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클럽 안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술병을 맞은 남자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비명을 지르며 윤하경을 노려보았다.“이 미친년이 감히 나를 쳤어?”윤하경은 그를 흘끗 쳐다보더니,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 무대를 내려가려 했지만 남자가 끈질기게 그녀를 붙잡았다.“X발, 사람을 때려놓고 그냥 가려고? 내가 호구로 보여?”중년 남자들은 대체로 이상한 자존심이란 게 있다. 남의 몸을 함부로 더듬을 땐 당연한 듯 굴더니, 정작 맞을 각오는 전혀 하지 않았다.윤하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봤다. 술에 취한 탓인지 눈이 약간 흐려졌지만 혼자라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주위를 둘러본 뒤, 그녀는 최대한 차분한 척하며 말했다.“이제 놓지 않으면 내 친구가 오면 네가 더 곤란해질 텐데?”사실, 그녀는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손에 묻은 피를 쓱 문지르더니 비웃었다.“웃기시네, 허세는.”“나, 너 처음 들어올 때부터 보고 있었어. 혼자였잖아.”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니까, 오늘 밤 나랑 잘 놀아보자고?”순간, 그녀는 도망칠 방법을 고민했다.그때 2층 쪽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자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비록 클럽 조명이 어두웠지만 그녀는 이곳에서도 강현우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2층 VIP석 난간에 기대어 있었고 윤하경은 주저 없이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내 남친이 저기 있는데?”남자는 그녀가 가리킨 곳을 힐끗 돌아보고 이내 비웃음을 터뜨렸다.“하! 내가 바보야? 내가 강현우를 몰라? 네가 감히 그 남자를 걸고 넘어가?”그 말에 윤하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들어 강현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제발, 나 좀 살려줘.’하지만 강현우는 그녀를 보고도 단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심지어 그녀를 보지도 않은 채 자리로 들어가 버렸다.윤하경은 순간 얼어붙었다.‘아 맞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게다가, 얼마 전 그를 화나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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