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다시, 너를 붙잡다: Bab 581 - Bab 590

696 Bab

제581화

“먼저 약속해 주세요. 화내지 않겠다고요.” 심태하는 심미연에게 미리 주의를 주었다.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화 안 낼게.” 그렇지만 마음속에서 ‘이 녀석이 무슨 엉뚱한 짓이라도 했다면 내가 이 말로 태하에게 면죄부를 준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심태하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 마치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잠시 눈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마법처럼 책가방 깊은 곳에서 반짝이는 공주 드레스를 꺼냈다. 드레스의 치맛자락은 가볍게 휘날리며 햇빛을 받아 다양한 색깔로 반짝였다. 심미연은 그 드레스를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이거 엄마한테 주는 거야?” ‘이건 분명 여자아이에게 줄 선물 아닌가?’ 심태하는 급히 해명했다. “엄마, 이건 상미한테 줄 선물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확고한 의지와 기대가 담겨 있었고 눈빛은 순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심미연은 그제야 예전에 심태하가 자신에게 말했던 일을 떠올리며 살며시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부드럽게 대답했다. “알았어. 바로 병원에 가자.”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심미연은 핸들을 꽉 쥐고 앞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휘몰아쳤다. 심태하는 누구에게나 이렇게 신경 쓰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는 다소 차갑고 냉담한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데 유독 강상미한테만 특별한 감정을 보였다. 그 이유도 없이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이었다. 심태하는 엄마가 거절하지 않자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제 곧 강상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심미연은 서둘러 심태하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길게 뻗은 복도는 심하게 울리는 발걸음 소리와 때때로 들려오는 응급실 벨 소리로 더 짙어지며 숨이 막히는 듯했다. 의사로서 이곳에서 일한 지 2년, 심미연은 너무 많은 생과 사를 목격했다. 그래서 병원은 항상 불편했다.그때 문소영과 강지한의 모습이 정확히 그 지점에서 빛에
Baca selengkapnya

제582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혼자서 겁먹으면 안 돼.’ 문소영은 마음속의 혼란을 가라앉히고 심태하의 얼굴을 노려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강지한에게 말을 꺼냈다. “지한아, 상미가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아무한테나 방해받을 순 없잖아.” 심미연은 그녀의 말 속에 숨겨진 의도를 금세 파악하고 강지한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이렇게 생각하는 거야?” 심미연은 자신이 선의로 행동한 것이 잘못된 것처럼 비난받는 기분이었다. “당연히 그렇지.” 문소영은 자랑스러운 듯이 말을 내뱉었다. 심미연은 더 이상 그녀와 싸울 생각이 없었고 그저 비웃듯 문소영의 창백한 얼굴을 한참 응시했다. “당신, 도대체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예요? 내가 아들과 함께 그 가짜의 모든 걸 빼앗을까 봐 두려운 거예요?” ‘상미가 억울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어쨌든 그 아이는 강지한의 딸이니까.’ “너 진짜 뻔뻔하다.” 문소영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치쳤다. ‘예전의 심미연은 그냥 당하기만 했던 사람 아닌가?’‘어떻게 이렇게 강해졌지?’강지한은 차가운 표정으로 얼굴을 굳히며 날카롭게 경고했다. “다시 한 마디 더 하시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간절히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심미연을 이렇게 욕하다니.’‘어머니라고 해서 함부로 심미연을 욕할 수는 없어.’ 문소영은 강지한의 무자비한 경고에 순간 얼어붙어 입을 꾹 다물었다. 하나는 강지한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에 그를 진심으로 화나게 했다간 결코 가벼운 대가를 치르지 않을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지금의 심미연에게서 느껴지는 그 강력한 기세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문소영이 물러서자 강지한은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끝이 심태하의 작은 얼굴에 닿을 듯했지만 그 순간 심미연은 민첩하고 단호하게 몸을 틀며 손을 피했다. 심미연의 눈빛 속에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었다. 오직 차가운 결단력만이 가득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Baca selengkapnya

