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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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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강지한은 심태하의 말에 얼굴이 굳어지며 화가 치밀어 오르려 했다.그때 딸의 귀여운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아빠, 분유 먹고 싶어요. 분유 타줄 수 있어요?” 강지한은 잠시 고개를 숙여 딸에게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기다려. 아빠가 금방 타줄게.” 강상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었다. “좋아요. 고마워요, 아빠.” 그 후, 그녀는 싱긋 웃으며 심태하를 향해 눈을 깜빡였다. 심태하는 그 모습을 보고 긴장한 얼굴이 조금 풀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치 여동생을 챙기는 다정한 오빠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강지한은 갑자기 그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워 끌고 나갔다. “아빠, 오빠 내려놓으세요.” 강상미는 심태하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급하게 울음을 터뜨렸다. 목소리에는 분명히 울먹이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강지한은 뒤를 돌아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아빠 금방 돌아올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심태하를 끌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이 녀석이 아빠 앞에서 이렇게 대들다니. 혼 좀 내줘야겠어.’ ‘앞으로 또 버릇없이 굴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거야.’ 곧 강지한은 심태하를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내던지듯 밀어넣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반성해. 언제 네 잘못을 인정하면 그때 나와.” 심태하는 고개를 들어 강지한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빛은 마치 아기 늑대처럼 날카로웠다. “당신은 날 키운 적 없잖아요. 그러니 저를 벌 세울 자격도 없어요.” 그는 강지한이 아버지라는 이유로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을 이렇게 방에 가두고 밥도 안 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잔인해.’ 강지한은 잠시 이마가 욱신거리며 찌릿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얼굴을 찌푸리고 말했다. “나는 네 아빠다. 그러니까 내가 널 어떻게 다룰 자격은 충분히 있어. 심태하, 그런 태도로 계속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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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심태하는 전화를 더 오래 하면 참지 못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엄마가 들으시면 걱정 할거야.’ 그는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강지한이 일부러 그를 가둔 것이라 아침도 안 줄 리 없다는 건 뻔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굶어야 했다. 하지만 엄마가 곧 올 거란 생각에 배고픔도 잊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태하는 점점 더 지루해졌다. 만약 컴퓨터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결국 잠이 들었다. 식당에서는 강상미가 심태하를 찾지 못하고 계속 울고 있었다. 분유도 마시지 않고 강지한이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었다. 임혜자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지만 강지한이 화낼까 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옆에서 초조하게 지켜보았다. ‘사모님이 계셨다면 좋았을 텐데...’ ‘사모님은 언제나 웃으면서 몇 마디 말로 도련님의 기분을 풀어주셨는데.’ 강상미는 울다가 지쳐 눈을 휘둥그레 뜨고 강지한을 바라보았다. ‘아빠가 왜 내 말을 안 들어주지?’ ‘아빠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나?’ 강지한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차마 강상미를 보지 못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심태하는 내 아들인데 왜 나랑 잘 지내지 못하는 걸까?’“임 할머니, 저를 안고 오빠한테 데려다 주세요.” 강상미는 몸이 안 좋아서 빨리 걸으면 힘들어했다. 평소에도 잘 걷지 않아서 임혜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임혜자는 강지한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도련님, 아가씨 몸도 안 좋은데 부탁 들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임혜자는 결정을 내릴 수 없어 강지한에게 먼저 물어봤다. 강지한은 깊은 숨을 쉬고 입술을 움찔거리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서재에 들어가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시작하려던 찰나, 핸드폰이 울렸다. 강지한은 전화를 들고 화면을 확인했다. 이진영의 전화였다. ‘이른 시간에 무슨 일이지?’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전화를 받았다. [강지한, 큰일이야. 한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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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확인하고 바로 전화했어. 왜? 누구한테 말하려고 했어?]박시훈의 목소리에는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강지한이 심미연을 팔지는 않겠지?’‘그럴 순 없어.’ 심미연은 그가 좋아하는 여자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는 이 정보를 강지한에게 전달한 걸 후회했다. 강지한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 일, 절대 외부에 퍼뜨리지 마.] 그의 첫 반응은 심미연을 지키려는 것이었다. 동시에 그는 심미연을 이 일에서 어떻게든 떼어놓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건 내가 너한테 해야 할 말 아니냐?]박시훈은 코를 찡그리며 대꾸했다. [지한 도련님, 네가 전처를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심미연 씨한테 해를 끼치지 마.] 