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최안여는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말을 이어갔다.“내가 소씨 가문에 시집온 지 두 해, 집안 어른들께 효도했고 시누이를 보살피며 어떤 잘못도 범하지 않았소. 가족을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이런 모욕까지 당했으니, 내 기필코 소씨 가문과 인연을 끊을 것이오. 오늘부터 노부인께 드리던 약포(藥鋪)의 귀한 약재며 큰마님께서 비단 집에서 고른 의복이며 소설령 낭자의 장신구 비용들은 더는 내 혼수로 장만할 수 없으니 못 받은 돈은 안남후부로 가서 결산 받으시오.” 그간 며느리의 혼수로 호화롭게 산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다.“어쩐지, 몰락한 소씨 가문이 여유롭게 산다고 했더니…”“며느리의 혼수를 쓰면서 며느리를 이리 못살게 굴어서야…”허심이 의관을 데리고 급히 달려와 여인을 다시 진찰하게 했지만, 최안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사람들 이목이 의관에게 집중된 사이, 그녀가 남자에게 말했다.“잠시 말씀 좀 나누지요.” 남자는 미세하게 인상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 없이 그녀 뒤를 따랐다. 둘은 마차 옆에 멈췄다.“거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남자는 평온해 보이는 최안여에게 호기심을 느꼈지만,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차갑고도 냉정한 모습이 그와 잘 어울렸다.“단청, 해독약.”그녀는 남자가 거절하지 않음을 알아차렸다. 아씨의 뜻을 알 수 없었던 단청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매에서 도자기 병을 꺼내, 그 안에서 약 한 알을 꺼냈다. “이것은 의선이 만든 해독약으로 어떤 독이든 해독할 수 있사옵니다. 지금 나으리께 필요해 보입니다.”그녀의 말에 남자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내가 중독된 것을 단순히 보고 알아차린 것인가?’사실 남자는 그녀가 의선이 만든 약을 가지고 있는 것에 더욱 놀랐다. 의선의 약은 하도 귀해 시중에서는 거래되지도 않을뿐더러, 최안여는 여러 알을 소지하고 있었다. 순간, 남자의 뇌리로 많은 여러 생각들이 빠르게 스쳐 지났지만, 궁금증을 억누르고 담담하게 물었다.“나는 무엇을 하면
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