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591 - Chapter 600

727 Chapters

제591화

“임 씨 부인.”김단은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그녀의 행동에 임 씨 부인은 얼어붙고 말았다.놀란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보았다.곧이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뭐,뭐라고?”“단아!”진산군이 낮게 소리쳤다.김단에게 임 씨 부인을 자극하지 말라는 의미였다.하나 김단은 자신을 잡은 두 손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이리 쉽게 자신을 데리고 가게 두어도 된단 말인가.그들이 자신에게 준 상처를, 그저 ‘기억상실’ 과 맞바꿀 수 있단 말인가.이러한 생각에 김단은 그저 코웃음이 나올 뿐이었다.김단은 임 씨 부인을 서서히 밀어냈다.“저는 이미 진산군 관저와 절연을 하였나이다. 임 씨 부인은 임원이라 하는 딸자식이 있사옵니다. 그리고 저는 임 씨가 아니라, 김 씨이옵니다.”임 씨 부인은 기억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이 일은 기억하고 있었다.김단의 말에 그녀는 세 발자국 뒷걸음질을 쳤다.진산군이 서둘러 임 씨 부인을 부축했다.혹여 다시 바닥에 넘어 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그들은 눈물을 흘렸다.“잠시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었느냐! 어찌 그리 물지 못해 안달이야!”그의 꾸짖음은 곧 임 씨 부인에게 김단의 말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임 씨 부인은 진산군의 멱살을 잡아당겼다.“그게 무슨 말입니까? 단이가 어찌 제 딸이 아닐 수 있습니까, 뭐라고 말씀 해보시지요!”진산군은 눈물을 닦으며, 그녀를 위로했다.“흥분하지 마시오. 내 말을 끝까지 들으시오, 부인.”하나 임 씨 부인의 감정은 더욱 북받쳐 올라왔다.곧이어 눈물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단이에게 상처 될 만한 말씀을 하신 겁니까? 대감, 말씀을 하시지요!”옆에 있던 소하가 눈살을 찌푸렸다.김단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그들에게 다가갔다.“진산군께서는 서둘러 부인을 데려 가셔야 하옵니다!”진산군도 그러고 싶기는 마찬가지였다.하나 흥분하는 임 씨 부인을 어찌 데려갈 수 있겠는 가.임 씨 부인의 팔에 피가
Read more

제592화

진산군과 임 씨 부인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김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소한이 문득 입을 열었다.“임학, 자네도 가봐야 하지 않겠소.”김단도 그제야 임학이 여전히 자리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그녀는 임학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임학은 김단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더니,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김단은 살짝 놀랐다.하나 주먹을 꽉 쥔 채로 물러 나지 않았다.옆에 있던 소하도 눈살을 찌푸렸다.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단을 한 번 바라보았다.그녀의 안색에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 한 후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순간, 하만촌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가슴 한켠이 아려왔다.그녀의 말대로, 김단은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이때, 소한이 임학의 멱살을 잡았다.“뭐 하는 짓 이오, 창피하지도 않소?당장 꺼지시오!”하나 임학은 소한을 밀칠 뿐이다.“자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오!”임학은 일어 날 생각도 하지 않았다.어머니가 기억을 잃었어도, 단이는 조금의 측은한 마음도 들지 않은 모양이지 않은가.그는 무릎을 꿇는 것을 제외하고, 임 씨 집안으로 다시 데려갈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단아, 이 오라버니가 잘못했다. 열다섯 해 동안 네게 잘 해준 기억으로, 한 번만 용서를 해줄 수 없겠느냐.”울먹거리는 목소리다.소한은 옆에 서서 그저 바라봤다.고개를 돌려 김단의 반응을 살펴보았다.임학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지지는 않을까 싶어 기다렸다.이전의 삼 년은 그녀에게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가득하다.하나, 임학의 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열다섯 해 동안, 그들은 김단을 지켜주고 살피기 바빴다.바람에 날아갈까 싶어 애지중지했다.어쩌면 열다섯 해의 기억으로 삼 년의 기억을 면할 수 있을까.어쩌면 한 번만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소한은 만일 김단이 임학을 용서한다면, 자신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하나, 김단은 쌀쌀맞은 눈빛으로 임학을 한 번 바라볼 뿐이다.그리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오
Read more

