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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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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공기 중에 억눌린 듯한 통증의 신음이 들렸다. 강지한은 그녀가 이렇게 강하게 반응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얼굴이 아픔으로 일그러졌지만 여전히 손목을 놓지 않았다. 그저 힘이 자연스레 풀리기 시작했다. 심미연은 그 틈을 타서 몸을 비틀며 강지한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손목에 선명한 붉은 자국이 남았고 그녀의 하얀 피부와 더욱 대비를 이뤘다. 몇 걸음 물러서며 강지한과 안전한 거리를 두고 차가운 눈빛으로 한 마디 한 마디 정확하게 끊어 말했다. “강지한, 너 정신과 가서 치료받아. 여기서 미친 짓 하지 말고.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내 일에 너는 상관 없어.” 강지한은 거칠게 자켓를 잡아 거의 심미연의 손에서 자켓을 빼앗으려는 듯 폭력적으로 당겼다. 그 행동엔 억누를 수 없는 분노와 불안이 섞여 있었다. 그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너 그 남자가 누군지 알아? 경성에서 소문난 쓰레기야. 걔가 자고 간 여자는 한 줄로 세운다 해도 모자라.”심미연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 팔에 외투를 걸친 채 차분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강지한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지한, 네가 뭔데? 내 수호신이라도 되? 아니면 내 도덕 심판자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네가 참견할 자격 없어.” 주위의 공기가 서서히 굳어버린 듯 두 사람 사이의 기운이 강하게 충돌하며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만들어갔다 주변 사람들의 소음은 점점 사라지고 그들 사이의 날카로운 긴장감만 남았다. 강지한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주먹을 꽉 쥔 채로 그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심미연, 너는 내 아들의 엄마야.” 심미연은 냉소를 흘리며 그 말에 맞서 대답했다. “내 아들은 당연히 내 남편의 아들이지. 너는 그냥 내 전남편일 뿐이야.”“왜? 이제 남의 자식 아빠 역할이라도 하고 싶어?”“심미연, 다시 내 아들에게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가만 있지 않을 거야.” 강지한의 손이 심미연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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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강지한의 눈빛은 폭풍 전의 먹구름처럼 깊고 억제할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날카롭고 단호했으며 심미연을 엘리베이터의 차가운 벽면으로 몰아넣었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심미연의 등은 차가운 금속에 닿았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갑작스런 한기 속에서 자신을 조금씩 침식해 가는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너...”그녀는 입을 열려 했으나 분노와 충격에 떨리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놓아줘.” 한 마디 한 마디가 억지로 밀어내듯 나왔다. 저항과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강지한은 그녀의 발버둥을 무시한 채 손으로 심미연의 얼굴을 단단히 감싸며 강제로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 한때 부드럽기만 했던 그의 눈빛은 이제 복잡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분노, 억울함, 그리고 미세하게 보이는 고통이 섞여 있었다. 강지한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숙여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맞댔다. 심미연은 이 갑작스러운 키스에 잠시 멍해졌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팔을 힘껏 휘둘러 강지한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그 한 대는 그녀의 모든 억울함과 치욕이 담겨 있었다. 강지한의 얼굴에 강하게 떨어져 또렷한 붉은 자국을 남겼다. “너 정말 비겁해.” 그녀는 거의 울부짖듯 그 말을 내뱉었다. 눈가가 붉어졌고 눈물은 넘칠 듯 했지만 그녀는 고집스럽게 참았다. 강지한은 얼굴을 감싸며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노려봤다. “예전엔 밤마다 같이 자달라고 졸랐잖아. 맨날 먼저 와 입 맞추려고 했고. 근데 이제는 입도 못 맞춰? 네가 빠질 정도로 박유진이 나보다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심미연은 그가 이렇게 저열한 말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분노에 몸이 떨렸다. “강지한, 너 진짜 구역질 나.” 그가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 사이의 과거를 꺼내 그녀를 모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너무 역겨웠다.강지한은 몸에서 냉기가 흘러나오며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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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심미연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누가 뭐라고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네가 내린 결정이지. 하지만 오늘 분명히 말할게. 온지유가 거기서 나올 수 있다면 난 다시 온지유를 그곳에 집어넣을 수 있어. 난 충분히 그런 능력이 있거든.” 그녀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온지유가 사람을 죽이고 무죄로 풀려 난다고?’‘절대 그럴 일은 없어.’강지한은 눈을 반쯤 감고 위협적인 기운을 내뿜으며 물었다. “심미연, 무슨 뜻이야?” 심미연은 한 걸음 물러나며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대로. 딱 그 뜻이야.” “그게 말이 돼?”강지한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온지유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는 면회를 가본 적이 없었고 온지유를 빼낼 일은 더더욱 없었다. ‘이 여자가 또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네.’