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됐어? 선생님 오후에 또 볼일 있단 말이야.”이수빈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도아영은 문밖에 서 있는 이수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래, 지금 내 처지에 아무나 다 짓밟으려고 하겠지. 이해해.’그녀는 곧이어 의사에게 말했다.“그럼 약 처방 해주세요.”“네.”의사가 처방을 내리고 주의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했다.도아영은 모든 일을 마무리한 후에야 처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때 문밖에 있던 이수빈이 짜증 섞인 얼굴로 쏘아붙였다.“다 됐지? 그럼 나 간다.”“선생님, 이건 구 선생님께서 선생님께 드리라고 한 진단서예요.”도아영이 상해진단서를 건넸지만 이수빈은 보는 척도 안 하고 대충 옷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알았으니까 얼른 가자고! 나 시간 없어.”이수빈은 빠른 보폭으로 걸어갔다.“저 약국 가서 약도 받아와야 해요. 구 선생님이 저 혼자 약 받기 불편하니 이 선생님더러 도와달라고 했어요. 이렇게 가버리면 저는 어떡해요?”“아영아, 자꾸 구 선생님 들먹이지 마! 가벼운 찰과상 같은데 엄살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연고 좀 바르면 금방 나을 것을!! 시간 없으니까 얼른 가자!”그는 귀찮다는 듯이 말하며 고개를 홱 돌리다가 마주 오는 사람과 정면으로 부딪쳤다.“누구야? 눈멀었어? 길 똑바로 안 봐?”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이수호의 싸늘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 이수빈은 표정이 얼어붙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아이고, 이 대표님이셨군요! 대표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안 비서.”“네.”이때 안지원이 앞으로 나서서 단숨에 이수빈을 쓰러트렸다.그는 너무 아픈 나머지 비명을 질렀지만 안지원이 곧이어 그의 손등을 힘껏 짓밟았다.“살려주세요! 대표님, 제발 살려주세요!”조용하던 병원에 비명이 울려 퍼지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이곳으로 시선을 옮겼다.“가벼운 찰과상이라 엄살 부리지 말라고? 그럼 너도 약 처방 필요 없이 연고만 바르면 금방 낫겠네. 안 비서!”이수호가 차갑게 말했다.“네, 대표님.”안지원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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