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201 - Chapter 210

233 Chapters

제201화

“미안 미안, 책 읽다가 그만 늦어버렸네요.”뭇사람들의 놀라운 시선 속에서 도아영은 서현우의 차에 올라탔다.그 시각, 이제 막 강의1동에서 나온 강이나는 다들 한정판 수입차를 바라보며 쉬쉬거리자 저도 몰래 미간이 구겨졌다.“도아영? 바로 그 이수호 대표님 약혼녀 말하는 거야? 걔가 서현우 차에 올라탔다고?”“서현우 같은 큰 인물이 학교 앞까지 찾아왔다는 건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말해주잖아!!”몇 사람들은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쉬쉬거렸다.차가 떠나갈 때 강이나는 차창 너머로 도아영과 서현우가 흐뭇하게 웃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순간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지난번에 도아영이 그녀에게 서현우를 소개해줄 때 일부러 꼽 주려고 한 게 틀림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강이나는 곧장 박태오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얼른 움직이라고 했다.이수호에게 도아영의 본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한편 차 안에서 서현우는 도아영이 품에 안은 책들을 바라봤다.[자본론]에 시선이 꽂히자 서현우가 대뜸 실소를 터트렸다.아주 잠깐이지만 도아영은 그의 표정을 바로 캐치했다.서현우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여전히 입꼬리를 씩 올렸다. 눈가에 스친 경멸의 뜻은 지울 수가 없었다.“왜 웃어요?”도아영이 인상을 구기면서 물었다.“이 책 보면 네 머리만 더 나빠질걸.”“...”그녀는 어이가 없었다.“오후 내내 봤거든요. 나름 수확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수확?”서현우가 눈썹을 치켰다.“교과서는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다루는 경향이 많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교과서는 항상 두 페이지로 늘려놓지. 이런 책들은 평범한 대학생들이나 속일 수 있다고 여겼는데 아영이 너도 당하는구나?”“이봐요!”서현우는 대놓고 그녀를 야유했다.이에 도아영은 창문을 열고 품에 안은 책들을 아예 밖으로 내던졌다.“자, 이제 책 다 버렸어요. 대표님께서 무슨 뜻인지 나도 알거든요. 이제 직접 강의해주시죠. 회사는 어떻게 운영해야 해요? 금융 쪽으론 대표님이 나보다 훨씬 선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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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하지만 이 돈은 도아영이 그녀에게 준 돈이다.즉 다시 말해 유정연은 앞으로 먼저 도아영에게 180억을 갚고 또 그녀에게 180억 원을 갚은 후 어마어마한 이자까지 전부 부담해야 한다.이 거래에서 도아영은 굉장한 수입을 얻을 것이다.그녀가 이렇게 하는 건 오직 돈 때문만은 아니다. 유정연을 감방에 보낼 이유를 하나 더 만들기 위해서, 종일 그녀 앞에서 알짱거리는 유정연을 없애기 위해서였다.“아무튼 이 일은 대표님께 너무 감사드려요...”도아영은 그의 손에서 계약서를 가져오려 했으나 서현우가 번쩍 들어 올리니 손이 닿지 않았다.“공짜는 없지. 내가 말했던 건 어떻게 됐어?”“...”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서현우에게 건넸다.“우리 집안에서 시내 구역에 있는 땅이에요. 미리 말씀드리는데 난 강이나처럼 빵빵한 집안 출신이 아니라서 공짜로 줄 순 없어요.”“전에 다 얘기했잖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조 원이야.”그의 대답을 들은 도아영은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 남자가 줄곧 장난치는 줄로만 여겼으니까.전생에 서현우는 확실히 2조 원을 들여서 강이나의 땅을 샀었다.강이나도 그 일로 강주에서 이름을 떨쳤고...하지만 도아영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일도 없다.거래 금액이 1600억이어도 좋고 160억이어도 좋지만 2조 원은 절대 안 된다.“대표님... 지금 나까지 대표님의 진흙탕물에 끌어들이시려는 거예요?”그녀는 이를 악물고 겨우 말을 내뱉었다.서현우가 2조 원이나 들여서 이 땅을 사는 건 해외에 있는 검은돈을 토지 매입 경로를 통해 세탁하려는 것뿐이니까.나중에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감방에 몇 년이나 갇혀있어야 할지 모른다.아니, 어쩌면 평생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되네. 너는 이해돼?”서현우가 예리한 눈빛으로 질문했다.이때 도아영이 감히 돈세탁이란 세 글자를 꺼내기만 한다면 아예 그와 한배를 탄 사람이 된다.그녀는 숨을 깊게 몰아쉬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농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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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어제 클럽에서 나온 뒤로 그는 줄곧 밖에서 지냈다.