제583화

“엄마, 예전에도 사람들이 오늘처럼 엄마한테 그랬어요?” 심태하는 심미연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애틋하게 물었다. 그는 엄마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과거에 그 나쁜 아빠와 함께했을 때 엄마가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겪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심미연은 순간 놀라 살짝 붉어진 눈으로 심태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사실 문소영이 그녀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인 건 주로 가족 모임에서였고 평소엔 마주칠 기회조차 없었다. 문소영이 그녀를 괴롭히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강지한이었다. 강지한은 언제나 냉당했고 심미연은 그의 차가운 태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자신은 정말 강했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든 나날들도 다 버텨냈으니까.“나중에 그 사람이 또 엄마한테 그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요. 가만두지 말고 본때를 보여줘야죠. 엄마가 만만한 줄 알면 안 돼요.” 심태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그 모습은 강지한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그 순간 심미연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태하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강지한을 미워하고 있다니...’ ‘나랑 강지한 사이의 문제가 태하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준 걸까?’‘아직 어린 아이인데 이렇게 마음에 증오를 품고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심미연은 처음으로 자신이 잘못한 건 아닌지 깊이 반성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강지한과 진지하게 얘기할 기회를 만들어야 해.’ 비록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났지만 적어도 아이만큼은 사랑이 가득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해야 한다. 그게 심태하를 위한 길이니까.“엄마, 걱정 마세요. 제가 빨리 자라서 엄마를 지켜줄게요. 누가 엄마를 괴롭히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심태하는 살짝 붉어진 심미연의 눈을 바라보며 속으로는 밥도 많이 먹고 고기고 많이 먹어 빨리 자라겠다고 다짐했다. 심미연은 그런 아들의 말에 가슴이 아려
Baca selengkapnya

제584화

심미연은 심태하의 작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조용히 물었다. “태하야, 너는 상미 아빠를 싫어하면서 왜 상미는 좋아하는 거야?” 심태하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처음 봤을 때부터 지켜주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도 간식도 다 주고 싶고... 그냥 좋아요.”아직 세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마음속의 감정을 더 이상 말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그 순수한 진심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심미연은 아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져 그저 대견하다는 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을 할 수 있지?’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면서 심미연은 하려던 말을 꾹 삼켰다. 전화를 받자 부드럽고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미연 씨, 남편이 빠르게 회복해서 오늘 오후에 퇴원했어요. 저녁에 식사 대접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세요?] 목소리의 주인은 며칠 전 심미연이 구해준 남자의 아내였다. 원래는 주말에 식사를 대접하려 했지만 일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모양이었다. [오늘 바쁘시면 다른 날로 조정해도 괜찮아요.] 여성이 덧붙였다. 심미연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미소 지었다. [아니요. 오늘 괜찮아요. 장소만 알려주시면 돼요.] [네. 그럼 이만 끊을게요. 이따 뵐게요.] 전화를 끊고 심미연은 전에 조사했던 그 남자의 신분이 떠올랐다. 군부대 고위 간부로 젊은 나이에 이미 수많은 전공을 세운 인물. 이런 인연이라면 당연히 잘 관계를 맺어야 했다.“엄마, 오늘 약속 있어요? 아니면 제가 택시 타고 아빠 회사에 가서 기다릴까요?” 심태하는 배려 깊게 물었다. “엄마가 널 집에 데려다줄게. 요즘 아빠가 바빠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너도 아빠 사무실에 가면 심심할 거야.” “알겠어요.” 심미연은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채워주고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VIP 병실.강상미는 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기운이 없어보이
Baca selengkapnya

