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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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다 됐어? 선생님 오후에 또 볼일 있단 말이야.”이수빈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도아영은 문밖에 서 있는 이수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래, 지금 내 처지에 아무나 다 짓밟으려고 하겠지. 이해해.’그녀는 곧이어 의사에게 말했다.“그럼 약 처방 해주세요.”“네.”의사가 처방을 내리고 주의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했다.도아영은 모든 일을 마무리한 후에야 처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때 문밖에 있던 이수빈이 짜증 섞인 얼굴로 쏘아붙였다.“다 됐지? 그럼 나 간다.”“선생님, 이건 구 선생님께서 선생님께 드리라고 한 진단서예요.”도아영이 상해진단서를 건넸지만 이수빈은 보는 척도 안 하고 대충 옷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알았으니까 얼른 가자고! 나 시간 없어.”이수빈은 빠른 보폭으로 걸어갔다.“저 약국 가서 약도 받아와야 해요. 구 선생님이 저 혼자 약 받기 불편하니 이 선생님더러 도와달라고 했어요. 이렇게 가버리면 저는 어떡해요?”“아영아, 자꾸 구 선생님 들먹이지 마! 가벼운 찰과상 같은데 엄살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연고 좀 바르면 금방 나을 것을!! 시간 없으니까 얼른 가자!”그는 귀찮다는 듯이 말하며 고개를 홱 돌리다가 마주 오는 사람과 정면으로 부딪쳤다.“누구야? 눈멀었어? 길 똑바로 안 봐?”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이수호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 이수빈은 표정이 얼어붙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아이고, 이 대표님이셨군요! 대표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안 비서.”“네.”이때 안지원이 앞으로 나서서 단숨에 이수빈을 쓰러트렸다.그는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질렀지만 안지원이 곧이어 그의 손등을 힘껏 짓밟았다.“살려주세요! 대표님, 제발 살려주세요!”조용하던 병원에 비명이 울려 퍼지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이곳으로 시선을 옮겼다.“가벼운 찰과상이라 엄살 부리지 말라고? 그럼 너도 약 처방 필요 없이 연고만 바르면 금방 낫겠네. 안 비서!”이수호가 차갑게 말했다.“네, 대표님.”안지원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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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이를 본 이수호는 재빨리 손을 놓아줬고 도아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안 비서, 따라가.”“네.”안지원이 그녀의 뒤를 바짝 따랐다.도아영은 계단으로 아래층까지 내려갔고 안지원이 곧장 따라갔다.1층 약국에서 약을 가질 때 그녀는 봉투가 없어서 한 손에 다 담아야 했다.하지만 6개의 약 박스를 다 잡을 수가 없어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허리를 숙이고 약을 주우려 하는데 이수호의 깨끗한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왜 또 왔어?!’그녀는 속으로 구시렁댔다.“안 비서, 대신 약 좀 주워줘.”“네.”안지원이 몸을 숙이고 박스를 일일이 주웠다.“대표님은 이게 재밌어요?”“나름 재미있는데?”이수호는 그녀의 초라한 몰골을 흐뭇하게 바라봤다.이때 도아영이 손에 든 약을 그의 얼굴에 내던졌다.“나 놀리고 싶은 거라면 꿈 깨요!”그녀가 자리를 뜨려고 홱 돌아섰는데 이수호가 덥석 손을 잡았다.“그러게 진작 말했잖아. 넌 내 약혼녀라는 타이틀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다시 선택할 기회를 줄게. 계속 남들에게 괴롭힘당하는 도아영으로 살래 그냥 내 약혼녀가 될래?”“너무 거만하신 거 아니에요, 대표님?”그녀는 이수호의 손을 뿌리치고 혐오에 찬 눈길로 쏘아붙였다.“이경 그룹 사모님? 전혀 욕심나지 않아요. 이렇게 괴롭힘당하는 도아영으로 살고 말지! 그렇지만 이수호 씨,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너무 거만 떨지 말아요.”그녀는 그렇게 병원을 나섰다.매정하게 떠나가 버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수호는 분노가 차올라 손에 든 약을 바닥에 내팽개쳤다.“대표님, 아영 씨도 홧김에 저렇게 말한 거니 너무 화내지 마세요.”“도아영, 아주 잘났어! 넌 내 약혼녀가 아니면 아무런 가치도 없어. 내가 톡톡히 보여줄게.”병원 밖.도아영은 어느덧 길거리로 걸어 나왔다.