제593화

임학의 고집은 그리 쉽지 꺾이지 않는다.결정을 한 번 내렸다면,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무릎을 꿇을 지도 모른다.하나 단이도 만만치 않다.진정 임학이 지쳐 쓰러지면 마음이 약해질 것이라 생각하는가.소하는 소한의 생각을 알 리가 없었다.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이럴수록 단이는 방 문을 열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오.”그리고 임학의 오른손을 살폈다.“임 도령, 손이…”“괜찮습니다.”임학이 소하의 말을 끊었다.“만일 저를 내쫓는 다 하셔도, 관저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을 겁니다. 하나 밖에서 다른 이가 보게 된다면, 단이에게 더욱 안 좋은 소문이 돕니다.”그의 말은 아무도 자신을 건들지 말라는 뜻이다.임학의 말에 소하는 그저 한숨을 내쉴 뿐이다.그리고 소한을 바라보았다.“너도 남겠느냐.”소한은 임학을 바라보았다.만일 그와 함께 자리에 남는다면, 자신에게 불덩이가 튈지도 모른다.“알아서 잘 처신하시오.”그리고 발걸음을 옮겼다.소하,호위병들,숙희와 왕철도 자리를 떴다.커다란 마당에는 임학이 홀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어느새, 하늘이 어두워졌다.임학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한편, 숙희가 김단에게 세수를 할 물을 가지고 왔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김단의 안색을 살폈다.혹여 임학 때문에 표정이 좋지 않을까 봐 걱정이 들었다.이때, 김단이 입을 열었다.“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느냐.”숙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리고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아씨, 노비가 보아하니 밖의 날씨가 좋지 않사옵니다. 곧 큰 비가 내릴 듯 하옵니다.”밖에는 별, 달도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바람도 더욱 거세졌다.여름의 비는 변덕스럽고, 거세다.금방 몸을 적시고 만다.김단은 세수를 하려고 손을 올리고는 잠시 멈추었다.그리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숙희야, 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김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녀는 창문을 통해 깜깜한 하늘을 바라보았다.“돌아오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자신에게 용서해달라고 비는 것 같
Read more

제594화

한편, 서재 안.최지습이 탁상에 앉아 황제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큰 천둥소리에 최지습은 아무 말 없이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는 흑돌을 들고, 바둑판을 바라볼 뿐이다.“집중하거라.”최지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바둑판을 한번 훑고는 백돌을 두었다.“씁..”황제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내 발등을 찍었구려.”황제는 잠시 생각하고는 흑돌을 들었다.“어찌 돌아올 생각을 하였냐.”“산적의 수배령을 보았나이다.”최지습은 사실대로 말했다.“호랑이군이 쌓아 올린 공을, 몇 명의 악랄한 자들 때문에 명예를 잃고 싶지 않사옵니다.”“그래.”황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목소리에는 희비가 들리지 않았다.곧이어 흑돌이 바둑판 위에 올려졌다.최지습은 미간을 찌푸리며 여러 방법을 생각했다.하나 똑같은 결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에, 쥐고 있던 백돌을 다시 바구니에 넣었다.“주상께서 이기셨나이다.”그의 말이 끝나자 황제는 바둑판을 뒤집어엎었다.그 바람에 바둑판과 바둑이 모두 바닥에 흩어졌다.내시 몇 명이 서둘러 무릎을 꿇었다.그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벌벌 떨기 바빴다.하나 최지습은 담담하게 앉아 있을 뿐이다.황제를 한 번 보고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황제는 씩씩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최지습을 가리키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한 해도 아니고, 여덟 해! 짐은 네가 밖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다! 어찌 죽지도 않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이야! 네가 귀신이 되어 짐을 지옥에 데려가는 줄 알았다!”최지습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주상은 정치에 최선을 다하시고, 백성을 애정하는 용의 천자이시옵니다. 어찌 지옥에 데려가겠나이까.”“가당키나 한 소리!”황제가 크게 분노했다.최지습은 미간을 찌푸렸다.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첨을 부리지 말았어야 했다.황제가 계속 말을 이었다.“만일 그 산적들이 호두 자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짐은 영원히 너를 다시 볼 수 없었을 것이야.”최지습은 김단을 떠올리며, 사실대로 대답했다.“
Read more