제585화

문소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그가 가진 차가운 얼굴에 질투가 일었다. “방금 임지혜 씨한테 전화했어. 지금 식당으로 가고 있대. 너도 지금 가는 게 어때?” 그녀의 의도는 명백했다. 강지한에게 새로운 여자를 소개하고 싶었던 것이다. 심서연은 이미 죽었고 돌아올 일은 없었다. 강상미는 엄마가 필요했다. 강지한이 차갑게 얼굴을 굳히자 문소영은 그가 거절할 것이라 확신한 듯 먼저 말을 꺼냈다. “너 전에 분명히 약속했잖아.” 그 말에 강상미가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상미 새엄마 찾으러 가는 거예요? 저는 싫어요.” 문소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강상미를 더욱 강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강상미, 너는 어른들 일이 뭔지 모르면서 왜 끼어들어. 입 좀 다물어.” ‘이 아이는 그때 죽였어야 했어.’ ‘강지한에게 맡기지 말았어야 했다고.’ ‘따지고 보면 심서연이 제일 멍청해.’ ‘3년이나 강지한 옆에 있으면서 그 침대 한 번 못 차지하다니.’ ‘그렇게 쓸모없는 여자를 왜 썼을까.’ 강상미는 그 말에 겁을 먹고 눈물을 터뜨렸다. 강지한은 급히 강상미를 안아 올리고 부드럽게 달래며 말했다. “울지 마. 괜찮아. 아빠 여기 있어.” 강상미는 그의 목을 꽉 붙잡고 문소영의 시선을 피하며 눈물을 흘렸다. 강지한은 얼굴을 굳히고 차가운 눈빛으로 문소영을 쏘아보며 말했다. “다시는 여기에 발도 들이지 마세요.”강지한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비록 강상미가 친딸은 아니지만 그 아이는 그가 데려다 키운 딸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면서 애정이 없을 리 없었다. 그런데 왜 문소영은 강상미에게 그렇게 차갑고 냉정한 태도를 보이는 것인지 그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문소영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상미는 내 손녀야. 내가 상미를 보러 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왜 날 못 오게 하는 거야?” 그녀는 강지한이 강상미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Baca selengkapnya

제586화

‘유치원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혼자 외롭게 지내는 일도 없을 거야.’ “아빠, 빨리 오빠 엄마한테 전화해요.” 강상미는 작은 목소리로 강지한을 재촉했다. 아이는 이미 그들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강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내 심미연의 번호를 눌렀다. 그 번호는 성무진에게 부탁해서 구한 업무용 번호였다. 개인 번호는 아니었다. 전화가 울리던 중 아무도 받지 않았다. 강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심미연이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때 전화기 너머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상미가 태하랑 놀고 싶다고 해서 지금 네 집에 보내려고.] 그의 말투는 단호하고 거절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저녁 약속 있어. 내 아들도 집에서 가정부가 돌보고 있고 네 딸은 몸이 안 좋다며? 집에서 쉬게 해.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져?] 심미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강지한, 진짜 한심하다.’ ‘자기 딸이 아프면 자기가 돌봐야지. 왜 나에게 떠넘기려는 거야? 진짜 웃기지도 않네.’[약속 취소하고 집에서 내 딸 좀 돌봐.]강지한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말했다. ‘여자는 집에서 남편과 자식을 돌봐야지. 왜 밖에서 나돌며 얼굴을 내밀고 다니는 건데?’ 심미연은 그 말을 듣고 입술이 비틀리며 비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네 딸에겐 엄마가 있는데 왜 나한테 맡기려고 해? 나는 그저 남인데, 무슨 얼굴로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강지한,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는 거지?’‘한마디 반박도 없으니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네.’[심미연, 너무 냉정하게 굴지 마.]강지한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며 분노가 서서히 감돌았다. ‘심미연이 내 딸을 돌보는 걸 거절한다고?’ ‘상미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상처받을까...’“아빠, 아줌마 시간이 없으신 거예요? 그럼 저는 그냥 병실에 있을게요.” 강상미는 아주 똑똑했다. 강
Baca selengkapnya