박시훈의 말은 매우 당당했지만 그 속엔 감춰진 도전이 있었다. 강지한은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심미연은 내 전처가 아니야. 내 여자라고! 심미연에게 손대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마.]그는 심미연과 심태하 모자에게 진짜 신경이 쓰였다. 그들만 떠올리면 화가 치밀고 동시에 무력감을 느꼈다. [다시 결혼한 것도 아니고 네 여자는 아니지. 강지한, 네가 심미연 씨에게 줄 수 없는 행복은 내가 줄 수 있어. 앞으로 그 여자에게 가까이 가지 마.] 박시훈은 원래 자유롭고 거침없는 성격이었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녀가 이혼녀라든지 아이를 키우고 있든지 그런 건 상관없었다. 두 사람이 행복하면 그만이었다. 강지한은 이미 기분이 나빴는데 박시훈의 말을 듣자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 그의 얼굴은 마치 숯덩이처럼 검게 변했다. [박시훈, 그랬다간 네가 어떻게 될지 알지?] 강지한의 목소리는 위협적이었다. 박시훈은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강지한은 정말 미친놈이야.’ ‘자기가 버린 아내를 다른 사람도 가지지 못하게 만들다니. 어이가 없다.’‘앞으로는 다시 말 안 할 거야.’ 박시훈은 잠시 화를 내다가도 곧 기분을 풀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배고프게 굶을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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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걱정 마. 회사 일은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회사보다 너랑 태하가 나한테는 더 중요하니까.” 박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심미연은 그의 진지한 눈빛을 바라보며 코끝이 간질해졌다.그의 진심 어린 말에 가슴 속에서 무언가 크게 울리듯 흔들렸다. 그동안 박유진이 쏟아온 노력들,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그가 자신에게 이렇게 잘해줄수록 그녀는 더 큰 죄책감을 느꼈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때,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조용한 식탁에서 그 소리는 유난히 더 크게 느껴졌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비서가 무슨 일이지?’ 박유진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큰일났습니다. 진성 프로젝트에서 사고가 발생했어요. 한 명이 사망하고 유족들이 회사 앞에 현수막을 걸고 제사까지 차렸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급하고 당황한 목소리가 그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박유진의 마음을 세게 치는 듯했다. 박유진은 웃음을 억누르고 얇은 입술을 단단히 물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았어.]전화를 끊고 난 박유진은 얼굴에 얼룩진 표정을 숨기며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심미연은 그의 눈빛을 보며 순간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심미연은 조용히 그의 손을 잡으며 차분히 말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말해.” 강지한이 바렐 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박유진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심미연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박유진의 허락 없이 나서면 그가 불편해할 걸 잘 알기에 선뜻 나설 수 없었다. 박유진은 심미연을 내려다보며 그녀의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는 걸 느꼈다. 그는 그 온기를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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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심미연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그녀의 눈동자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다. 박유진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능력도 있고 결단력도 있는 남자. 그렇지 않았다면 바렐 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저기 서서 전화를 받고 있는 남자는 온몸에서 피로와 무력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바렐 그룹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았어. 그럼 이만 끊을게. 짐 챙겨서 바로 갈게.” 심미연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박유진은 이미 전화를 끊고 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감정을 정리하고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를 불렀다. “오빠, 짐 다 챙겼어.” 박유진이 화들짝 돌아섰다. 그의 눈빛 속엔 순간적인 당황이 스쳤다. ‘혹시... 들었나?’ 심미연은 모른 척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며 조용히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박유진은 곧바로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걱정하지 마.” 그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을 걱정하게 두지 않으려 한다는 걸 심미연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심미연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박유진은 망설임 없이 다가와 그녀의 손에서 짐을 건네받았다. “나 급해서 먼저 가볼게.” 그 말을 남기고는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려는 순간 심미연이 반사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오빠.”그녀는 손끝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방금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괜히 불안했다. 마치 그가 이대로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섬뜩한 예감이 스쳤다. 박유진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왜? 무슨 일 있어?” “도착하면 꼭 연락해 줘. 걱정돼서 그래.” 심미연의 예쁜 눈매가 희미하게 붉어졌다. 