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다시, 너를 붙잡다: Bab 601 - Bab 610

696 Bab

제601화

심미연은 아름다운 도화 눈으로 강지한을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예전에 우리가 부부였을 때도 한 번도 날 신경 쓴 적 없잖아. 이제 아무 관계도 아닌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설마 네 딸 수술을 나한테 맡기려고 하는 거야?” 애초에 그녀는 강상미의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그건 ‘심미연’이 아닌 명의로서 하려던 계획이었다. 강지한은 그녀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히고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한동안 침묵하던 그는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만약 내가 정말 너한테 상미 수술을 부탁하고 싶다면?” 그래도 한때는 그의 아내였던 사람이다. 어차피 누군가를 믿어야 한다면 정체불명의 명의보다는 차라리 심미연이 나았다. 그날 명의는 얼굴을 꽁꽁 싸맨 채 강상미를 진찰했고 강지한은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진찰하는 동안엔 아예 그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지만 최근 박시훈에게 명의의 연락처를 알아보라고 했음에도 끝내 알아내지 못하자 그는 점점 명의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심미연이 강상미의 수술을 맡아준다면 굳이 명의를 찾아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이미 지급한 계약금 정도는 포기해도 상관없었다. “네가 이노하이브 지분 15%를 나한테 넘기겠다고 하면 한 번 고려해볼 수는 있어.” 심미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동의하면 임현 씨에게 계약서 초안을 준비하게 할 거야.” 강지한은 예전에 임현에게 소송을 맡겼던 일이 떠오르며 잠시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심미연, 너 천성 로펌의 변호사인 걸 왜 나한테 미리 말해주지 않았어?” 그는 심지어 이 여자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냥 내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던 건가?’“네가 물어보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내가 왜 내 일에 대해 너한테 말해야 돼? 네가 나한테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잖아?”심미연은 그의 말을 단호하게 되받아쳤다. ‘이 남자, 아직도 내가 예전
Baca selengkapnya

제602화

“안 데려다줘도 돼. 필요 없다고 했잖아.” 심미연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를 지나쳐 앞쪽으로 걸어갔다. 강지한은 그녀를 재빨리 따라잡아 손목을 꽉 잡았다. “심미연,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가는 건 위험해. 그것도 몰라?” 게다가 이 여자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혼자 다니는 게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내 일에 간섭하지 마.” 심미연은 짜증이 나서 그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강지한, 제발 좀 귀찮게 하지 마! 우린 이미 이혼했잖아. 왜 아직도 이러는 거야?” 강지한의 행동은 심미연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었다. 그녀의 거절이 계속되자 강지한은 얼굴에 민망한 기색이 떠올랐다. “심미연, 난 그저 널 집까지 데려다주고 싶은 것뿐이야. 아무 뜻도 없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알아 들었겠지?’“안 데려다줘도 된다고 했잖아. 강지한, 사람 말 못 알아듣는 거야?” 심미연은 강지한의 말에 조금도 겁먹은 기색 없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예전의 강지한은 그녀에게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꼼짝없이 그녀에게 들러붙어 매일같이 그녀를 쫓아다니는 모습이 심미연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강지한은 얼굴이 굳어졌다. “심미연, 내가 너 생각해서 이렇게 하는 거잖아. 뭐가 불만이야?” 그는 분명 그녀에게 잘해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비난하고 있었다. 강지한은 심미연을 마주할 때마다 힘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엔 내 말이라면 다 듣던 여자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그냥 내가 불만이 많은 걸로 하자.”심미연이 말을 끝내자마자 손목이 잡히고 귀에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가자.” 따뜻한 손길이 손바닥을 통해 퍼져 나가며 그녀의 몸 속까지 온기가 전해지듯 점점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심미연은 돌아서서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빠, 왜 여기 있어?” “계속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박유진은 그녀를 품에 끌어당기며 부드럽게 말했다.
Baca selengkapnya