어떻게 도아영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어젯밤엔 분명 술에 취해서 그녀더러 복근을 만져보라는 유치한 행동을 했을 것이다.“대표님,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안지원이 참 타이밍도 안 맞게 사무실로 들어왔다.이수호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봤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룸을 연장하겠습니다.”“이리 와!”이수호가 대뜸 그를 불러세웠다.“네, 대표님!”“아영이 오늘 어때?”“아영 씨요?”안지원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아침 일찍 나가셨습니다. 별일 없는 것 같았어요.”“난 안 묻고?”“네. 그리고 저녁에 늦게 돌아올 테니 식사는 따로 준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순간 이수호의 안색이 확 짙어졌다.밥도 준비하지 말라고?이렇게 빨리 그와의 약속을 잊은 걸까?이수호는 당장 전화해서 따져 묻고 싶었지만 어제 클럽에서 있은 일이 또다시 뇌리를 스쳤다.“아영이한테 전화해!”“네...”안지원은 곧장 그녀에게 연락했다.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도아영이 전화를 받았다.“네, 안 비서님, 무슨 일이세요?”이때 이수호가 휴대폰을 낚아채고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안지원은 마지못해 큰 소리로 물었다.“아영 씨 수업 끝났어요? 기사 보내드릴까요?”“네, 끝났어요. 근데 저 볼일 있으니까 기사 안 보내줘도 돼요.”“누구 전화야?”문득 전화기 너머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수호의 안색이 돌변했고 안지원도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사무실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도아영은 곧장 안지원에게 답했다.“그럼 이만 끊을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전화를 끊은 후 사무실에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안지원은 조심스럽게 이수호의 표정을 살폈다.방금 들려온 그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익숙한 인물, 바로 서현우였다.“대표님, 어쩌면... 어쩌면 오해일 수도 있잖아요.”그는 여전히 도아영을 편들어주려고 했다.다만 이수호의 이마에 어느덧 실핏줄이 튀어 올랐다.“당장 조사해. 두 사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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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자, 얼른 먹어.”서현우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도아영은 테이블에 놓인 티본 스테이크를 바라보았는데 핏물이 고인 육즙이 실로 역겨울 따름이었다.“네, 천천히 먹을게요.”솔직히 그녀는 저녁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가끔 미팅하는 것 외에는 저녁을 거의 안 먹으니까.한편 서현우는 맞은편에 앉아서 마디가 선명한 손을 테이블에 걸치고 술잔을 가볍게 흔들었다.“저번에 날 떠보려고 했던 사람은 결과가 어떤 줄 알아?”도아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난 누가 날 떠보는 게 딱 질색이야. 잘난 척하는 인간들이 너무 별로거든. 널 죽이지 않고 함께 협력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줄 알아.”“아, 네... 너무 고맙네요, 대표님.”도아영은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서현우와 강이나를 이어주려고 그토록 애를 썼지만 정작 서현우는?도아영을 같은 배에 태워버리다니...그는 대체 도아영의 어디가 마음에 든 걸까?배경을 따져도 강이나가 외동이긴 하지만 물려받을 인맥과 재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강씨 일가와 이씨 일가가 사이가 안 좋았으니 망정이지 남현숙은 아마 강이나를 달갑게 손주며느리로 들였을 것이다.외모를 따져도 강이나 정도면 강주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성의를 논하자면... 강이나는 무려 시가 2천억의 땅을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그걸 마다한 사람이 서현우였다.환생한 후 도아영은 겪고 있는 모든 일이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다.멍청한 유정연 모자만 빼고 뭐 하나 뜻대로 되는 게 없었다.그녀는 미간을 구기고 수척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 그래도 한 번 더 고려해보시는 게...”“사인도 마쳤으니 더 고려할 거 없어.”서현우가 눈썹을 치켰다.“혹시 겁먹었어?”“네?”“진짜 겁먹은 거라면 애초에 알았어야지.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말이야.”그녀가 서현우의 명성을 모를 리 있을까?