아까는 이수빈의 차에 앉아 병원까지 왔는데 이제 이수호가 그의 손등을 짓밟아버렸으니 홀로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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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그녀는 나름 자상해 보이는 서현우의 표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대표님 신변에 훈련 잘 받은 경호원들이 많다던데 요즘 나 따라다니는 사람도 한 명 보이더라고요. 항상 50미터 밖에서 따라다니던데 대표님은 무슨 상황인지 잘 아시겠죠?”그녀는 명확하게 말하진 않았다.서현우가 또 어떤 나쁜 의도를 품고 그녀에게 사람을 붙였을까?하지만 이제 이 남자와 한배를 탔으니 깊게 고민해봤자 소용이 없다. 결정권은 서현우에게 달려있으니까.“내가 너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든 줄 알아?”“네? 뭔데요? 얼른 알려주세요. 당장 고치게.”“똑똑하고 눈치 빠르고 그리고 또... 재미있어.”서현우의 차가운 얼굴에 미소가 번지니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었다.그는 장난감을 쳐다보는 듯한 눈길로 도아영을 바라봤다.“그래서 왜 여기까지 찾아왔어요? 설마 이 추한 꼴을 보려고요?”이수호의 파혼 발표는 이 바닥에 소문이 쫙 깔렸다.그는 일부러 도아영을 난감하게 굴려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또한 완벽하게 원하던 바를 이루었다.한성대에 재벌가 자제들, 권력가 자제들이 차고 넘치는 걸 누가 모를까?오늘 유하영과 조나린의 만행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겪어야 할 시련이 많고 많을 것이다.도아영이 의아한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볼 때 그가 문득 손을 잡고 손등에 난 상처를 살펴보았다.새하얗고 나른하던 손등이 어느덧 상처투성이가 돼버렸다.도아영은 재빨리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서현우가 힘이 너무 세다 보니 도무지 빼낼 수가 없었다.“우리 이제 협력하기로 했으니 파트너가 된 거잖아. 그래서 일부러 선물 하나 준비했는데 마음에 들어 할지 모르겠네?”도아영은 바짝 경계심을 올렸다.“무슨 선물이요?”“당연히... 좋은 거겠지.”서현우가 입꼬리를 씩 올리고 말했지만 그녀는 이 남자가 절대 호의를 베풀지 않을 거라 믿었다.그 시각 김한빈이 차를 어느 한 별장 앞에 세웠다.도아영은 어리둥절한 채 서현우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대문에 보란 듯이 걸린 조씨 저택이란 네 글자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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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네, 알겠습니다. 다 우리 나린의 잘못이에요. 도아영 씨한테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나린이가 아직 어려서 철이 안 들었어요.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배상해드릴게요!”조나린의 아빠는 제대로 겁먹었다.여태껏 강주에서 지내면서 단 한 번도 큰 인물을 건드린 적 없었으니까.해외에서 온 서현우 대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악한 인물이란 걸 모르는 이가 없다.그런 사람을 건드렸으니 앞으로 어떻게 편하게 살아가란 말인가?눈앞의 광경을 본 도아영이 미간을 구겼다.“대표님, 이게 대체 다 뭐예요?”“보이는 그대로야. 널 위해 복수해주잖아.”서현우는 언제 소파에 앉았는지 유유자적하게 말했다. 본인이 지금 범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진짜 제대로 미쳤군요! 내가 언제 이런 식으로 복수하랬어요?”그녀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아 자리를 떠나려 했다.이때 서현우의 얼굴에 띈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대표님, 아영 씨 모셔올까요?”김한빈의 물음에 서현우는 괜찮다고 손을 흔들었다.전에 그에게 가까이하려는 여자들은 전부 그가 가진 재부나 권력을 넘봤지만 도아영은 달랐다.감방에 가기 싫다고 재부를 거절했고 지금 하는 이 짓도 미친 행위라면서 권력을 거부하고 있다.아무런 욕심도 없는데 애초에 왜 그에게 다가온 걸까?“대표님, 아영 씨가 가버렸으니 강씨 일가에 보낸 사람들도 철수할까요?”“아니.”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수호가 강이나 지켜주겠다면 난 끝까지 도아영 지켜줘야지. 강주에서 과연 누가 더 대단한지 겨뤄봐야겠어.”저녁 무렵.도아영은 택시를 타고 도씨 저택으로 돌아왔다. 거실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유정연은 그녀를 보더니 대뜸 소리쳤다.“아영아, 뉴스에서 수호가 파혼한다고 하던데 그거 정말이야? 대답 좀 해봐!”아침 댓바람부터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댔고 모두가 도씨 일가의 상황을 궁금해했다.그중에서도 유정연은 파혼 사실을 알고 난 뒤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그녀는 무려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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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도아영은 그런 유정연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만 유정연은 그녀에게 준 혼수 20억 원이 떠올라 다짜고짜 도아영의 목을 조르고 충혈된 두 눈으로 윽박질렀다.