심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대답했다. “그래. 말이 안 되겠지.”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녀는 그에게 평생 온지유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온지유가 감옥에서 겪는 모든 고통은 그에게 반드시 돌아갈 응보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심미연은 빠르게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강지한은 서둘러 그녀를 따라갔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갔다. 심미연은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 “따라오지 마.” ‘이 남자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나랑 같이 집에 가자.” 방금 심미연에게서 술 냄새가 진하게 났다. 그는 그녀가 혼자 돌아가는 게 걱정되었다. 심미연은 눈을 좁히며 그를 쳐다보았다. “강지한, 너 미쳤어?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였나? 같이 집에 가자는 건 무슨 소리야?”‘이 남자는 왜 이렇게 끈질기게 따라붙는 거야.’‘우리가 집에 같이 돌아갈 사이야?’“너 술 마셨어. 같이 집에 가자.”그녀의 집엔 박유진이 있으니 그는 절대 그녀의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나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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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깟 강지한 곁으로 돌아가서 뭐 하게.’“앞으로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누가 들으면 내가 강지한한테 아직 미련이라도 남은 줄 알잖아요.” 헛소문 퍼지게 할 일은 절대 할 수 없다. 임현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앞으로 절대 그런 말 안 할게요.” 이런 말을 하는 건 한 번이면 충분했다. “잠깐 눈 좀 붙일게요. 도착하면 깨워줘요.”“네. 편히 주무세요.”심미연을 몸을 살짝 틀어 더 편한 자세를 찾고는 외투를 여미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심미연이 탄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져서야 강지한은 시선을 거뒀다. 시선을 거두고 걸음을 떼려는 순간 발끝에 무언가 걸렸다. 강지한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숙여보았다. 얼룩이 묻어 축축하게 젖은 자켓 한 벌이었다. 그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발끝으로 외투를 걷어 차 버렸다. 옷의 헐렁한 밑단이 밖으로 길게 삐져나와 있었다. 그 시각, 어딘가의 어두운 방 안. 남자는 손에 든 와인 잔을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깊고 붉은 와인이 잔 벽을 따라 유리처럼 미끄러지자 희미한 조명이 깔린 공간에선 독한 술 향과 함께 서늘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에 놓인 핸드폰을 바라봤다. 눈동자에 스친 발신자 정보를 확인한 뒤 무심하게 전화를 받았다. [강 도련님, 우리 쪽 사람들이 강지한 도련님의 차를 따라붙었습니다. 바로 처리할까요?] 남자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는 말없이 손에 든 와인 잔을 들어 남은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씁쓸한 액체의 온기가 식도를 지나 심장까지 내려앉자 남자의 눈빛은 더욱 깊고 싸늘해졌다. [필요 없어.] 전화가 끊기고 방 안은 다시 싸늘한 적막에 잠겼다. 남자는 텅 빈 와인 잔 안에 남아 있는 핏빛 잔여물을 잠시 바라보더니 천천히 웃었다. [강지한, 좀 더 살려둘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느릿했다. [네가 가진 모든 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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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박유진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만약 육현성이 먼저 너한테 합작하자고 접근하면 그땐 진짜 조심해야 할 거야.” 육현성이 몇 년 동안 어떻게 육영 그룹을 여기까지 키워왔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머리가 나쁘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괜찮아. 난 걱정 안 해.” 육영 그룹과의 계약만 유지하면 천성의 수익이 1년에 수십억 원에 달할 것이다. 설령 육현성이 일부러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육영 그룹과의 합작을 원했다. “그래. 걱정할 필요 없어. 육현성은 절대 너한테 손 못 댈 거야.” 박유진은 겉으로는 담담하게 심미연을 안심시켰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가시질 않았다. 육현성은 온지유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심미연을 곤한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마음 놓고 웃는 그녀에게 다시 상처를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맞아.”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집 문을 열자마자 작은 그림자가 쏜살같이 달려왔다. “엄마, 왔어요? 보고 싶었어요.” 귀여운 어린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심태하가 품에 안겼다. 심태하는 애교를 부리며 작은 팔로 박유진의 다리를 먼저 꼭 안았다. 박유진은 허리를 굽혀 심미연을 내려놓았다. 심미연은 아이를 와락 안으며 심태하의 말투를 따라배우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엄마도 우리 태하 너무 보고 싶었어.” 박유진은 이 모습을 보며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 둘 다 똑같은 애기라니까.’가정부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이 그저 부러웠다. 심미연은 아이와 함께 매트에서 레고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박유진은 해장국을 끓이러 주방으로 향했다. 