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บทที่ 51 - บทที่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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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문채연을 대신해 한 옥살이

양경호는 발에 걷어차였지만 단 한 마디의 신음도 내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박진성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휴대폰 화면 속 진료 기록을 그의 앞에 내밀었다.“이걸 어떻게 설명할 거지?”양경호는 이미 이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고개를 숙인 채 미리 준비해 둔 말을 꺼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당시 저는 이 사실을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여진 씨가 감옥에서 실명했다는 걸 아셨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감옥에서 빼내려 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대영 그룹을 주시하는 외부의 시선이 너무 날카로웠기에 그룹에도 데미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멋대로 판단했습니다. 벌을 내리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박진성은 비웃음을 터트리며 차가운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정말 제멋대로네.”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동안 내가 너무 잘해줬더니, 주인과 하인의 구분도 제대로 못 하게 된 모양이네. 오늘부로 네 직책은 박탈이다. 그리고 당장 꺼져! 내가 다시 부르기 전까지 감히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마.”‘뭐라고? 고작 민여진 하나 때문에, 박진성이 양경호를 내쫓는다고?’문채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진성 씨!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그녀는 휠체어 바퀴를 급히 돌려 앞으로 다가섰다.“경호 씨는 수년간 진성 씨를 따라온 사람이에요! 그의 충심을 모르세요? 여진 씨가 실명했다고 해도 이미 지나간 일이었잖아요. 그 사실을 진성 씨에게 알려봤자 아무 소용도 없었을 거예요. 경호 씨는 진성 씨와 대영 그룹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예요!”박진성은 코웃음을 치며 되받아쳤다.“대영 그룹과 나를 위해서라니, 웃기네. 당시 그 소식을 내게 알렸더라면 여진이는 시력을 되찾을 희망이 있었다고! 치료할 기회가 있었단 말이야! 이 녀석이 그걸 숨긴 덕에 여진이의 눈은 완전히 망가졌어. 그런데 그게 나를 위해서라고? 그럼 내가 직접 여진이의 눈을 멀게 만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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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한 줄기 희망

박진성은 그녀에게 후반생의 비바람을 막아줄 우산이 되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의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숨이 막히는 고통이 가슴을 휘감았다.의사는 박진성의 심정을 이해하는 듯 천천히 말했다.“저희도 안타깝습니다. 환자의 폐가 뚫려 심각한 상태인데, 생존 의지마저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박진성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그는 한 줄기 희망을 움켜쥐듯 물었다.“다만 뭐요?”“정 교수님처럼 명성이 높은 분이 직접 나서주신다면 희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 교수님은 현재 양성에 없을 뿐 아니라 이미 수술을 그만두신 상태라...”이 대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박진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정 교수님의 제자라면서요?”의사는 순간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한 줄기 희망은 있습니다.”박진성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 이름을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민여진을 살리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양경호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현수에게 가서 상황을 설명해. 민여진이 위험하다고 하면 분명 올 거다.”양경호가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떠나자, 박진성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수술실로 뛰어들었다.수술대 위, 민여진은 새하얀 얼굴로 누워 있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시체 같았다. 그녀의 희미한 숨소리는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었다.의사는 그녀가 이미 살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했다고 했고, 박진성은 그 말을 되뇔수록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민여진, 정말 그렇게 죽고 싶은 거야? 이 세상에 너를 붙잡을 수 있는 게 정말 없는 거야?’그는 복받치는 분노와 아픔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손끝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듯했지만, 끝내 멈췄다.대신 박진성은 이를 악물고 낮게 속삭였다.“민여진, 살아 있어. 네가 이 세상에서 보고 싶은 게 하나도 없다고?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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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감히 문채연과 비교해?