제603화

강지한은 심미연이 자신에게 손을 댈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잠시 멍하니 서 있던 그는 정신을 차리자 간신히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여자가 남자의 입술을 닦아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강지한의 눈은 혈안이 되어 붉어지고 온몸의 피는 끓어오르며 가슴속에서 뚫인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심미연은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했었잖아.’ ‘도대체 어떻게 변할 수 있지?’ ‘아니야. 심미연이 변한 게 아니야. 박유진이 심미연을 강제로 데리고 있는 거야.’ ‘그래. 그게 맞아.’ 그때 성무진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대표님, 시간이 늦었습니다. 이제 돌아가셔서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강지한은 그 말에 반응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심미연, 돌아와. 가지 마. 널 보내지 않을 거야.” 성무진은 강지한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랐다. 그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예전엔 대표님이 사모님을 떠나고 싶어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애절하게 잡으려 하다니. 무슨 의미일까요?’ ‘어떤 사람은 한 번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인데...’ ‘대표님처럼 똑똑한 분이 왜 그런 걸 못 깨닫는 걸까요?’“성 비서, 빨리 아래로 내려가서 심미연을 데려와. 상미가 갑자기 호흡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해. 어떻게 된 건지 와서 봐 달라고 해.” 강지한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 손을 휘저으며 급하게 말했다. 성무진은 거절할 수 없어 어쩔수 없이 대답했다. “그럼 대표님은 병실로 돌아가셔서 쉬세요. 제가 바로 심미연 씨를 쫓아가겠습니다.” “빨리 가. 심미연이 떠나지 못하게 해.” “알겠습니다.” 성무진은 급히 말을 마친 뒤 서둘러 걸어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무진은 계속 생각에 잠겼다. ‘대표님이 이렇게 변했다는 건 심미연 씨에게 마음이 생긴 걸까?’ ‘하지만 심미연 씨는 분명 대표님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대표님이
Baca selengkapnya

제604화

‘심미연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지?’강지한의 반문에 성무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불필요한 말을 꺼냈다는 것을 깨닫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강지한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예전엔 대표님이 심미연 씨를 원하지 않으셨던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지금은 심미연 씨에게 버림받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는 걸까?’ 한참의 침묵이 흐른 뒤 강지한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너는 먼저 들어가. 내일 오전 회의는 네가 진행해. 난 회사에 나가지 않을 거야.” 성무진은 짧게 대답한 뒤 병실을 빠져나갔다. ‘심미연 씨가 다시 나타난 이후로 대표님은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성무진이 떠난 후 강지한은 흡연실로 향했다. 그 시간대의 흡연실은 뜻밖에도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여러 남자들이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앉아 있었고 공기는 자욱한 연기로 가득했다. 강지한은 문 앞에서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결국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본 한 남자가 자연스럽게 담배 한 개비를 내밀며 말했다. “형님, 같이 태웁시다.” 강지한이 그를 흘끗 쳐다보자 그 남자는 얼른 말을 덧붙였다. “지난번에 한 대 빌려 가셨잖아요? 또 담배 안 가져오셨을까 봐 챙겨뒀습니다.” 강지한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오히려 그에게 한 개비를 건넸다. “제가 드릴게요.” 남자는 순간 눈앞의 담배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 개비의 가격이 자신의 며칠 치 밥값에 맞먹는 담배였다. 그는 슬쩍 자신이 내밀었던 담배를 다시 집어넣고 강지한이 준 담배를 공손히 받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형님, 굳이 허세 부릴 필요 없어요. 아껴 쓰세요.”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강지한에게 손을 뻗으며 말을 걸었다. “형님, 저도 한 대만요.” 그 남자는 비싼 담배라 구경만 했지 피워 본 적은 없었다. 강지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남자의 얼굴을 스쳐 보더니 말없이 담배
Baca selengkapnya

제605화

강지한은 고상한 눈빛으로 말을 건 남자를 차갑게 쏘아보았다. 마치 구역질 나는 쓰레기를 바라보는 듯한 눈초리였다. 그의 입꼬리에는 비웃음이 번지며 천천히 올라갔다. “심미연은 내 여자야. 너희 그 더럽고 추악한 생각은 접어둬. 감히 남의 여자를 탐내려고 해?” 강지한의 눈빛에서 위험한 불꽃이 번뜩였다. 마치 바로 그 순간 상대를 태워버릴 듯한 위협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은 듯 모두가 그의 강렬한 기세에 압도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이런 천박한 자들이 심미연을 더럽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뭐, 뭐라고요...” 그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아름다운 여자가 바로 저 사람의 여자라니. 그래서 이 남자가 이렇게 화가 난 거였구나.’ 다른 남자가 그의 아내를 그렇게 더럽히려 했다면 그도 죽을 힘을 다해 싸웠을 것이다. “끌어내.” 강지한이 차갑게 명령했다. 경호원들이 남자들을 하나씩 잡아끌어 내자 그들은 강지한이 얼마나 강력한 인물인지 실감했다.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분명히 대단한 인물일 거라 짐작했다. ‘망했다.’ ‘입을 가볍게 놀리지 말았어야 했어! 큰일을 벌였네.’ 강지한은 손끝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정신을 차리고 담배불을 끄며 공허한 마음으로 비어 있는 흡연실을 빠져나갔다. 마치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듯 마음이 텅 비어 있었다.같은 시각, 심미연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손에 계란 하나를 들고 조심스럽게 그것을 박유진의 얼굴 위에 굴리고 있었다. 그녀의 집중된 다정한 표정은 주변의 공기마저 부드럽게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그 순간 심미연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 박유진은 그 모습을 보고 급격히 긴장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미연아, 감기 걸린 거야? 왜 갑자기 재채기한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초조함이 가득했다. 심미연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그의 마음을 흔드는 듯했다. 심미연
Baca selengkapnya

