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두 사람은 꽤 젊어 보였고 서로 다정하게 기대고 있는 모습은 마치 열렬한 연애 중인 연인 같았다.윤하경은 표정을 감춘 채 조용히 사진을 집어 들어 가방에 넣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하이힐을 울리며 카페를 나섰다.그녀는 오후 내내 정신없이 바빴고 오늘만큼은 일찍 퇴근해서 푹 쉬고 싶었는데 사무실을 정리하려던 순간, 소지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들어왔다.“크흠.”그녀는 코끝을 가볍게 문지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윤 대표, 손님이 왔어.”가방을 챙기던 윤하경이 고개를 들었다.“누가?”소지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사무실 문이 다시 열렸고 꽃다발을 든 구지호가 활짝 웃으며 들어왔다.“하경아, 데리러 왔어.”윤하경은 순간 인상을 찌푸릴 뻔했지만 겨우 참아냈다. 그녀는 손에 든 가방을 내려놓으며 짧게 숨을 들이쉰 뒤, 애써 표정을 고쳐 지었다.“고마워.”지금은 감정을 드러낼 때가 아니었다. 그녀는 꽃을 받을 생각도 없이 고개를 돌려 비서를 불렀다.“꽃병에 꽂아 둬.”구지호는 그녀의 얼굴에서 별다른 감정을 찾을 수 없었는지, 살짝 입술을 깨물며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아직 시간도 이른데 같이 저녁이나 먹을까?”윤하경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구지호가 손을 내밀자 윤하경은 자연스럽게 잡힌 척하며 그를 따라 사무실을 지나치며 소지연에게 슬쩍 눈짓을 보냈다.‘꽃은 당장 버려.’소지연은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OK’사인을 보내더니, 꽃을 들고 휙 사무실을 빠져나갔다.사무실을 나서자마자, 구지호는 그녀를 자신의 차 조수석에 태웠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 차 안은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그때, 윤하경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목덜미의 붉은 자국으로 향했다.분명히 컨실러로 가렸지만 그녀의 눈을 속이기엔 역부족이었다.‘윤하연, 정말 가관이네. 이걸 보여주면서 날 불쾌하게 만들고 싶다는 거야?’그러나 윤하경은 모른 척, 일부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어머, 지호야. 모기한테 물렸어?”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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