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오빠, 오늘은 오빠에게 선물을 주려고 왔어.”윤하연은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꺼내 구지호에게 내밀었다.“열어 봐.”구지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를 잠시 쳐다보다가 결국 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보았다.하지만 안에 든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의 잘생긴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졌다.“이게 무슨 뜻이야?”구지호는 상자 안에서 검사 결과지를 꺼내 윤하연 앞에 흔들었다.그의 얼굴에는 기쁨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윤하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지호 오빠, 나 임신했어. 우리 아기야. 여길 봐. 벌써...”“그만해!”구지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말을 잘랐다.“얼마를 원하는데?”윤하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뭐, 뭐라고?”구지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인 후 나른한 자세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액수를 말해. 그리고 애는 지워.”이런 반응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윤하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구지호는 비웃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하연아, 너는 순진한 여자가 아니잖아. 네가 먼저 내 침대로 기어 들어왔으면서, 이제 와서 아이 가지고 나를 협박하려는 거야? 내가 아직 참을성이 있을 때, 액수를 말해.”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윤하연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는 다른 사람에게 협박당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윤하연은 그에게 단지 욕구를 해소하는 도구에 불과했다.“지호 오빠, 이건 우리 아기잖아...”윤하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구지호가 조금이라도 기뻐할 줄 알았다.그런데 그는 너무나 매정했다.구지호는 코웃음을 쳤다. “아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하경이뿐이야. 그런데 네가 감히 아기로 날 협박한다고. 내 아이를 가질 자격이 있는 건 하경이뿐이라고.”구지호의 매력적인 눈에는 말보다 더 날카로운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 그는 건들거리며 담배 연기를 내뿜고는 차갑게 웃었다.“설마 아이 하나 가졌다고 구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윤하경은 선글라스 뒤에서 눈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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