제606화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공기 중에 불꽃이 튕기는 듯한 긴장감과 뜨거움이 교차했다. 박유진의 숨이 가빠지며 눈빛에는 갈망과 확고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심미연의 허리를 감싸며 그녀를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마치 그녀를 뼛속까지 담아두고 싶은 듯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으며 마치 오랫동안 목마른 사막의 여행자가 간절히 물을 구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애절하고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미연아, 언제 나랑 결혼할 거야?” 심미연은 그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행동에 놀라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귀에 들릴 듯했다. 그녀는 이 순간, 자신의 세계가 뒤집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박유진의 숨결이 그녀를 감싸며 숨이 막힐 듯했지만 그 따뜻함과 안전감을 갈망하는 마음도 함께 밀려왔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하려 했다.박유진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고 그의 목소리에는 쓸쓸함이 묻어났다. “나는 너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그냥 우리 관계가 좀 더 확실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같이 살고 있는데 사람들이 너한테 뭐라고 할까 봐 걱정돼.” 심미연은 박유진의 깊은 눈을 응시하며 가슴속에서 울리는 심장 박동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마치 그 소리가 귀로 들릴 정도로 강하게 울리며 점점 빨라져 거의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심미연은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금세 붉어졌다. 잠시 후,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입술이 마른 채로 살짝 다물었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용기를 내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 먼저 혼인 신고하러 갈까?”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긴장된 채로 두 손을 꼬며 힘을 줘 손끝이 하얗게 변했다. 마음속에서는 불안과 초조함이 밀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박유진과 부부로서의 삶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부부 사이의 갈등이 커질까 봐 두려웠다. 그런 결혼 생활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박유진은 그 말을 듣고 눈빛이 잠깐 흔들
Baca selengkapnya

제607화

심미연은 정신을 차리고서야 얼굴이 달아오른 걸 깨달았다. “나 먼저 전화 받을게.”박유진은 아쉬운 기색이 스쳤지만 조용히 손을 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먼저 받아.” 심미연은 순간 미안한 감정이 스쳤다. 깊게 숨을 들이쉬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전화를 받는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도진혁의 다급함이 묻어나는 거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큰일 났어요! 신 대표님이... 사라졌어요!] 그 말은 마치 묵직한 망치로 심미연의 가슴을 내리치는 듯했다. 손끝이 차갑게 식으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몸을 떨며 핸드폰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뭐라고요? 무슨 소리예요?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자세히 말해봐요!] 심미연은 몰아치는 불안을 애써 누르며 최대한 침착하게 물었다. [신 대표님이 갑자기... 새우찜이 먹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급히 포장하러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돌아와 보니까... 대표님이 안 계셨어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서 CCTV를 확인하려 했는데...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CCTV가 고장 나 있었어요.] 도진혁의 목소리에는 깊은 자책과 초조함이 가득했다. 순간, 서늘한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불안이 척추를 타고 전신을 휘감았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이성을 되찾으려 애썼다. [일단 경찰에 신고하세요. 저도 바로 갈게요.]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에는 어쩔 수 없이 긴장과 조급함이 배어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도진혁은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 심미연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다. 차가운 불안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심장을 옥죄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옆에 있던 박유진을 꽉 끌어안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만 최대한 또렷하게 말했다. “오빠... 하린이가 사라졌어. 미안해... 나 지금 당장 병원에 가봐야 해.” 심미연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Baca selengkapnya