제595화

황제는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표정이다.곧이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최지습을 바라보았다.“혹여 짐이 너를 죽일 줄 알고 그런 것이야?”최지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사실 그도 정답을 알고 싶었다.진정 자신이 유일한 아우에게 버림받을 뻔했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서재 밖의 빗소리가 끊임없이 최지습의 심장을 두드렸다.황제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그리고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 토닥였다.“짐은 네 심정을 이해한다... 하나 나에게 지습이 너 빼고는 다른 아우가 없어.”‘지습이’ 라는 말에 최지습은 오래전의 일을 떠올렸다.자신의 모친은 왕에게 총애를 받지 못하였다.그 탓에 여러 황자들이 최지습을 괴롭히기 일쑤였다.하나 자신을 위해 나서 준 사람은 어린 태자, 지금의 황제였다.그 이후로 큰 궁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은, 모친을 제외하고 또 한 명이 늘어났다.두 사람의 관계는 아우 중에 제일 좋았다.이후에 최지습이 전쟁을 나가면서 옅어졌을 뿐이다.최지습은 황제가 일부로 자신의 기억을 쑤시는 것 인지 알 수 없었다.하나 적어도 지금은 자신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됐다, 이제 그만 돌아가거라!”황제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차를 한 입 마셨다.“평양원군 관저로 돌아가거라. 짐이 계속 사람을 시켜 관리했다.”그의 말에 최지습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자신을 죽었다고 말했지만, 몇 년동안 자신의 관저를 관리해주고, 자신을 기다린 것이다.순간 여러 감정이 북받쳤다.최지습은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에게 예의를 차린 뒤에야 발걸음을 옮겼다.서재에서 나갈 때, 고개를 돌렸다.촛등에 생긴 그림자는 구부정했다.그의 모습에서 외로움이 느껴졌다.아우가 많이 늙었구나, 하고 생각했다.서재에서 나오자,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내시 하나가 우산을 건넸다.“신하가 배웅해드리겠나이다.”최지습은 우산을 건네받았다.그제야 작은 내시를 따라갔다....김단은 침상에서 몸을
Read more

제596화

큰 비는 멈출 줄 몰랐다.우산을 들고 있어도 금세 김단의 바짓가락을 적셨다.임학을 보러 갔을 때는 바지가 이미 다리에 달라붙을 정도로 젖었다.한편, 임학은 여전히 마당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우비 속에서 그의 모습은 유난히 작아 보였다.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숙희가 서둘러 우산을 들고 다가갔다.“도련님, 빗줄기가 거셉니다. 상처까지 있으시니, 얼른 돌아가셔야 하옵니다!”하나 임학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만일 도련님께서 오늘 날로 인해 손을 못 쓰시게 되면, 아씨께서 어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겠사옵니까!”그녀의 말에 임학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비에 잔뜩 젖은 탓에 눈을 크게 뜰 수 없었다.그저 흐린 눈으로 김단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멀리서 우산을 쓴 채로 서있었다.비바람이 거센 탓에 두 손으로 우산을 잡고 있어도 흔들렸다.단이구나.그 모습은 어릴 때의 모습과 똑같았다.어찌 그리도 아끼던 누이를 버렸을 가.어찌 누이를 세답방으로 보냈을 가.어찌 사람을 시켜 누이를 때리고, 약을 먹였을 가.대체 무언가에게 홀려 작은 누이를 다치게 하였을 가.뜨거운 눈물이 뺨을 흘러내렸다.임학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여름철에 한번도 내리지 않던 비는 자신이 무릎을 꿇자 내렸다.어쩌면 하늘도 그에게 벌을 내리는 것 같았다.한편, 김단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다.숙희의 설득에도 움직이지 않는 임학의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갔다.임학은 온몸이 젖은 탓에 꼴이 형편없었다.김단은 그를 한 번 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진산군 관저는 도령께서 이끌어야 하오, 자신이 아니더라도 대감과 부인을 생각해서라도 말이오.”말투는 쌀쌀맞기 그지없었다.하나 임학은 자신을 보러 와준 김단이 고마울 따름이다.“단아…”쉰 목소리가 들렸다.“오라버니가 잘못했어. 용서해다오.”김단은 묵묵히 임학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서서히 쭈그려 앉았다.두 사람의
Read more