“내 돈 내놔! 당장 내놓으란 말이야!”이에 도아영이 피식 웃으면서 옆으로 밀쳤더니 유정연은 초라하게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여자는 조만간 시집가야 하니 혼수를 미리 준다고 한 게 누구였죠? 우리가 사전에 계약서까지 썼는데 돌려달라고요?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도아영은 다친 손을 쓰다듬으면서 미소를 지었다.“대표님이 파혼한 건 나도 무척 속상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줌마도 이제 그만 마음 접어요...”이수호라는 예비 사위가 사라졌으니 유정연은 더 이상 밖에 나가서 거만을 떨 수가 없다.이 점은 도아영도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가장 중요한 건 이수호의 도움 없이 유정연이 절대 180억의 사채를 갚을 수 없다는 현실이다.그녀가 위층으로 올라가자 유정연이 끝내 본모습을 드러냈다.“이 나쁜 년 아,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 처음엔 제 동생 겨냥하고 이젠 또 나야? 양심도 없는 년! 배은망덕한 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수호랑 화해해! 들었어?!”하지만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도아영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그녀는 방에 돌아간 후에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오늘은 이수호를 떠난 첫날이다. 과정이 비록 험난하긴 했지만 이 또한 보람찬 첫 시작이었다.다만 우려되는 점이 하나 있다면... 이수호가 절대 쉽게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괜찮아. 이 기간만 버티면 돼.’이수호의 분노가 좀 더 가라앉으면 도아영을 향한 마음도 서서히 사라질 테니까.그녀가 눈 좀 붙이려고 할 때 문밖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수호야!”유정연의 앙칼진 목소리가 곧장 도아영의 귓가에 울렸다.어찌 된 영문인지 알아채기도 전에 이수호가 다짜고짜 위층으로 올라왔다.“도아영, 당장 나와!”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 남자가 침실 문을 벌컥 열었다.도아영은 잔뜩 흥분한 그를 바라보면서 미간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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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그녀는 무방비상태로 바닥에 넘어져 단단한 돌멩이에 손목을 부딪쳤고 곧장 피가 흘러내렸다.이때 이수호가 싸늘한 시선으로 쏘아붙였다.“오늘 뭐 했는지 말해!”도아영은 손목이 너무 아파서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하지만 끝까지 굴하지 않고 이수호를 노려보며 대답했다.“그건 대표님도 병원에서 다 봤잖아요? 뭘 더 물어요?”“끝까지 발뺌할 거야?”그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저녁에 사람 시켜서 이나네 집을 박살 낸 거 너 맞지?”도아영은 문득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대체 뭔 말이지?’“모른 척하지 마라! 이나 친구들이 널 괴롭힌 건 맞지만 그게 대체 이나랑 뭔 상관이야? 네가 이렇게까지 독한 여자인 줄은 몰랐어. 진작 알았다면 한성대에서 내쫓을 게 뻔한데!”다짜고짜 모든 죄를 덮어씌우는 이 남자가 너무 한심하고 또 저 자신이 억울할 따름이었다.“내가 한 거 아니에요!”“내가 그 말을 믿어줄 것 같아? 넌 진작 이나를 질투했잖아. 전에는 그래도 작은 꼼수나 부리는 거로 여겼는데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네?!”이수호는 음침한 표정으로 칼날 같은 말을 내뱉으며 도아영의 심장을 마구 난도질했다.“다시 한번 말하는데 나 그렇게 비겁한 인간 아니에요.”그녀는 고통을 꾹 참고 쓴웃음을 지었다.“대표님이 강이나 씨 좋아하는 거 알아요. 맞아요, 나도 한때 대표님을 좋아했어요! 그렇다고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건 아니죠! 나는 뭐 마땅히 두 사람 사이의 희생품이 되어야 하나요? 이미 자리도 내줬잖아요. 대체 뭘 더 어쩌라는 거예요?”그녀의 호소에 이수호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 도아영이 이런 말까지 할 줄은 예상치 못한 듯싶었다.그녀의 눈가에 미련, 증오,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까지 어려있었다.결국 그녀는 눈시울이 빨개졌다.전생에 이미 버림받은 희생품이 되었으니 이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하다.손목의 상처가 점점 심해졌지만 이수호는 끝까지 차갑게 쏘아붙였다.