제608화

박유진이 조용히 핸들을 돌리며 차를 계속 몰았다. 심미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하린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박유진이 차를 세우기도 전에 심미연은 문을 열고 급히 차에서 내렸다.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병실로 달려갔다. 숨을 헐떡이며 병실 문을 밀어젖혔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희미한 조명 아래 외롭게 앉아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었다. 그의 어깨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적막한 병실 안에는 낮고 거칠게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 남자가, 그토록 강해 보이던 사람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 마음을 놓고 울고 있었다. 끊어진 실처럼 떨어지는 눈물은 하얀 침대보 위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 작은 물방울들이 마치 보이지 않는 파문을 일으키듯 공기마저 깊고 무겁게 슬픔에 잠긴 듯했다. 심미연은 그 모습을 보고 목이 칼칼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크게 놀랐다. 도진혁과 많은 시간을 함께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녀가 아는 도진혁은 언제나 냉철하고 흔들림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이렇게까지 무너진 모습을 보니 심미연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린이를 얼마나 사랑하면 저렇게까지 울 수 있을까...’ 그녀는 문 앞에서 그대로 멈춰 섰다. 그리고 한 발짝도 내딛을 수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때 도진혁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예상치 못하게 심미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붉게 부은 눈에서는 놀람과 당황이 엇갈리고 있었다. 순간, 그는 서둘러 팔을 들어 옷소매로 얼굴에 묻은 눈물을 급히 닦아내며 예전의 차분함을 되찾으려 애썼다. 도진혁이 심미연을 발견한 순간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병실로 들어갔다. “심 대표님...”도진혁의 목소리는 깊고 낮으며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순간 쌓여온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며 고통을 숨기려 비틀어진 미소를 지었다. 심미연은 차분하게 응답하며 깊게 숨을 들
Baca selengkapnya

제609화

[유진 도련님께서 무슨 자격으로 그걸 물으시는 겁니까?] 이진영의 목소리는 여전히 나른하고 게으른 기색이 역력했다. 박유진은 차갑게 웃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한밤중에 사람을 병원에서 몰래 데려가시는 겁니까? 그것도 말 한마디 없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거,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낮고 강하게 울려 퍼졌다. 빈 복도를 가득 채우며 마치 망치질처럼 묵직한 메아리를 남겼다. 처음 심미연이 이진영을 의심했을 때 박유진은 혹시 오해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진영이야 원래 자유롭고 제멋대로인 인간이지만 적어도 이렇게 무례하고 비합리적인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그가 보인 태도와 말투, 모든 게 박유진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신하린을 데려간 건 분명 이진영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잠시 적막이 흘렀다. 박유진이 이렇게까지 묻는 걸 보면 심미연이 이미 모든 걸 눈치챈 게 분명했다. ‘아마 곧 직접 날 찾아오겠지.’ 하지만... 신하린을 돌려줄 생각 따위, 애초부터 없었다. 그 여자는 평생 그의 곁에 있어야 하니까. 다시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게. [신하린을 데려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박유진의 목소리는 낮고도 위협적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이빨 사이로 스며 나오듯 묵직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이진영은 비웃음을 흘리며 조롱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박유진 씨, 너무 간섭하는 거 아닌가요? 신하린은 제 여자입니다.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굳이 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는 언제나 자유롭고 방종한 삶을 살아왔고 감히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박유진은 복도 끝에 서서 도시의 불빛이 그의 차가운 얼굴을 스치듯 비추는 가운데 핸드폰을 단단히 쥐었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낮아졌지만 그 안에 담긴 경고는 더욱 날카로웠다. [이진영 씨, 정도껏 하시죠.] 그는 확신했다. 심미연이라면 자신이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곧바로 이진영의 위치
Baca selengkapnya

제610화

그는 문득 심미연의 정체에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심미연은 아무것도 모른 채 태연하게 노트북을 켜더니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도진혁의 시야에 그녀의 손가락이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순식간에 화면에는 쉴 새 없이 복잡한 코드들이 펼쳐졌다. 도진혁은 순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심 변호사님이... 단순히 변호사인 줄만 알았는데?’ ‘대체 정체가 뭐야?’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알 수 없는 감각이 온몸을 감쌌다. 그녀는 정말 예측 불가한 인물이었다. 한편, 박유진은 맞은편에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흔히 진지하게 일하는 남자가 가장 멋있다고 말하지만 그는 이제야 깨달았다. 진지하게 일하는 여자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 깊이 빠져들 것만 같았다. “됐다!” 심미연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생각에 잠겨 있던 두 사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찾아냈어요?” 도진혁이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그는 이미 영상을 몇 번이나 돌려봤지만 자신이 나갔던 시간대의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심 대표님이 찾아냈다고?’ ‘대체... 이분 정체가 뭐야?’ 도진혁은 본능적으로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혹시 이미 자신의 모든 정보를 조사한 게 아닐까? 그는 이쯤 되니 고민이 밀려왔다. ‘지금이라도 신 대표님한테 솔직히 말해야 하나?’ ‘근데 사실을 털어놓으면 신 대표님이 화내겠지?’ 그녀를 속인 게 무려 3년이다. 도진혁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한편, 박유진은 자연스럽게 심미연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익숙한 듯 그녀의 볼을 살짝 잡아당기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미연이 진짜 대단한데?” 심미연은 환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하지.” 맑고 밝은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퍼지자 주변까지 환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5960616263
...
70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