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걱정 안 해도 되겠네요.”민여진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난 그 사람 여자친구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그래요, 그럴 줄 알았어요!”여자는 기쁜 듯 웃으며 민여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는 점점 더 못 봐주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뭔 개똥을 밟았나. 어떻게 저런 잘생긴 남자랑 이런 곳을 와요? 뭐, 저 사람도 그쪽이 불쌍해서 같이 데리고 와 준 거겠죠? 못생긴 것도 모자라 눈까지 멀었으니. 여기서 뭐라도 해보려는 거 아니에요?”불쌍하다고?민여진이 잠시 멈칫하자 여자는 뭔가를 알아냈다는 듯 자랑스럽게 웃으며 말했다.“그거 봐요, 내 말 맞죠? 그쪽도 그렇게 생각했죠? 안 그러면 저렇게 완벽한 남자가 왜 그쪽이랑 같이 있겠어요?”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진성이 나타났다. 그는 민여진의 곁에 있던 여자를 보고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여진아, 무슨 일이야?”민여진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박진성은 다시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이 여자는 누군데?”여자는 박진성을 보자마자 눈웃음을 치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이분이 좀 불편해 보이셔서, 지나가다가 걱정돼서 한 번 와 봤어요.”“그래요?”박진성은 여자를 한 번 훑어본 후 입을 열었다.“그럼 이제 가보세요.”여자는 박진성이 자신의 유혹에도 넘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조금 당황한 듯한 걸음 다가갔다.“저기, 이봐요. 여자분 지금 멀미하시는 것 같은데, 저도 예전에 비슷한 증상이 있었거든요. 진짜 잘 드는 약 하나 있는데, 카톡 알려주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유치하기 그지없는 헌팅 수법에 박진성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제 여자친구가 여기 있어서요.”“여자친구요?”여자는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여전히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는 민여진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저기요, 농담도 참. 저분이 어떻게 여자친구예요? 거절할 거면 좀 더 그럴듯한 이유를 대셔야죠. 아까 물어보니까 여자친구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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