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마당에서 미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김단은 깜짝 놀라 황급히 일어나 마당을 내다보았고, 누군가가 마당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누구세요?”“저입니다.”목소리가 어딘지 익숙했다.김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칠복이?”“맞습니다!” 칠복이는 대답을 하고 문 쪽으로 다가와 말했다. “어머니께서 저녁으로 닭곰탕을 끓이셨는데, 동꽃 숙모 일로 정신이 없어 챙겨주지 못하셨습니다. 저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셨어요!”춘 숙모는 며칠에 한 번씩 닭곰탕을 끓여주곤 했다.김단은 별다른 의심없이 말했다. “그래, 알았다. 문 앞에 놓고 가거라. 내가 좀 이따 가지고 가마.”“알았습니다!”그 역시 호쾌하게 대답했다.잠시 뒤 김단은 칠복이가 마당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일어나 절뚝거리며 문 앞으로 갔다.문을 열어보니 바닥에 닭곰탕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그녀는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닭곰탕을 집어 들었고, 바로 그때 구석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와 그녀의 입을 틀어 막았다.그의 손에는 마취제가 들려 있었다.김단은 순간 숨을 들이 쉬었고, 이내 눈앞이 아득해지며 금세 정신을 잃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고 이내 자신이 누군가의 어깨에 들쳐 메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빨리 가시오, 백우 형님이 돌아오면 큰일 날 걸세!”귓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바로 칠복이였다!김단은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그때 그녀를 들쳐 메고 있는 남자가 말했다. “못 가겠네. 난 며칠 전에 다리를 다쳤지 않은가, 자네도 알잖아!”김단은 과거 자신이 돌멩이로 정강이를 맞춰 넘어트렸던 한 사내를 떠올렸다.그녀는 깜짝 놀랐다.이 두 사람은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그녀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고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신을 잃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사방을 살펴보니 오솔길 왼쪽으로는 숲이 있었고 오른쪽으론 넓은 들판이었다.그때 그녀를 들쳐 메고 있던 남자가 멈춰 섰다. “안 되겠네, 다리가 너무 아파. 자네가 잠깐 들쳐 메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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