맑고 촉촉한 눈망울에 작은 얼굴까지 더해지니 괜히 마음이 쓰였다. 박유진의 가슴 한구석이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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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괜히 아까 박유진이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게 아니었다. ‘바렐 그룹에 이렇게 큰 문제가 생겼다니.’ 심미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자꾸만 박유진이 애써 웃어 보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가 자신을 안심시키려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고 조용히 셋을 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 안에는 더 이상 흔들림이 없었다. 곧바로 복잡한 감정을 정리한 그녀는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 순간 손가락이 날렵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타이핑을 시작했다. 마치 시간과 경쟁이라도 하듯 키보드 위를 미친 듯이 질주했다. 화면 속 코드들이 쉴 새 없이 흐르고 엮이며 하나의 정교한 디지털 요새를 구축해 나갔다. 그녀의 시선이 키보드와 모니터를 오가며 날카롭게 움직였고 입력되는 모든 문자는 철저한 계산 끝에 선택되었다. 점점 이마에 땀이 맺혔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방 안의 공기는 팽팽하게 얼어붙었고 오직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이 긴장감 속에서 울려 퍼졌다. 마침내 마지막 한 줄의 코드가 입력되었다. 심미연은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어깨를 살짝 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새로운 고민이 그녀를 덮쳤다.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였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 채 집중하던 그녀는 마지막 엔터를 힘껏 눌렀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완료됐다. 심미연은 화면을 바라보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이걸로 박유진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다면 이 밤을 새운 보람이 있었다.그 시각, 어두운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남자의 얼굴을 푸른빛의 모니터 화면이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 빛 아래로 그의 오른쪽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측한 흉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갑자기 남자는 손에 쥐고 있던 마우스를 힘껏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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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 “이게 뭐죠?” “지유가 당신이 보면 알 거라고 했어요.” 육현성은 앞에 있는 마스크를 쓴 남자를 바라보며 목소리가 약간 갈라졌다. 결국 그는 온지유를 구할 힘이 없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생각에 자신이 얼마나 쓸모없는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물건은 남기고 이만 돌아가세요.” 남자는 손에 든 물건을 옆에 있던 사람에게 넘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현성은 그와 눈이 마주쳤고 본능적으로 한기를 느꼈다. 그 눈빛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마치 숲속의 맹렬한 늑대처럼 그 눈빛만으로도 그의 몸이 찢어질 것 같았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다. ‘지유가 이런 사람을 어떻게 알지?’ “왜 안 갑니까?” 남자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네. 바로 가겠습니다.” 육현성은 급히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재촉해 자리를 떠났다. 그는 늦게 가면 남자에게 죽을까 봐 두려웠다. 지금은 죽고 싶지 않았다. 육현성이 멀어지자 남자는 옆에 서 있던 사람에게 명령했다. “열어봐.” 온지유가 그곳에 갇힌 지 몇 년이 되었으니 이제 와서 누군가를 통해 그에게 물건을 보낸 이유가 궁금했다. 그 남자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말라버린 손가락 하나가 들어 있었다. “강 도련님, 손가락 하나입니다. 위에는 반지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남자의 눈에는 어두운 먹물이 흘러 들어간 듯 깊고 차가운 색이 감돌았다. “조사를 해볼까요?” “온지유의 지금 상황을 조사해 봐.” 남자는 옷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가락을 감싸며 자세히 살펴봤다. 그것은 여성의 손가락이었다. 그가 틀리지 않았다면 아마 온지유의 손가락일 것이다. 감옥 안에서 누군가 그녀에게 해를 끼쳤다는 것은 분명히 누군가 그녀를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녀가 이 손가락을 보내게 된 것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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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그녀는 가정부에게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이지, 일꾼처럼 부려먹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네? 알겠습니다.” 백선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신미연의 말을 이해하고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먼저 갈게요. 집에 일이 있으면 연락하세요.” 심미연은 말을 마친 후 집을 나섰다. 백선영은 눈물을 훔치며 바로 진은숙에게 다가가 심미연의 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서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은 부유한 집에서 반 평생을 하인으로 일했지만 어떤 주인은 하루 종일 20시간 일해도 모자란 듯 요구하며 집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정리하도록 강요했다. 심미연처럼 이렇게 좋은 고용주를 만난 건 처음이었다.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심미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끝내고 문 앞에 도착했다. 