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씨는 하인들을 당장 죽여버리고 싶었다.“너희가 고생 많구나. 일도 제대로 못 한 주제에, 이젠 내가 직접 사죄까지 해야 하는구나.”여씨의 싸늘한 미소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등골이 서늘하게 했다.여씨의 잔인한 수법을 알고 있던 하인들은 최악의 사태까지 염두에 뒀다. “낯 뜨겁게 하지 말고 당장 그 나무판부터 내리거라.”한편, 태후의 내관이 진국공부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왕의 교지를 전달하기 위해 또 다른 내관이 진국공부를 찾아왔다.“장군 부인과 안국총관을 뵙습니다.”대비의 책봉은 금세 궁 안에 널리 퍼졌다.“오 내관, 오셨군요.”양자옥이 황급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어명을 알리러 왔습니다. 강씨 모녀는 소인과 함께 가셔야겠습니다.”오 내관이 정중히 말했다.최안여의 도움으로 주상전하까지 알현한 강씨는 꿈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씨 모녀를 괴롭히던 시모와 전장에서 돌아온 서방은 두 사람을 삶 속에서 도려내고 다른 여인과 새 가정을 차리려 했다.“잘됐소. 비열하고 악랄한 남자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직접 겪게 하시오.”양자옥은 강씨에게 말했다.오 공공은 말없이 미소를 지은 뒤, 강씨 모녀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걱정 마시오. 부인은 잘못한 게 없으니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시오.”최안여의 말에 강씨 모녀는 무릎을 꿇어 인사를 올린 뒤, 오 내관을 따라갔다.주상은 아랫사람을 시켜 강씨의 남편이 안남후 휘하의 병사인 것과 그가 전장에서 어떤 공도 세우지 못한 평범한 병사인 것, 운 좋게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아 돌아온 뒤, 지아비를 잃은 오랜 친구부터 찾아간 것, 열 살 된 딸아이까지 외면한 사실까지 파악하게 했다. 백성의 자질구레한 일에 주상께서 직접 나서는 것은 과한 처사였다.하지만 강씨 부인의 일에 최안여와 왕세자 그리고 대비전까지 엵혀 있었기에 더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었다. 강씨 부인의 남편은 병부에서 제적당한 뒤, 형으로 곤장이 내려졌다. 그리고 강씨 부인의 남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인은
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