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은 그녀에게 후반생의 비바람을 막아줄 우산이 되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의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숨이 막히는 고통이 가슴을 휘감았다.의사는 박진성의 심정을 이해하는 듯 천천히 말했다.“저희도 안타깝습니다. 환자의 폐가 뚫려 심각한 상태인데, 생존 의지마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박진성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그는 한 줄기 희망을 움켜쥐듯 물었다.“다만 뭐요?”“정 교수님처럼 명성이 높은 분이 직접 나서주신다면 희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 교수님은 현재 양성에 없을 뿐 아니라 이미 수술을 그만두신 상태라...”이 대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박진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정 교수님의 제자라면서요?”의사는 순간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한 줄기 희망은 있습니다.”박진성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 이름을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민여진을 살리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양경호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현수에게 가서 상황을 설명해. 민여진이 위험하다고 하면 분명 올 거다.”양경호가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떠나자, 박진성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수술실로 뛰어들었다.수술대 위, 민여진은 새하얀 얼굴로 누워 있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시체 같았다. 그녀의 희미한 숨소리는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었다.의사는 그녀가 이미 살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했다고 했고, 박진성은 그 말을 되뇔수록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민여진, 정말 그렇게 죽고 싶은 거야? 이 세상에 너를 붙잡을 수 있는 게 정말 없는 거야?’그는 복받치는 분노와 아픔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손끝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듯했지만, 끝내 멈췄다.대신 박진성은 이를 악물고 낮게 속삭였다.“민여진, 살아 있어. 네가 이 세상에서 보고 싶은 게 하나도 없다고?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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