“제발 정신 차려! 여진이 상태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내가 데리고 나가야만 안심이 돼!”방현수는 이를 악물고 문채연을 힐끔 쳐다봤다.“어차피 너한텐 문채연 씨가 있잖아. 문채연 씨야말로 네 진짜 약혼자야. 이제 여진이를 이렇게 망가뜨렸으면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그 말에 박진성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여진이를 데려간다고? 민여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모두 내 사람이야. 죽으면 우리 박씨 가문의 묘지에 묻어줄 거니 신경 쓰지 마. 방현수, 수술하나 했다고 내 앞에서 으스대지 마.”박진성은 보디가드에게 눈짓을 보낸 후, 민여진이 입원해 있는 중환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진성 씨...”문채연이 휠체어를 돌려 따라가며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그녀의 얼굴은 잔뜩 창백해져 있었다.“여진 씨가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저 좀 집에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저를 데려다준 분은 벌써 떠났어요. 혼자 있기가 무서워요...”박진성의 표정에 짜증이 서렸다. 민여진의 사고로 극도로 예민해진 탓인지, 아니면 민여진이 교도소에서 실명된 사건이 자꾸 떠올라서인지,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서원이 데려다줄 거야. 난 지금 양경호랑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해.”서원은 곧바로 문채연의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다. 문채연은 저항하지 않았지만 손톱은 이미 손바닥을 파고들고 있었고 속으로 독기를 품고 있었다.‘민여진이 교도소에서 실명된 거에 대해 얘기하는 게 분명해.’문채연은 양경호가 그 비밀을 폭로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미 공범으로 얽혀 있었으니까.그러나 만약 양경호에게서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한다면 박진성이 민여진에게서 진실을 캐내려 할 가능성도 있었다.‘예전 같았으면 민여진이 무슨 말을 해도 박진성이 믿지 않았겠지. 하지만 이번엔 달라.’문채연은 손을 더 꽉 움켜쥐었다.‘그 여자 입에서 뭐가 나오기 전에, 반드시 그 입을 막아야 해.’...민여진은 마치 한없이 평화로운 꿈을 꾸는 것 같았다.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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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키스?

민여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아버렸다. 박진성은 자신의 말투가 과격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부드럽게 말했다.“너랑 채연이는 비교할 수 없어.”하지만 민여진은 여전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박진성은 그녀의 갈라진 입술을 잠시 바라보다가 옆에서 물 한 잔을 따라왔다.“물부터 마셔.”민여진은 고개를 돌려 그가 따라온 물을 피하며 단호하게 말했다.“난 그냥 쉬고 싶어.”“물 마시고 쉬면 되잖아.”박진성은 물컵을 그녀의 입 가까이 억지로 들이밀었다. 하지만 민여진은 끝까지 거부하며 고개를 돌리고 몸부림쳤다.그 순간 물컵이 바닥에 떨어져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와 함께 박진성은 분노도 폭발했다.“민여진,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네가 뛰어내린 일, 나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넘어갔어. 예전 같았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도 아직 부족해? 내가 억지로 물이라도 먹여야 순순히 말을 들을 거냐고!”민여진의 옷깃은 절반이나 젖어 있었고 부드러운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사실은 너무 아파서 물을 마실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침을 삼키는 것조차 고통스러웠으니까...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설명해도 박진성이 믿지 않을 것이 뻔했기에 그녀는 그저 죽은 듯이 침묵을 지켰다.박진성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지만, 무언가 말하려다 이를 악물고 참고는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곧이어,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문이 닫히는 순간, 날카로운 바람이 민여진의 얼굴을 스치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불 속으로 몸을 움츠렸다. 피곤한 눈꺼풀이 천천히 내려앉았다.박진성이 얼마나 화가 났든, 이제 그녀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의 감정에 흔들릴 수도, 신경 쓸 힘도 없었다.온몸을 짓누르는 통증과 극도의 피로가 그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녀의 의식은 서서히 가라앉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득 들려오는 희미한 발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박진성?”잠깐의 침묵 후,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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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문채연이 의심을 사게되다

