 확인했습니다. 민여진 씨는 감옥에서 시력을 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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