가정부가 일을 하려 하자 그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직접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가정부들은 그저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두 명의 가정부가 일을 하려 들자 박유진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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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속눈썹이 길게 떨리고 작은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워 보였다. 여자의 품에 있는 작은 아이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박유진의 눈빛은 깊고 부드러워 심미연과 그녀의 품에 안긴 아이를 무한한 사랑의 바다 속에 부드럽게 감싸는 듯했다. 그러나 이 평온한 순간은 갑작스러운 핸드폰 진동에 의해 깨졌다.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 불현듯 밀려온 폭풍처럼 모든 평화를 어지럽히며 다가왔다. 그는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눈속의 사랑을 지우고 심각함으로 바꾸었다. 그럼에도 심미연을 한 번 더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아쉬움과 결단이 가득했다. 그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의 모든 움직임은 간과할 수 없는 침착함과 힘들 드러냈다. 화면이 켜지고 그 눈부신 파란 빛이 그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와 밝은 빛을 번갈아 비췄다. 그는 화면에 대고 말했다. “무슨 일이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힘있었다. 마치 일부러 눌러서 깊은 잠에 빠진 심미연과 아이를 깨우지 않으려는 듯한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전화 너머에서 비서의 목소리는 긴급 경고음처럼 급하고 초조했다. “대표님, 큰일입니다. 회사 내부 네트워크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공격당했어요. 지금 시스템이 거의 마비 상태로 상황이 매우 위급합니다.” 박유진은 미간을 더욱 깊게 찌푸리며 눈빛이 날카롭고 침착하게 변했다. 마치 이 위기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짧게 한 마디만 내뱉고 전화를 끊었다. “조사해.” 그가 전화를 끊고 돌아서는 순간 상업계의 엘리트다운 결단력과 냉정함이 다시 돌아왔다.같은 시각 이노하이브 역시 같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건물 전체가 불빛으로 가득 차 있었고 기술 부서의 구석구석마다 긴장감과 바쁨이 감돌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며 마치 급박한 북소리처럼 사람들의 긴장된 신경을 자극했다. 화면에 나타나는 코드들이 파도처럼 흘러가며 기술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이 끝없는 숫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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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강지한의 차가운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성 비서, 지금 당장 그 사람과 연락해. 빨리 오게 해.” 성무진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바로 그 사람이 제공한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그와 동시에 심미연의 핸드폰도 울리기 시작했다. 심미연은 눈을 떴고 박유진의 부드러운 시선과 마주했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녀는 금방 정신을 가다듬었다. “왜 잠들었는데 깨우지 않았어?” “너무 편안하게 자고 있어서 깨우기 좀 그랬어.” 박유진은 부드럽게 말했다. “먼저 전화 받을게.” 심미연은 눈을 비비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보스, 이노하이브 네트워크가 공격을 받았어요. 그들이 거액의 돈을 주고 보스에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받아들일 건가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분명히 흥분했다. [얼마나요?] [그들은 가격을 우리가 정하라고 했어요.] [좋아요. 그럼 한 200억으로 하죠.] 심미연이 한 200억이라고 가볍게 말하자 박유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심미연이 전화를 끊자 박유진의 웃고 있는 모습에 얼굴이 붉어지며 머리카락을 쓸었다. “뭐가 그렇게 웃겨?” “집에 해커 두 명이나 있는 걸 깜빡했어. 바렐 그룹 네트워크도 지금 마비 상태인데 시간 괜찮으면 좀 처리해줄 수 있어? 답례는 한 200억으로 할게.” 박유진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 회사의 네트워크도 공격당했어?” 심미연은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는 강지한이 그녀를 불쾌하게 만든 일이 있었기에 일부러 그를 괴롭혔다. ‘그런데 오빠의 회사는 또 어떻게 된 일일까?’“아까 비서가 전화로 회사 네트워크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공격을 받아서 처리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해. 일단 상황 좀 봐줄 수 있을까?” 심미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태하 안고 먼저 방에 가 있어. 난 서재로 가서 처리할게.” 박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심미연은 일어나서 계단을 올라갔다. 박유진은 심태하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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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오빠가 유치원에서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이 뭐라고 하신 건 없어?” “응. 아무 말도 안 하셨어. 아이만 데리고 바로 나왔어.” “그럼 이따가 가정부에게 오늘 태하가 이상한 점이 없었는지 물어볼게.” “괜찮아. 내가 내일 아침에 직접 물어볼게.” 심미연은 가정부에게 따로 묻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주는 것 같았다. “그래. 그럼 내일 아침에 물어봐. 먼저 쉬고 있어. 나는 회사에 가봐야겠어.” 박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얼굴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응. 운전 조심해.” 심미연은 불안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했다. 박유진이 무사히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알았어. 잘 자.” 박유진은 그녀에게 작별을 고하며 아쉬운 듯 손을 풀었다. “일찍 돌아와.” 심미연은 여전히 걱정스러워했지만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 박유진은 웃으며 몸을 돌려 성큼성큼 집을 떠났다. 