갱스터나 다름없는 서현우는 인성을 무시하고 룰도 없고 원칙을 따지는 법이 없다.이런 사람과의 거래가 가장 아찔하고 위험하다.하지만 그때 도아영에겐 별다른 선택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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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말해봐.”“대표님이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저는 전혀 아는 게 없거든요.”“그래서?”“이렇게 갑자기 저를 끌어들이시는 건 저한테도 확실한 보장을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닐까요?”“그러니까 네 말은 나중에 내가 감방에 들어가더라도 너만큼은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이거네?”“난 죄가 없잖아요!”“그럼 지금 나랑 하는 얘기는 또 뭔데?”“대표님!”서현우는 지금 뻔히 알면서 모르쇠를 하고 있다.그녀가 2조 원의 돈세탁에 관하여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만약 입 밖에 꺼낸다면 그녀 또한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공범이 될 테니까.나중에 감방에 들어가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도아영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자 서현우는 흥미진진하게 웃었다.“좀 전까지 본인은 용감하다고 하더니 그새 졸았어? 리스크가 큰 만큼 보상도 많은 법이야. 그렇게 겁에 질려서 산다면 평생 남들에게 짓밟히고 디딤돌이나 되어줄걸. 자고로 우린 약육강식의 시대에 살고 있잖아. 이수호랑 파혼하고 싶다면 반드시 그 사람보다 더 강해져야 해. 안 그러면... 떡하니 결혼식을 치르고 전업주부로 살 거야.”이 도리는 도아영도 잘 알고 있다.전생을 겪은 그녀로서 두 번 다시 이수호에게 얽매이고 싶지는 않았다.인간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법, 저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그건 걱정 마세요. 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이 결혼은 반드시 무를 겁니다. 난 절대 이수호의 와이프로 살기 싫거든요.”때마침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던 이수호가 이 말을 고스란히 듣게 되었다.옆에 있던 안지원도 표정이 확 굳었다.도아영이 이런 말까지 할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한편 이수호는 이마에 실핏줄이 튀어 오르고 두 눈이 한없이 음침해졌다.수년간 대표님을 따라다니면서 이토록 싸늘한 표정은 오늘이 처음이었다.“그래? 절대 내 와이프로 살기 싫어?”이수호가 이 말을 내뱉은 순간 도아영은 등골이 오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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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도아영이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어차피 수호 씨는 항상 나를 돈만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해왔잖아요. 내가 허영심에 눈이 멀어서 더 높은 곳에 기어오른다면서요? 그렇다면 뭐 당연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겠죠. 서 대표님은 수호 씨보다 훨씬 낫네요. 적어도... 나만 사랑해주고 다른 여자들과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진 않아요. 또한 사생아도 없고요.”한때 강주에서 오랫동안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강이나가 이수호의 아이를 가졌는데 그녀가 이수호를 위해서 아이를 지웠다고 했다. 이 소문에 관해서 이수호는 단 한 번도 해명한 적이 없다.결국 가까운 지인들은 그 아이가 이수호의 아이라고 묵인했다.전생에 수많은 사람들이 도아영을 이씨 일가에서 애만 낳아주는 도구라고 놀려댔었다.이수호에게 사랑받는 강이나에 비해 그녀는 단지 우스개에 불과했으니까.“내가 이나랑 아이가 있었다고?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한 거야? 도아영, 너 정말...”이수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지원이 서둘러 나섰다.“대표님! 아영 씨가 홧김에 한 말이니 일단 진정하세요.”“두 사람 사이에 애가 있든 없든 수호 씨가 강이나를 사랑한 건 팩트잖아요. 두 사람 계속 사랑하라고 내가 자리를 내주니까 수호 씨도 이제 나 좀 놓아줘요.”도아영은 이참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와 함께 여태껏 약혼한 상태로 지내면서 두 집안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이제 너무 지칠 따름이었다.이수호가 툭하면 도씨 일가를 들먹이면서 그녀를 협박하지만 않았어도 진작 파혼했을 텐데.절대 일말의 미련도 안 남았을 텐데.하지만 이수호는 점점 더 심해질 뿐이었다.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도아영과 서현우를 번갈아 보았다.“파혼? 좋아, 해줄게!”“대표님!”