“잘못을 저질렀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네가 결백한지 아닌지는 내가 단정 짓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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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래? 참 쉽게도 말하지!’도아영은 실소를 터트렸다.이수호가 이런 인간이었다는 걸 왜 깜빡했을까?그의 두 눈엔 오직 강이나 뿐이라서 다른 사람의 사활은 안중에도 없다.전생에 이수호는 도아영을 납치범에게 내던지고 마음껏 학대하게 했다.이번 생에 그는 또 이 여자를 경찰서에 보내버렸다.그야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도아영은 피가 철철 흐르는 손을 마다한 채 바닥에서 일어났다.“알았어요. 대표님이 원하신다면 경찰서 가서 조사받을게요. 다만 내가 무죄로 판결되면 대표님은 그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예요!”그녀는 차오르는 고통을 꾹 참고 문밖을 나섰다.차에 오른 후 온몸이 통증으로 마비될 것만 같았다.경찰은 그녀의 손에 난 상처를 신경 쓰지도 않았고 더욱 최악인 것은 낮에 바른 연고가 약발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도아영은 이토록 초라한 몰골에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자, 이게 바로 네가 원하던 거야. 네가 한때 사랑했던 남자라고! 눈이 멀어도 제대로 멀었지!’“내려요!”경찰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마치 그녀가 돈이 많아서 제멋대로 강이나를 괴롭혔다고 판명 난 것처럼, 이런 인간들은 너무 많이 봐왔다는 것처럼 마구 휘둘렀다.또한 도아영은 이수호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여기서도 좋은 대접을 받기는 다 글렀다.경찰 서장은 도아영의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다고 일찌감치 말했었다.결국 그녀는 차에서 내릴 때도 흉터에서 피가 줄줄이 흘러내렸지만 경찰은 보는 척도 안 하고 취조실까지 끌고 갔다.도아영은 이미 백지장처럼 안색이 창백해졌다.“도아영 씨, 오후에 어디 있었어요?”“병원이요.”“병원에서 나오고 어디로 갔어요?”“...”“대답하세요! 병원에서 나오고 어디 갔어요?”“조씨 저택으로 갔어요.”“조나린 씨 집인가요?”“네, 그렇습니다.”“낮에 조나린 씨와 유하영 씨, 강이나 씨까지 도서관에서 언쟁을 벌였다고 복수심에 강이나 씨 집으로 사람을 보내서 그 소란을 피운 겁니까?”“제가 한 거 아닙니다.”도아영이 단호하게 대답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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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어머, 이게 누구야? 도씨 일가 따님이잖아! 진짜 소문대로 예쁘게 생겼네.”중년 여자가 몸을 어루만지자 도아영은 역겨워서 상대의 손을 뿌리쳤다.“꺼져!”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그 여자가 도아영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제대로 한 방 맞은 도아영은 머리가 띵해졌다.“아직도 네가 부잣집 딸인 줄 알아? 꿈 깨!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 그 사람들은 널 평생 여기 가둘 능력이 된다고. 알아듣겠니?”이때 또 다른 여자가 다가오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반항할 마음은 일찌감치 접는 게 좋을 거야. 괜히 여기서 힘 빼지 말고.”이때 도아영이 갑자기 큰소리로 웃었다.다른 죄수들은 그녀의 반응에 화들짝 놀랐다.뺨을 맞고 이렇게 웃는 사람은 처음이니까.“당신들은 미래가 없는 인간들이야. 감히 날 건드려? 너희들이나 조심해!”도아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난 무조건 구해주는 사람이 있거든. 너희는 그런 사람 전혀 없잖아.”그녀의 거만한 태도에 한 여자가 야유를 퍼부었다.“다 죽게 생겼는데 아직도 헛소리야? 잘 들어. 너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 고생길만 열릴 거야.”이어서 몇몇 여자들이 시선을 주고받더니 곧장 도아영의 사지를 제압했다.도아영은 원래 손에 난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꽉 짓눌리다 보니 안색이 창백해지고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그중 한 여자가 도아영의 긴 생머리를 확 잡아당겼다.“말해! 솔직하게 말하란 말이야!”도아영은 아픔을 견디면서 경멸의 미소를 날렸다.“너희는 날 취조할 자격 없어.”“그래?”죄수가 그녀의 흉터를 꽉 누르자 또다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이건 감방에서 자주 쓰는 수단이다.이수호가 그녀의 자백을 얻으려고 이 사람들을 매수한 게 뻔하다.아쉽게도 도아영은 절대 자백할 리가 없다.그 여자가 세게 짓누를수록 도아영은 더 소름 끼치게 웃었다. 마치 고통을 전혀 못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얘는 좀 맞아야겠다.”그 여자의 한마디에 두 사람이 도아영의 팔을 꽉 잡고 다른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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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같은 시각, 이경 그룹.