박진성은 주먹을 꽉 쥔 채 방현수에게 달려들어 그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분노에 찬 주먹이 방현수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방현수, 죽을래? 내가 한 번 눈 감아줬다고 언제까지 봐줄거라고 생각한 거야? 감히 여기 가 어디라고 들어온 거야!”방현수는 얼굴에 화끈한 통증을 느꼈지만, 우선 민여진의 상황이 더 급박했다. 그는 박진성을 밀쳐내며 외쳤다.“정신 차려! 방해하지 마!”그러나 박진성은 더욱 격노했다.“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뭐라고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민여진이 목숨 걸고 빌지 않았으면 넌 벌써 백번은 죽었어! 그런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큰소리야!”그때, 민여진이 간신히 손을 뻗어 박진성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러자 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민여진, 너도 죽고 싶어? 내가 너를 살려놓은 게 이 자식이랑 이런 짓거리 하라고 한 살린 줄 알아?”그렇게 불같이 화를 내다가 시선이 민여진의 새하얀 얼굴에 닿는 순간, 박진성은 숨이 턱 막혔다. 그녀의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방현수는 그 틈을 타 박진성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에게 달려갔다.“여진 씨가 목소리마저 잃으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후 한 시간 동안 방현수는 약물 치료와 침술로 그녀의 상태를 간신히 안정시켰다. 병실 구석에 흘린 약의 잔여물을 검사한 성분 결과도 곧 나왔다.방현수는 검사 결과를 손에 들자, 평소 온화하던 그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이건 너무 악랄해. 여진이가 특정 약재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독한 약을 쓴 거야. 내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여진이의 목소리는 완전히 망가졌을 거야.”그는 박진성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여진이를 놔주라고 했을 때 내 말을 들었어야 했어. 눈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이제는 목소리까지 없애려는 거야?”박진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굴을 굳혔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직감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 측에 명령을 내려 병실의 모든 CCTV 기록을 조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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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민여진 때문에 망가진 방현수

박진성은 문 앞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민여진을 바라보았다.그녀가 천천히 물 반 잔을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의 손가락 관절은 점점 하얗게 질리며 꽉 쥐어졌다. 방현수가 그녀의 땀을 닦아주는 모습, 둘 사이에 오가는 자연스러운 기류가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마치 자신이 그들 사이에 끼어든 외부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목은 좀 어때?”민여진이 물을 다 마시자, 방현수가 빈 컵을 받으며 다정하게 물었다.“좀 나아졌어? 통증은 가라앉았어?”민여진은 마른 입술을 살짝 핥았다. 아까까지 목구멍이 타들어 가듯 아팠지만, 차가운 물 덕분에 조금 나아졌다. “많이 괜찮아졌어요.”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목이 잠겨 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그런데도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현수 씨, 현수 씨의 정보가 온라인에 퍼진 일 때문에...”“그거 말하는 거야?”방현수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담담하게 웃었다. 마치 그녀가 또 모든 책임을 자기 탓으로 돌릴 것을 예상한 듯했다.“방씨 가문에서 나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았어.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지.”“그래도...”민여진의 이마가 찌푸려지며 가슴이 타들어 갔다.“현수 씨의 명예와 미래는 어떡해요? 방씨 가문이 가만있을 않을 것 같은데...”“그건 방씨 가문이 알아서 하겠지.”방현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게다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난 병원에서 일하지 않았잖아.”“그거랑은 다른 경우죠!”민여진은 감정이 격해져 목이 더 아파져 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불을 움켜쥐었고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현수 씨가 병원을 떠나 시골에서 진료소를 연 것도 다 나 때문이야. 그땐 내가 현수 씨의 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상태였지만... 현수 씨의 능력이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이 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여진아, 진정해! 지금 목 상태로 큰 소리 내면 안 돼.”방현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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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누구의 사주를 받은 걸까?

