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회복 후 다시 별당에서 사람을 피하며 지냈다.큰 마님을 뵈러 가는 걸 제외하고는 거의 방을 나서지 않았다.첫째는 그녀의 상처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조용히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필요했고, 둘째는 그녀도 이 집안의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이었다.그 중에서 임원이 가장 그러했다.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녀가 눈에 밟혔고, 무슨 이상한 짓을 벌일지 알 수 없으니 조마조마했다.실제로 최근 몇 일 동안 임원은 몇 번이나 찾아왔다.매화당에 있는 가장 큰 매화 나무에 꽃이 피었다며 그 모습이 매우 화려하고 향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김단이 매화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직접 와 그녀를 초대하려고 했다.하지만 김단에게 소식을 전하기는커녕, 숙희는 임원에게 별당의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아씨가 아직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임원이 아무리 멍청하다고 해도 다친 사람을 억지로 끌고 나와 매화 구경을 가려 하지 않았기에, 이 일은 이렇게 끝이 났다.이후 김단은 다른 하인을 통해 이 일을 듣게 되었고, 숙희에게 예쁜 발찌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그런 불쾌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은 문 밖에서 거절하는 것이 마땅했다.어느덧 정월대보름이 다가왔고, 아침 일찍 숙희가 잔뜩 들떠서 편지를 가져왔다. “아씨, 명정 대군의 편지입니다!”김단은 화장을 하고 있었고, 숙희의 말을 듣고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진산군 댁 사람들을 제외하고 명정 대군까지 만나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았다.주변에서 그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원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명정 대군과의 혼사는 이미 결정된 일이기에, 앞으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원치 않아도, 이 편지는 읽어야 했다.그녀는 손을 뻗어 편지를 건네 받았고, 편지 봉투를 보고는 흠칫 놀랐다.옆에 있던 숙희가 매우 궁금해하며 물었다. “아씨, 명정 대군께서 뭐라고 쓰셨을
Last Updated : 2025-01-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