제587화

강지한은 핸드폰을 손에 쥔 채 화면을 가볍게 스치며 전화를 끊었다. 그 순간 주변의 모든 소음과 혼란이 마치 사라진 듯했다. 그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단단해지며 깊어졌고 품에 안은 어린 아이를 바라보며 입가에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가 스쳤다. “상미야, 아빠가 지금 오빠 엄마한테 데려다줄게. 괜찮지?” 방금 전 그는 문득 깨달았다. 심미연은 그를 거절할 수도 있고 그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강상미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심이었다. 강상미가 무엇을 요구하든 심미연은 결국 다 들어줄 것이다. 이제 그는 매일 딸을 핑계로 심미연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한층 나아졌다. 예전엔 심미연이 곁에 있을 때 그녀가 그저 귀찮고 피하고 싶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 아이 핑계로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어이없으면서도 웃기게 느껴졌다. 강상미는 아빠의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 눈빛은 마치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처럼 반짝였다. 작은 손은 아빠의 목을 꽉 감으며 얼굴에는 억누를 수 없는 기쁨이 가득했다. “정말요? 빨리 가요.”아이의 목소리엔 순수한 기쁨과 흥분이 묻어 있어 마치 세상 모든 것이 그 순간 빛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강지한은 딸을 더 꼭 안아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빨리 가자.” 강상미는 아빠의 품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작은 손을 공중에 가볍게 치면서 그 순수하고 진심 어린 기쁨이 주변의 모든 공기를 감동시키는 듯 퍼져 나갔다. 바로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며 ‘딩’하는 가벼운 소리가 울렸다. 마치 모험을 떠나려는 아빠와 딸의 여정을 위한 서곡처럼 들렸다. 강지한은 단호한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그의 걸음은 묵직하고 강인했으며 품에 안은 강상미는 더욱 꽉 껴안으며 아빠의 품에서 세상의 모든 안정을 느끼는 듯했다. 문소영은 급히 병실을 빠져나왔지만 눈앞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공기 속에는 여전히 강지한과 강상미 부녀의
Baca selengkapnya

제588화

심미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주소 보내줘요. 바로 갈게요.] 전화를 끊고 그녀는 곧바로 돌아서서 심태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빠르고 또박또박 말했다. “태하야, 엄마는 지금 당장 바다에 가야 해. 긴급한 상황이 생겼어. 조금 있으면 상미랑 상미 아빠가 올 텐데 태하가 잘 맞이해줄 수 있지?” 심태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엄마. 얼른 다녀오세요.”아이의 대답을 들은 심미연은 망설임 없이 방을 나섰다. 밤은 어둡고 깊었다. 심미연은 차를 몰아 텅 빈 도로를 질주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어디에도 머물지 못했다. 심장은 차의 속도에 맞춰 점점 더 빠르게 뛰었고 머릿속에는 심서연의 과거가 끊임없이 떠올랐다. 심서연을 미워했지만 그녀의 죽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짭짤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강하게 스쳤다.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심미연의 눈앞에는 깜빡이는 경고등과 몰려든 인파가 보였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속에 남아 있던 작은 희망은 차가운 불빛 아래에서 서서히 꺼져갔다.심장이 쿵쿵 뛰고 발걸음은 무겁게 내딛어졌다. 바람은 마치 울부짖듯 불었고 자연마저 이 순간을 슬퍼하는 듯했다. 심미연은 온 힘을 다해 바다로 달려갔다.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고 불안한 짐처럼 느껴졌고 마침내 붉게 물든 바다를 마주했을 때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해변에는 차가운 파도에 잠긴 여인이 조용히 누워 있었다. 파도가 그녀의 몸에 닿을 때마다 마치 생명이 사라졌음을 고백하는 듯한 고요함이 느껴졌다. 심미연의 발걸음이 멈췄다.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정적에 잠겼다. 천천히 다가가자 점차 또렷해지는 심서연의 창백하고 고요한 얼굴이 보였다. 바다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어 예전의 생기와 활력을 모두 잃은 모습이었다. 심미연의 가슴은 손에 움켜쥔 듯 조여들었고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그녀는 그 아픔에 짓눌려 발이 땅에 박힌 듯 움직일 수
Baca selengkapnya