“현수 씨에게는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민여진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에겐 더 이상 버틸 여유가 없어. 현수 씨와 함께 할 이유도 없고...”그녀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파고들어 살갗이 아려왔지만,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박진성이 지켜보는 앞에서 방현수와 확실히 선을 그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게다가, 진성 씨는 나한테 정말 잘하는 편이야. 이번 일은 그저 사고였을 뿐이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적어도, 진성 씨가 나한테 질리기 전까진 난 계속 진성 씨의 곁에 있을 거야. 그러니까 이제 그만 가줬으면 좋겠어.”“여진아!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방현수가 다급하게 소리쳤다.그 순간, 박진성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그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그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선언하듯 말했다.“민여진은 원래부터 날 미친 듯이 사랑했어. 예전엔 나를 보기 위해 빗길을 뚫고 20킬로미터를 걸어오기도 했지. 넌 그저 여진이가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잠시 기댄 존재일 뿐이야. 과대망상 하지 마.”그 말을 끝으로 박진성은 서원에게 명령을 내렸다.“방현수를 당장 밖으로 데려가. 다시는 병실 근처에도 못 오게 해.”방현수는 몸부림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서원은 단단한 체격을 가진 전문 경호원이었기에 방현수를 병실 밖으로 끌어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방현수가 끌려 나가자, 박진성은 문을 닫고 돌아와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누워 있는 민여진을 향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난 절대 너한테 질리지 않아.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지금의 너라도 평생 책임질게.”그는 자신이 내뱉은 그 시혜적인 말이 민여진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 말을 들은 민여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이내 눈을 감더니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피곤해. 이만 나가줘.”갑작스러운 냉담함에 박진성의 미소가 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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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진상

민여진의 목소리가 떨렸다.“문채연 말고 누가 나를 그렇게까지 미워하겠어?”이 말이 끝나자, 박진성은 어이없다는 듯 비웃음을 터뜨렸다.“민여진, 너 정말 피해망상증이라도 걸린 거 아니야? 채연이가 너를 미워한다고? 채연이가 얼마나 착한 사람인데, 어떻게 너를 미워할 수 있겠어? 게다가 채연이는 나한테 단 한 번이라도 네 험담 따위 한 적도 없어. 대체 무슨 이유로 채연이를 배후로 지목하는 거야?”‘그럴만한 이유가 없다고?’민여진은 속으로 비웃었다.‘이유라면 차고 넘치지. 그때 너를 구한 사람이 나라는 걸 문채연도 알고 있으니까. 문채연이 지금의 자리를 지키려면 내가 영원히 침묵해야 하니까!’하지만 이런 말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도 민여진은 다시 꾹 삼켜버렸다.박진성이 문채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덮어버릴 만큼 강력했기에 그녀는 무모하게 그 사랑을 의심할 수 없었다.‘아니면 내가 뛰어내리다가 머리를 다쳤나?’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난 손은 어느새 단단히 주먹 쥐고 있었다.박진성은 그녀의 무의식적인 반응을 보고도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걱정하지 마. 이 일은 반드시 제대로 해결할 거야. 누가 했든 간에 진상을 알아낸 즉시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그러나 민여진은 눈을 감고 더 이상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 민여진의 모습에 박진성은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가득 찬 분노와 좌절을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몰라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원이 다가오자, 박진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경고했다.“이번만은 넘어간다. 하지만 또 한 번 이런 일이 생기면 네가 무슨 이유를 대든 상관없어. 바로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할 테니까.”“대표님! 걱정 마세요!”박진성은 병원을 벗어나 곧장 회사로 향했다. 이미 확인된 CCTV 영상에는 문채연 외에는 그의 사무실에 다녀간 사람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문채연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로 들어오라고 했다.문채연이 휠체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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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진성 씨, 나 의심해요?

