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심미연은 본능적으로 그 한마디를 내뱉으며 주저하지 않고 남자의 앞에 달려갔다. “저 미연이에요. 스승님... 저 기억하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스승님이 살아 있었어...’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은 분명 사부의 얼굴이었다. ‘틀림없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절대...’ 남자는 그녀를 차갑게 쳐다보며 목소리 속에 날카로운 분노를 담아 말했다. “비켜 주세요. 제 아내가 기절했어요. 여기서 막고 있다가 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겠어요?” 심미연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몸이 굳어가는 듯 모든 것이 얼어붙은 느낌이었다. “스, 스승님...” 그 순간, 심미연의 심장은 마치 거대한 북처럼 울려 퍼지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은 그 남자의 얼굴을 놓칠세라 집요하게 쫓았다. 마치 그 얼굴을 가슴 깊이 새기려는 듯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확신했다. 눈앞의 남자, 뚜렷한 윤곽과 깊은 눈빛을 가진 이 얼굴. 한때 그녀가 존경하며 따랐고 그 죽음을 직접 목격했던 사부, 진운혁의 얼굴이었다.기억 속의 장면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 날, 하늘은 흐릿하고 어두웠다. 마치 하늘마저 비극을 애도하는 듯, 구름이 짙게 깔려있었다. 그녀는 군중 속에서 사부의 몸이 고층 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그대로 지켜봤다. 끊어진 줄에 매달린 연처럼 결국 아무 힘 없이 차가운 땅에 내팽겨쳐졌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 군중의 떠들썩한 소리, 그리고 그때 가슴 깊숙이 울려 퍼진 아픈 울음소리가 뒤엉켜 처참한 교향곡을 이뤘다. 그 해, 그녀는 사부의 시신이 하얀 천에 덮여져 장례차에 실려 떠나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부가 살아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그런 낙하에 살아남을 리 없었다. ‘그럼 스승님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수많은 의문이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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