순간 안지원은 표정이 얼어붙었다.이 일을 남현숙이 알게 되면 뒷수습이 어려워질 테니까.이수호는 곧장 레스토랑을 나섰다.문득 대책 없이 질러버린 제 모습을 되새기자 도아영은 마음이 편해지긴커녕 다리에 힘이 풀렸다.그녀는 아직 이수호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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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어머, 난 또 누구라고? 이 대표한테 파혼당한 도아영 씨잖아!”유하영이 일부러 언성을 높였다.조용하던 도서관은 그녀의 말 한마디에 떠들썩해졌다. 다들 이쪽으로 따가운 시선을 보내왔다.그럼에도 도아영은 일을 더 크게 벌이지 않으려고 허리 숙여 책을 주우려고 했는데 조나린이 발로 힘껏 짓밟아버렸다.그녀는 하이힐로 도아영의 가늘고 새하얀 손을 짓밟고 심지어 거들먹거리면서 발목까지 비틀었다.심장을 후벼 파는 고통이 온몸에 퍼졌다.도아영은 일어날 수가 없었고 상대도 그녀를 부축할 생각이 없었다.“전에는 그렇게 이 대표님 약혼녀란 신분을 거들먹거리면서 잘난 척하더니 이제 파혼하니 어때? 계속 네 그 잘난 신분 거들먹거려봐?!”“얘가 무슨 신분이 남아있다고 그래? 도씨 일가는 원래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 이때 이 대표가 모든 협력을 중단하고 파혼 소식까지 발표했으니 얘 완전 궁지로 몰린 거야. 등록금은 낼 수 있을까?”유하영과 조나린은 맹비난을 날렸다.이 광경을 본 강이나가 입을 열었다.“나린아, 그만해. 얼른 부축해야지!”“뭐? 이나 넌 정말 너무 착해서 탈이야. 애초에 다들 너랑 이 대표가 천생연분이라고 했어! 도아영 이년이 제 주제도 모르고 끼어들다가 이 지경이 된 거잖아. 쌤통이다! 이년 때문에 너랑 이 대표가 뭔 죄야? 제발 좀 그만 편들어.”조나린은 말하면서 또다시 도아영의 손을 세게 짓밟았다.곧이어 그녀의 손등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너 무릎 꿇고 이나한테 사과하면 우리도 용서해줄게. 더는 너한테 따질 일 없어.”“맞아. 그리고 방금 떨어트린 책도 모조리 다 주워!”유하영과 조나린은 입을 나불거리면서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도아영을 쳐다봤다.이수호가 없는 도아영은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어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뭇사람들이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를 기대하고 있을 때 뒤에서 문득 차갑고 진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들 뭐 하는 거야?”순간 조나린은 화들짝 놀라서 발을 치웠다.도아영의 손등은 검푸른 멍이 들고 눈 깜짝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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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구연준은 그녀라고 체면을 살려주진 않았다.강이나도 바로 눈치채고 목이 확 멨다.계속 말을 이어간다면 본인만 손해 보는 일이니까.구연준은 도아영의 손목을 잡고서 손등에 난 험한 흉터를 보더니 미간을 확 구겼다.“근골을 다쳤어. 병원에 가봐야 해.”“나 그렇게 세게 밟진 않았는데!”조나린은 본인까지 연루될까 봐 얼른 강이나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나린이도 부주의로 그런 거예요. 치료비용은 저희가 부담할게요!”강이나가 구연준에게 말했다.“지금 치료비가 문제야?”이에 구연준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도서관 CCTV 조회해서 고의상해가 성립된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학교에서도 경찰 측 판정과 부상 정도에 의해 조나린에게 마땅한 처벌을 내릴 줄 알아.”“선생님! 저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조나린은 식겁하여 사색이 되었다.집에서 거액의 돈을 들이고 인맥을 수없이 동원하여 겨우 그녀를 한성대에 보냈는데 이렇게 퇴학을 당하면 부모님께 맞아 죽을 게 뻔하다.“이나야, 도와줘!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조나린은 결국 모든 희망을 강이나에게 걸었다.다만 오늘 일은 일단 CCTV만 확보한다면 조나린도 틀림없이 처벌을 받을 것이다.강이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선생님, 배상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그러니까...”“한성대에 돈 없는 애들 있어? 이나 너 계속 편들어주다가 세 사람 모두 공범이 되는 수가 있어.”말을 마친 구연준은 도아영을 부축하여 도서관을 나섰다.떠나갈 때 도아영은 고개를 돌리고 세 여자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도발에 가득 찬 그녀의 눈빛을 강이나가 모를 리 있을까?‘도아영, 너 일부러 이런 거지!’강이나가 속으로 되뇌었다.도서관 밖에서 구연준이 도아영의 손을 뿌리쳤다.“스읍! 아파요. 살살하라고요!”“이제야 아파? 대체 아까는 왜 그렇게 당하고만 있었어?”구연준은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꼭 마치 가시 돋친 고슴도치 같았다.