문이 닫히자 심미연은 욕실로 향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핸드폰 화면이 깜빡이고 있었다. 심미연은 다가가서 전화를 확인했는데 낯선 번호였다.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이진영입니다.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잠깐 만나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제 동생의 이혼 소송을 맡아주세요.]이진영은 직접적으로 말했다. 심미연은 잠시 멈칫했다. [동생이 이혼을 하려고 하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쉬어야 해서 내일 동생을 제 사무실로 데려오세요. 자세한 사항은 그때 말씀드리죠.] 심미연은 그의 동생이 왜 이혼을 하려는지 묻지 않았다. 어차피 여자가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크게 몇 가지였다. 남편의 외도, 가정 폭력, 아니면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부부 관계가 나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저 이진영 동생의 이혼 소송을 맡게 되면 육현성이 천성과의 합작을 계속 제안해 올 때 거절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큰 손실이 될 테니 신중히 고려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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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심미연은 잠시 멈칫했다. “이노하이브의 네트워크가 바이러스에 공격당했어. 네가 한 거야?” 하지만 그녀가 처리할 때 그게 심태하의 솜씨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심태하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저 아니예요. 그런데 그때 그 사람과 잠깐 게임을 했었어요. 그 사람 진짜 대단해요. 하마트면 그 사람한테 질 뻔했어요.” 심미연은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어제 밤 그녀도 상대가 꽤 실력이 있다는 걸 느꼈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학교 끝나면 그 사람에 대해 조사해 볼게요.” 심태하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 일은 엄마가 조사할 거야. 너는 얌전히 있어. 알겠지?” 심미연은 그를 안아주며 조용히 말했다. 어린 아이는 금세 시무룩해졌다. “알겠어요...” ‘나도 할 수 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리 태하 기분 풀어. 가서 아빠 일어났는지 확인해 봐.” 심미연은 한 가지 걱정이 떠올랐다. ‘이 사람 혹시 이노하이브뿐만 아니라 바렐 그룹까지 노리고 있는 걸까?’ 앞으로는 은성까지도 공격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목적이 뭘까?’ ‘경성의 패권을 쥐고 싶은 걸까?’ 알 수 없었고 그 생각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심미연은 이불을 걷어내고 품에 안고 있던 작은 아이를 안고 일어섰다. “엄마, 오늘 병원으로 여동생을 보러 가도 돼?” 어린 아이는 어제 받은 공주 드레스를 병원에 가져가서 여동생에게 입혀 보고싶다고 했다. “학교 끝나고 가자. 알겠지?” 심미연은 사실 내키지 않았다. 그 아이는 강지한의 딸이다. 만약 심태하를 데리고 가면 강지한과 마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강지한이 심태하를 빼앗으려 한다면 그녀는 그를 만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엄마, 나는 그 여동생이 정말 좋아. 그 애랑 있으면 마치 친남매처럼 느껴져.” 심태하는 자신이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몰랐지만 그게 진심이었다. 몇 번을 함께 지내면서 그와 여동생은 같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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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알았어요.”심태하는 힘차게 대답한 후 신나게 뛰어갔다. 심미연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복잡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만약 강지한이 강제로 심태하를 데려가려 한다면 그녀는 아마 심태하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 경성에서 강지한은 세력이 가장 강했다.박유진은 어린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깨어났다. 그의 시선이 문 밖으로 향했고 빛에 가려진 작은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박유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커튼을 열자 작은 아이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우리 태하 빨리 일어났네.” 박유진은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빠, 좋은 아침!” 심태하는 신나게 그에게 달려갔다. 작은 다리를 힘껏 흔들며 큰 침대에 올라가 박유진의 품에 풍덩 뛰어들었다. “아빠는 큰 게으름뱅이야. 빨리 일어나요.” 박유진은 손을 뻗어 그를 간지럽혔다. “우리 태하야말로 작은 게으름뱅이야.” 심태하는 간지러워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가 제일 큰 게으름뱅이에요.” 심미연은 세수하고 나서 나가려다 박유진 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두 사람이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쩐지 코가 조금 시큰해졌다. 그때 박유진은 심미연을 보고 어린 아이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왔다. 쉿...” 어린 아이는 엄마가 왔다는 말을 듣고는 빠르게 침대에서 뛰어내려 방으로 달려갔다. “저는 먼저 방에 갈게요. 두 분은 얘기하세요.” 심미연과 스치며 지나가던 심태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엄마가 방으로 가서 세수하라고 했는데 아빠랑 놀다가 잊어버린 심태하는 급히 방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화낼 것 같았다. 그가 바람처럼 뛰어가던 모습을 보며 심미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녀석이 나를 왜 이렇게 무서워하지?’ 박유진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 상반신을 편안하게 드러낸 채 있었다.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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