“그럴 리가요.”방현수를 죽이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고개를 숙인 문채연의 눈에 분노가 스쳐 지나갔다.박진성은 그런 문채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중요한 건 내가 민여진한테 서원이를 보내려 했을 때 누군가 걔를 막았다는 거야. 그것도 내 핸드폰으로 직접 서원이한테 연락까지 해서. 그때 내 핸드폰은 사무실에 있었는데 거길 들어간 건 너뿐이잖아.”“그게 무... 무슨 말이에요?”“그래서 지금 민여진 씨한테 그런 짓을 한 게 나라고 생각하는 거예요?”창백해진 문채연을 보고서도 박진성은 주먹만 말아쥘 뿐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난 그냥 민여진이 제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감옥에서 눈도 잃은 앤데 목소리까지 잃으면 정말 남는 게 없잖아.”“그래서 날 의심하는 거예요?”“그래요, 오후에 진성 씨 사무실에 간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진성 씨가 하도 안 와서 그냥 갔어요. 핸드폰이 사무실에 있는지도 몰랐다고요. 그리고 내가 왜 여진 씨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요? 진성 씨가 생각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에요?”문채연이 눈물 콧물 다 쏟으며 울어 젖히자 살짝 짜증이 난 박진성이었다.“나라고 너한테 덮어씌우고 싶겠어? 그런데 다른 답이 없잖아.”눈물만 흘리던 문채연이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사람처럼 고개를 들어 올렸다.“있어요. 나 말고 다른 사람도 있었다고요.”“누군데?”“나한테 물 따라주던 비서요.”“그 비서가 물을 따라주다가 실수로 내 옷이 젖었거든요. 그래서 나는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고 비서 혼자 밖에 있었어요.”“그리고 그 비서 교통사고 피해자 친구였어요. 혹시라도 여진 씨를 노리고 오래도록 계획해오던 일이면...”말꼬리를 늘리는 게 확신하지는 못하는 눈치라서 박진성은 곧바로 그 비서를 불러들였다.박진성의 말을 다 들은 비서는 낯빛이 창백해지며 물었다.“대표님, 전 아닙니다! 선우랑 친구인 건 맞지만 그것도 그저 대학교 동창일 뿐이에요. 제가 왜 걔를 위해 복수까지 하겠어요?”하지만 박진성은 이를 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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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나 아직 걔랑 이혼 안 했어

그런 자신이 싫었는지 박진성은 차갑게 말했다.“내가 이번 일을 신경 쓰는 건 민여진한테 빚지고 싶지 않아서야. 걔가 누명 쓰고 감옥 간 것도 어떻게 보면 내 탓인데 거기서 눈까지 잃었어. 게다가 말도 못 하게 되면 난 진짜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 거야.”“진짜예요?”“그럼 언제 나랑 결혼할 거예요? 전에는 교통사고 때문에 그렇다 쳐도 이제 그 일은 2년이나 지났잖아요. 다들 잊었을 텐데 지금이 적기 아니에요?”문채연이 갑자기 꺼낸 결혼 얘기에 박진성은 머리가 새하얘지는 것 같았다.문채연과의 결혼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그건 조금만 더 기다려줘.”“또 기다리라고요? 왜요? 설마 진짜 여진 씨를 사랑하기라도 한 거예요?”휠체어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하는 문채연을 향해 박진성은 본인이 들어도 웃긴 말을 핑계랍시고 했다.“아니야. 그냥 아직 민여진이랑 이혼을 안 해서 그래.”“뭐라고요?”박진성이 자신을 아내로 맞진 않았어도 모든 면에서 배려하며 교통사고 일도 들추지 않아서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 믿고 있었던 문채연에게 둘의 법적 문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이혼서류에는 사인했는데 이혼 증명서를 못 받았거든. 걔가 감옥 들어가느라 기자들이 걔만 쫓아다니고 있었잖아.”“그럼 언제 이혼 할 거예요?”“퇴원하면 바로 할 거야.”그 대답에 문채연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퇴원하면 바로 간다는 걸 보니 박진성이 민여진에게 가장 바라는 건 이혼인 것 같아서 문채연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을 나갔고 박진성 혼자만이 그곳에서 새벽까지 앉아있었다.그날 새벽, 갑자기 병실을 찾은 박진성에 하품을 하던 서원은 바로 자세를 바로 하며 인사를 건넸다.“대표님.”“민여진 상태는 어때?”새벽에도 쉬지 않고 직접 병원에 온 박진성의 최대 관심사가 민여진의 상태라는 사실에 서원은 놀라움을 애써 감추며 답했다.“검사했는데 전체적인 상황은 괜찮답니다. 그냥 목이 부어있어서 수액 맞고 좀 전에 잠들었어요.”잠을 잔다는 건 못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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