경비원은 그녀를 보고 바로 경례를 하며 정중히 말했다. “박 부인, 밖에 당신을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미연은 경비원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네. 감사합니다.” ‘원래도 절세미인인데 웃을 때는 나라를 흔들 정도네.’ 경비원은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너무 아름다워.’심미연이 대문을 나서자 입구에 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멋지게 세워져 있었다. 굉장히 눈에 띄는 차였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이게 누구지?’ 그 순간, 차문이 열리더니 큰 뒤통수를 하고 요염한 얼굴을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정장과 넥타이는 그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신미연은 눈썹을 한 번 치켜올리며 그를 바라봤다. ‘이 얼굴,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심미연이 그를 누구인지 떠올리기도 전에 남자가 그녀 앞에 다가와 공작새처럼 자신을 드러내며 말했다. “심미연 씨, 안녕.” 비싼 정장을 입었는데 그 말은 그 옷이 너무 아깝게 보였다. “누구시죠?” 심미연은 그의 정체를 떠올리지 못하고 멍해졌다. 그 모습을 보고 박시훈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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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박시훈은 심리학을 공부했기에 심미연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자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녀에게 정말 일이 있다면 그는 억지로 강요할 수 없었다.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면 이후에 다시 만날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참자.’ “알았어요. 연락처는 남겨주실 수 있나요? 오후에 약속을 좀 더 편하게 잡을 수 있잖아요.” 박시훈은 그렇게 말하며 핸드폰을 열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심미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저한테 당신 연락처를 주시면 됩니다.” 그녀는 연락처를 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박시훈은 그 말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잘생겼는데 심미연은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락처도 안 남겨준다고?’ 심미연은 그가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그가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강요하지 않고는 그대로 돌아섰다. 박시훈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급히 그녀를 쫓아갔다. “심미연 씨, 잠깐만요. 연락처 남겨줄게요.” 그는 뒤에서 뛰어가며 외쳤다. 심미연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박시훈은 그녀에게 다가가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 “제 명함이에요. 일 끝나고 연락 주세요.” 심미연은 명함을 받으며 빠르게 주차장으로 향했다. 박시훈은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이 텅 비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정말로 그녀에게 달려가서 사실은 그녀를 좋아한 지 오래되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심미연은 차에 앉아 명함을 한 번 보고는 그대로 옆에 놓고 시동을 걸었다. 그 시각, 심태하는 잠에서 깨어 보니 여전히 원래의 방에 누워 있었다. 눈앞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져 마음속이 불안해졌다. ‘엄마는 나를 버린 걸까?’ ‘하지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생각을 하던 중 심태하의 눈가가 빨갛게 변했다. 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심태하는 얼굴에 기쁨이 번지며 침대에서 벌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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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집사는 사진을 보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가씨랑 작은 도련님이 쌍둥이 같지 않나요?” 두 얼굴이 나란히 있는 모습은 정말 똑같았다. 혈연 관계가 없다면 이렇게 닮을 수 있을까? 강준형은 집사의 말을 듣고 옆에 있던 확대경을 집어 들고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정말 이 두 얼굴은 기한이의 축소판 같네. 완전 똑같아.” 강준형이 혼자 중얼거리며 말했다. “그런데 상미는 소영이가 데려왔잖아. 소영이가 말하길 상미는 심서연이 길가의 쓰레기통에서 주워왔다고 했지. 뭔가 이상한 거 아닌가?” 만약 이 아이가 강지한과 관련이 있다면 강지한은 벌써 알았을 것이다. DNA 검사만큼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법은 없으니까. ‘지한이가 이 아이랑 자신이 이렇게 닮은 걸 보고 의심했을 테고 아마 검사를 해봤겠지?’ “혹시 두 아이 모두 사모님이 낳은 게 아닐까요? 아가씨가 누군가에게 빼앗겨서 도련님에게 주어진 건 아닐까요?” 집사가 대담하게 추측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두 아이가 나이도 같고 이렇게 닮을 수는 없었다. 강준형의 얼굴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지한이에게 말해야겠어.” 집사의 말에 강준형은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문소영이 아이를 데리고 심서연과 함께 돌아왔을 때 심서연이 요구한 것이 바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후 몇 년 동안 강씨 가문에서 살았고 강 부인이 아니었지만 강 부인의 모든 권리를 누리고 있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와서 보니 이 일은 거의 문소영과 심서연이 짜고 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심미연은 죽음을 가장했고 모두가 그녀가 진짜 죽었다고 믿었다. ‘문소영은 미연이가 살아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리고 미연이가 아이를 언제 낳았는지는 어떻게 알았지?’ 강준형은 오랫동안 집안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나이가 많아져서 어떤 일들은 그냥 눈 감고 넘어가도 괜찮았다. 겉보기에 괜찮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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