제597화

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마치 자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임학은 김단의 말에 마음이 저릿저릿 아팠다.또 한편으로는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반항할 수도 없고, 무력한 상태가 그를 휘감았다.결국 임학은 눈앞이 흐려지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자신의 방 안이었다.임학은 익숙한 천막을 보자 머리가 아팠다.옆에서 의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깨셨나이까.”임학은 그제야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새로 감은 오른손의 붕대를 보면서 어젯밤 단이의 말을 떠올렸다.순간 마음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어쩌면 비를 맞은 덕에 정신을 차렸을 지도 모른다.단이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이전의 행동을 하는 것은 틀린 선택임을.그녀의 말대로 그는 용서가 아니라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그는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곧이어 의원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머니께서는 괜찮으시오?”의원은 자신의 약을 정리하면서 답했다.“부인께서는 충격을 받으신 탓에 정신이 올바르지 않으시옵니다. 회복에는 아씨의 도움이 필요할 것 이옵니다.”임학이 깜짝 놀랐다.“그게 무슨 말이오. 만일 단이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의원은 임학을 보고 잠시 뒤에야 입을 열었다.“의원은 그리 생각하지 않사옵니다.”임학은 의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의원께서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주시오.”의원은 약 상자를 덮고 입을 열었다.“부인께서 처음으로 쓰러지셨을 때는,작은 아씨가 친 딸이 아니라는 사실과 큰 아씨께서 장양강에 몸을 던지셨을 때지요. 부인께서는 힘든 날을 보내셨사옵니다. 하나, 처음으로 정신이 혼미하셨을 때는 작은 아씨가 유배를 받으셨을 때입니다.”듣자하니 모든 질병의 원인은 임원에게 있었다.그는 습관적으로 반박했다.“아니오. 단이야말로 어머니께서 낳으신 친자식이오. 임원은 그저 가짜에 불과하오, 그저 삼 년을 진산군 관저의 딸로 지냈는데, 어찌 단이의 열다섯 해와 비교할 수 있단 말이오.”의원은 담
Read more

제598화

임학은 의원의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잊는다는 것이 단지 사람을 잊는다 생각했다.하나 이러한 사실에 그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모습을 내비쳤다.“다른 방법은 없소?”의원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충분히 휴식을 취하시고 충격을 받지 않는다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실 수 있을 것이 옵니다.”하나 확실하지 않는 대답이었다.임학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 감사하오. 지금 어머니는 어디 계시오?”“아마도 큰 아씨의 별채에 계신 것 같습니다.”의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임학은 깜짝 놀랐다.그는 자신의 손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서둘러 김단에 마당으로 향했다. 더 이상 임 씨 부인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다.동시에 단이가 난처한 일이 없었으면 했다.어쩌면 임 씨 부인과 김단이 만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제일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한편, 김단은 대청에 앉아있었다.그저 진산군과 임 씨 부인을 바라볼 뿐이다.“단아, 이 어미가 만들어온 설탕물이야. 어렸을 때, 네가 제일 좋아하지 않았느냐.”임 씨 부인은 그릇을 들고 김단을 향해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진산군은 옆에 서서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는 김단을 향해 말했다.“네 어미가 해가 뜨기도 전에 만든 것이야, 마셔 보거라.”임 씨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단아. 네 입맛에 맞을 것이야.”말을 하면서 임 씨 부인은 억울한 모습을 내비쳤다.“이 어미가 어찌 너를 화나게 했는지 모르겠구나. 하나 홀로 너를 이 별채에 옮긴 것은 잘못했다. 이 설탕 물이라도 마시고 화 풀거라, 같이 돌아 가자꾸나.”김단은 머리가 아파왔다.어젯밤, 임학이 쓰러지고 나서 그는 숙희와 함께 호위병을 불러 진산군 관저로 돌려보냈다. 그 바람에 온몸이 다 젖어 버리고 말았다. 오늘 아침에 숙희는 열이 났고, 지금은 방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김단은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하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임 씨 부인이 가져온 설탕 물을 보며.그저 담담하게 한 마디 뱉었다. “옆에 두십시오,
Read more