이제 곧 저녁 9시가 다 되어가는데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나갈 수가 없었다.이수호가 돌아와서 회의를 시작한 뒤로 줄곧 음침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그는 회의는커녕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다.한참 후 보다 못한 안지원이 입을 열었다.“대표님, 9시입니다.”이수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들여다봤는데 정말 9시가 다 되었다.“알았어. 이만 끝내.”이수호가 담담하게 말했다.넋이 나간 그의 표정에 안지원은 어리둥절해졌다.“그럼 아까 그 프로젝트는...”“나중에 다시 상의하는 거로.”곧이어 그는 회의실을 나섰다.안에 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나중에 다시?!그럼 여태껏 상의한 건 다 뭘까?다만 이수호의 안색이 너무 어두워서 감히 찍소리도 못 냈다.이토록 섬뜩한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수호가 무덤덤하게 물었다.“아영이 조사는 어떻게 됐어?”“아직입니다. 제가 전화해서 다그치겠습니다.”“아니야. 내가 직접 가봐야겠어.”“네?”안지원은 충격에 휩싸였다.‘직접 가본다고?!’30분 후, 경찰서.“어머, 대표님! 미리 연락이라도 하시지 그랬어요.”서장 장윤기가 재빨리 그에게 달려가 아양을 떨었다.다만 이수호는 이런 하찮은 것들과 말을 엮고 싶지 않았다.“아영이 어디 있어?”“감방에 넣어뒀어요. 한번 보러 가시겠어요?”“뭐라고?”이수호의 눈빛이 한없이 싸늘해졌다.“누가 감방에 가두라고 했어? 자백한 거야?”“강이나 씨가 연루된 사건인데 어찌 그리 쉽게 자백하겠어요?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죠.”장윤기가 아부하며 웃었다.“제가 특별히 신경 쓰라고 했는데 어지간히 고집스러운 게 아니더라고요. 끝까지 자백 안 하는 거 있죠!”장윤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수호가 이를 악물고 되물었다.“특별히 신경을 써?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음침하게 변해가는 그의 표정에 장윤기는 덜컥 겁이 났다.“아니 그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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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여죄수가 손을 번쩍 들고 도아영을 따끔하게 혼내려 할 때 이수호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당장 멈춰!”여죄수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렸더니 정장 차림의 이수호가 싸늘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옆에 있던 장윤기는 황급히 문을 열어주었다.감방 안은 피바다가 되었고 헐뜯겨버린 머리카락이 널브러졌다.도아영은 구석에 축 늘어져서 거의 의식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고 옷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었고 특히 빨갛게 물든 손목 상태가 충격의 도가니였다.이수호는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고 안색이 창백해졌다.이 광경을 본 장윤기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죄수들을 질책했다.“누가 이렇게 심하게 때리라고 했어?”“죽기 직전까지 때리라면서요?”여죄수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장윤기, 너 이제 이런 개수작까지 부리는 거야?”이수호가 짙은 얼굴로 쏘아붙였다.“아, 아닙니다! 오해예요, 다 오해라고요!”그가 더 해명하려 했지만 이수호는 더 이상 들어줄 겨를이 없었다. 만신창이가 된 도아영을 품에 안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는 이수호였다.“대표님!”안지원도 도아영의 몰골을 보더니 충격에 휩싸였다.단순히 취조하러 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당장 병원으로 가!”“네.”안지원은 부랴부랴 차 가지러 갔고 감방 안에서 장윤기는 한심한 눈길로 여죄수들을 바라봤다.“서장님, 우린 다 서장님 분부대로 한 겁니다... 저 여자가 워낙 고집이 세서 끝까지 자백하지 않은 거라고요. 우리도 최선을 다했어요. 형량을 줄이는 건...”“뭐? 형량을 줄여? 이것들 확 사형 판결 내려버릴라!”장윤기는 곧장 감방을 나섰다.이 여자들은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어떻게 도아영을 죽기 직전까지 쥐어 패버릴 수 있을까?이수호가 끝까지 따져 묻는다면 그들은 전부 끝장날 것이다.센트럴 병원.이수호는 조심스럽게 도아영을 침대에 눕혔다. 의사가 그녀를 수술실로 밀고 가려 할 때 이수호는 문득 가슴이 조여왔다.“대표님, 의사 선생님이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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