좀 전에 손을 짓밟힐 때 도아영은 찍소리 없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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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알았어요. 선생님 빠이!”도아영은 그에게 깍듯이 인사하고 학교 밖으로 나갔다.그 시각, 이씨 일가.“이런 제기랄! 누가 네 마음대로 파혼하래?”남현숙은 단단히 화난 모습이었다.잠깐 방심한 틈에 이수호가 기자회견을 열어 도아영과 파혼했다고 발표할 줄이야.거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이수호는 입을 꾹 다물었고 옆에 있던 안지원이 거들어주려고 했다.“어르신, 실은...”“넌 닥쳐!”남현숙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옆에서 수호 잘 지켜보랬지 내가? 잘하는 짓이다! 이렇게 큰일을 나랑 상의도 없이 진행해? 이 할미가 안중에 있긴 한 거야?”“할머니, 저는 원래 아영이한테 관심 없어요. 파혼은 아영이가 먼저 꺼냈으니 걔 소원대로 해줬을 뿐이에요.”이수호가 차갑게 말하자 남현숙은 어이가 없어 기절할 지경이었다.옆에 있던 안지원이 재빨리 어르신을 부축했다.“어르신, 노여움 푸세요...”남현숙은 한참 후에야 숨을 고르고 질문을 이어갔다.“아영이 지금 어디 있어?”“지금쯤이면... 학교에 있을 겁니다.“뭐라고?”남현숙은 그녀가 아직도 한성대에 나갈 줄은 몰랐다.이토록 큰일이 일어났는데 학교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의 농락 거리가 되려는 걸까?“당장 집으로 불러와!”이에 이수호가 시선을 올렸다.“할머니, 이미 파혼했으니 더는 집에 데려올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요...”“파혼은 너 따위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저 이경 그룹 오너예요. 왜 결정권이 없다는 거죠?”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할머니는 몸도 편찮으시니 이런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안 비서, 차 대기시켜.”“네, 대표님...”안지원이 차에 시동을 걸었고 이수호도 가차 없이 집을 나섰다.차 안에서 안지원은 백미러로 이수호의 음침한 얼굴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정말 아영 씨를 안 모셔와도 될까요?”이수호가 싸늘한 눈길로 그를 째려봤다.순간 안지원은 입을 꾹 다물고 감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때 안지원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한성대 교장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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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그게 그러니까... 학생들이랑 사소한 언쟁을 일으켜서 손에 상처를 입었어요. 그래서 바로 병원에 간 겁니다...”교장이 말을 얼버무리며 또다시 떠보듯이 물었다.“대표님, 계속 이렇게 수업 땡땡이치는 것도 안 좋은 것 같아요. 학교는 공부하는 곳인데... 대표님께서 혹시...”교장은 그저 이수호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썼다.이수호가 먼저 파혼을 발표했다는 건 도아영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말해주니까.이 바닥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도리를 교장이 모를 리 있을까. 이럴 때일수록 당연히 본인 입장부터 똑똑히 밝혀야 한다.이수호의 말 한마디면 그는 곧바로 도아영을 퇴학시킬 수 있으니까.“학교에서 학생이 다쳤는데 어찌 된 상황인지도 모르는 겁니까?”그의 싸늘한 말투에 교장은 흠칫 머뭇거렸다.‘대체 왜 이 포인트에서 화내는 거지?’도아영이 이수호를 건드렸으니 다들 그녀를 짓밟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생각은 이렇게 해도 교장은 끝까지 굽신거렸다.“네, 맞습니다. 대표님 말씀이 다 맞아요...”이수호는 숨을 깊게 몰아쉬고 그에게 물었다.“아영이 어느 병원에 있어요?”“바로 그... 센트럴 병원으로 갔을 겁니다. 저희 학교에서 이미 병원까지 보내드렸거든요!”그의 대답을 들은 이수호는 얼른 안지원더러 전화를 끄라고 곁눈질했다.“대표님, 병원에 가보시려고요?”안지원이 참지 못하고 질문을 건넸다. 사실 그는 이수호 옆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이 남자가 이토록 한 여자에게 신경 쓰는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다.그의 이전 성격대로라면 도아영은 진작 찬밥신세가 됐을 것이다.절대 먼저 보러 갈 일은 없겠지...이때 이수호가 차가운 눈길로 안지원을 째려봤다. 이에 안지원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었다.“누가 보러 간대?”“네...”이수호가 차갑게 말했고 안지원은 여전히 운전할 엄두가 안 났다.결국 이수호가 아무렇지 않은 듯 뒷좌석에 기대서 말했다.“도아영 같은 여자가 어디 쉽게 괴롭힘당할 사람으로 보여? 여자들의 작은 꼼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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