제599화

만약 진산군이 처음부터 자신의 친딸을 알아봤다면 단이와 혼인한 사람은 소한이었을 것이다.소한의 이 한마디는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공기를 가르며 대청 안을 파고들었다.그때 임씨 부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 뭐라고 하신 겁니까? 가짜라니요? 그리고 세답방은 또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 딸이 어찌 그곳에 들어갈 수 있단 말입니까?”임씨 부인은 감정이 폭발하듯 소한의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겼다.“제대로 말해 보세요! 우리 딸이 어찌 노예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소한은 싸늘한 눈빛으로 대답했다.“왜 안됩니까? 당신들 때문에…”“소한!”단호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기 중에 울려 퍼졌다.급히 달려온 임학이 거칠게 소한의 옷깃을 잡아챘다.임학은 이를 악물고 최대한 낮게 속삭였다.“내 어머니 상태가 이상하다는 거 모르겠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이오?”소한은 그제야 임씨 부인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두 눈은 생기를 잃은듯 했고 얼굴은 창백하게 굳어 있었다.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것도 모자라 손까지 덜덜 떨고 있었다.순간 소한의 마음속에서 차올랐던 분노가 약간 사그라들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동자 깊숙이 자리한 원망과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임가 사람들이 눈이 멀어 자신과 김단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었는데 어찌 쉽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임씨 부인의 상태가 너무 위태로워 보였기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임씨 부인은 정신을 잃은 듯 임학의 팔을 꽉 움켜잡았다.“학아 네가 말해 보거라. 거짓말인 게지?”임학은 그녀를 부드럽게 끌어안아 주었다.“어머니, 우선 돌아가세요. 집에서 다시 이야기합시다.”하지만 임씨 부인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단이와 같이 있을 거야.”말을 끝낸 임씨 부인은 김단에게 돌아가려 했지만 임학이 재빨리 가로막으며 절박하게 외쳤다.“어머니, 제발 좀 진정하세요! 우선 돌아가서 얘기합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씨
Read more

제600화

진산군은 마침내 정신을 차린 듯 얼어붙은 몸을 간신히 움직여 무릎을 꿇었다.“소인 임유, 평양 원군을 뵙습니다!”임씨 부인과 임학도 서둘로 그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김단 역시 조용히 몸을 굽혀 예를 올렸다.그러나 오직 소한만이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두 눈에는 이글거리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눈앞에 있는 이 평양 원군이라는 남자, 그는 분명 그날 봤던 사냥꾼이었다.소한의 시선은 날카롭게 최지습을 겨누고 있었다.그 순간 최지습의 뒤에 서 있던 둘째 도령이 나서서 단호하게 외쳤다.“감히 평양 원군 앞에서 고개를 들다니. 참으로 대담하구나! 소한 당장 무릎을 꿇거라!”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잠시 최지습을 노려보았다.분노와 자존심이 충돌하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소한은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평양 원군을 뵙습니다.”그의 목소리에는 억눌린 분노와 불만이 묻어 있었다.최지습은 소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김단의 손목을 가볍게 잡아 일으켰다.“모두 고개를 들 거라.”그의 목소리는 묵직하고도 차분했다.명령이 떨어지자 진산군이 먼저 몸을 일으켰다.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고 얼굴에는 감격과 복잡한 감정이 엉켜있었다.“원군님, 8년이 지나 다시 뵙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그는 울먹이며 얘기했지만 최지습은 차갑게 시선을 돌렸다.그는 김단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물었다.“평양 관저는 너무 넓다. 나 혼자 살기 적적해서 그러는데 나와 함께 가지 않겠느냐?”김단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과거 수줍고 말수가 적었던 사냥꾼이 이토록 위엄 넘치게 말하는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그녀가 아직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소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단이와 원군님은 아무 사이도 아니지 않습니까? 함께 사는 건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아무 사이도 아니다’라는 말을 특히 강조하며 소한은 노골적으로 경계를 드러냈다.과거 김단은 최지습을 생명의 은인이라 칭했지만 소한은 이해할 수 없었다왜 하필 그때 그 사냥꾼이 평
Read more
PREV
1
...
5859606162
...
7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