제589화

심미연은 순간 얼어붙었지만 이내 조은하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고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좋은 마음으로 알려줬더니 되레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세요? 저를 비난하기 전에 서연이가 최근에 무슨 일을 했고 누구를 만났는지나 제대로 생각해보시죠.”이게 바로 그녀의 어머니였다.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사랑해준 적 없는 사람. 조은하의 눈과 마음에는 오직 심서연만이 존재했다. 어릴 때부터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애지중지하던 보물같은 존재. 심서연이 사라졌을 때 조은하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깊은 상처이자 후회로 남았고 심미연은 그 상처의 원흉으로 낙인찍혔다. 마치 심서연의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처럼. 그러다 심서연을 다시 찾은 날부터 그녀는 그 집에서 완전히 외면당한 타인이 되었다. 결혼 후 강지한이 집에 돈을 보내준 덕분에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부모에 대한 원망이 서려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녀가 살아온 것은 삶이 아니라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예전엔 상처받고 눈물 흘렸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조차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들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그녀도 그들을 낯선 사람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낯선 사람에게 마음 아파할 이유는 없으니까.조은하는 심미연의 차가운 표정에 압도당해 순간 얼어붙었다. “분명히 심동현이야.” 그녀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얼마 전 심서연이 심동현에게 칼을 휘두른 일이 있었다. 심동현은 그 일로 심서연을 증오했고 그가 심서연에게 손을 썼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심미연은 미묘하게 눈썹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확실해요?” 심동현이 밖에서 내연녀와 아들을 키우며 심서연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말 서연이를 죽일 만큼 잔인할까?’ “확실해...” 조은하는 말끝을 흐리며 눈앞에 서 있는 심미연을 의식하곤 입을 닫아버렸다. “내가 왜 너한테 이런 걸 말해야 하지? 심미연, 이 못된 것아. 내 손 놔.” 조은하는
Baca selengkapnya

제590화

“심미연 씨, 살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남자가 한 걸음 다가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때 심미연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심미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살리고 치료하는 건 의사의 본분이에요. 그날 다른 의사라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어찌됐든 심미연 씨가 저를 살려주셨으니 감사한 건 당연한 일이죠.” 남자는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 앉아서 편히 얘기하죠.” 여자가 다가와 심미연의 손을 잡았다. “심미연 씨, 그날 제가 오해한 거 정말 죄송해요. 진심으로 사과드려요.” 그날 그녀가 심미연이 남편을 구하는 것을 막았다면 지금쯤 그녀는 홀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그날의 일을 계속 떠올리며 왜 그렇게 남의 말에 휘둘렸을까 고민해왔다. “그때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심미연은 예의 바르게 답했다. “자, 먼저 앉으세요. 밥 먹으면서 계속 이야기 나누죠.” 남자는 신사답게 심미연의 의자까지 당겨주며 말했다. “심미연 씨, 앉으세요.” 심미연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조용히 앉았다. 남자는 아내를 데리고 심미연의 맞은편에 앉았다. “곧 음식이 나옵니다.”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답했다. “먼저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오태진입니다. 이분은 제 아내 장혜윤입니다.” “심미연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오태진이 심미연에게 물었다. “심미연 씨는 지금 어디 병원에서 일하고 계신가요?” 심미연은 웃으며 답했다. “저는 변호사로 천성 로펌에서 일하고 있어요. 병원에서는 일하지 않아요.” “아! 맞아요. 어제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그 심 변호사님 맞죠?” 장혜윤이 존경의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정말 대단하세요.” 심미연은 부끄러워하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5758596061
...
70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