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공기는 차분했지만 그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이 서려있었다.소하는 말없이 주변을 둘러보았다.허름한 지붕, 바래진 문짝, 낡은 가구들.이곳에서의 삶은 몹시 궁핍해 보였다.그러나 이곳은 완전히 버려진 폐가는 아니었다.그리고 이 집의 주인은 남자일 가능성이 높았다.그때 김단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백 도령은 사냥을 하러 가셨어요.”소하는 천천히 시선을 그녀에게로 돌렸다.그녀가 자신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을 구해준 사람이 사냥꾼이오?”김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을 뿐 더 이상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소하는 다시금 시선을 돌려 그녀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백 씨? 흔치 않은 성이군.”그 말에 김단의 미간이 미묘하게 좁혀졌다.그가 백우, 즉 최지습에 대해 불필요한 호기심을 가지는 걸 원치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오라버니, 저를 찾느라 오래 걸리셨나요?”소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리고 천천히 시선을 내리깔며 쓴웃음을 지었다.“낭자가 장양강에 떨어진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었소.”그의 시선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김단은 그가 고개를 숙이기 직전 그의 눈빛에 스친 깊은 외로움과 상실감을 똑똑히 보았다.그녀가 장양강에 빠진 지도 벌써 한 달 보름이 넘었다.그녀가 의식을 잃고 누워있을 때도,그녀가 이곳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도,그는 그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그가 얼마나 많은 실망을 거듭했고 얼마나 많은 허망한 단서를 좇으며 여기까지 왔는지 김단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삼백여 리의 거리.그는 어떻게 그녀를 찾아낸 걸까?그녀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을 텐데.“오라버니를 걱정하게 해드렸네요.”김단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소하는 그녀가 예전에 알던 김단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말투 속에 어떤 평온함이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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