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차는 앞차와 충돌했다.‘아우, 재수 없어.’차를 세우고 고개를 들어 앞을 보는 순간, 동공이 움찔하며 줄어들었다.‘이 차,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그때, 훤칠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윤하경은 차갑지만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를 보고 숨을 들이키며 몸을 움츠렸다.‘이런 젠장, 사고가 나도 하필 강현우를 만나다니?’다행히 강현우는 그저 길가에 서서 뒤돌아 그녀를 흘끗 볼 뿐이었다. 시력이 좋은 그는 차 안의 윤하경을 단번에 알아보았다.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모르는 사람처럼 시선을 돌렸다.강현우의 비서는 윤하경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는 강현우와 윤하경의 관계를 몰랐기에 강현우에게 차인 그녀가 일부러 이 만남을 만든 거라고 생각했다.오랫동안 강현우 곁에서 일했던 그는 이런 식으로 강현우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을 수없이 봐왔다.하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윤하경에게 말했다.“윤하경 씨, 정말 우연이네요.”윤하경은 어색하게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저기, 많이 망가졌어요? 제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바로 보험사에 전화할게요.”사실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 새 차를 얼마 타지도 못했는데 사고가 났으니 말이다.비서는 미소를 지으며 강현우를 흘끗 보고 윤하경에게 말했다.“이 차는 대표님께서 가장 아끼시는 차라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대표님과 직접 이야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윤하경은 가슴이 철렁해서 강현우를 쳐다봤다.사실 그녀는 강현우가 좀 무서웠다. 그에게서 풍기는 차가운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예전에 그를 유혹하려다 실패했던 기억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프로젝트가 끝나면 강현우와 끝내려고 했는데 하필 운전하다 마주치다니.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잠시 망설이다 그에게 다가갔다.“강 대표님.”그녀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요?”강현우는 대답 없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길고 고른 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톡톡 두드리며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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