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연은 아침에 임현과 함께 피해자의 이웃과 친척을 찾아갔다가 방금 사무실로 돌아왔다. 자료를 정리하려던 참에 이진영이 육현성을 끌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세 사람이 마주 앉자 심미연은 침착하게 그들을 맞이했다. 반면 육현성은 얼굴이 일그러지며 말했다. “지금 천성은 아직 육영 그룹의 법무 대리인입니다. 심미연 씨, 당신이 이다은의 이혼 사건을 맡으면 고소할 거예요.” 심미연은 차분하게 미소 지으며 뒤돌아 임현에게 말했다. “우리랑 육영 그룹 간의 계약서, 한 번 꺼내서 육 대표님께 보여 드려요.” 임현은 곧 계약서를 찾아서 육현성에게 건넸다. “계약은 어제 만료되었습니다. 갱신하지 않으셨으니 자연스럽게 종료된 상태죠.” 육현성은 계약서 상의 날짜를 보고 얼굴이 붉어지며 분노를 터뜨렸다. “지금 일부러 나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거예요?” 심미연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어젯밤, 저는 진심으로 계약을 맺고 싶었어요. 아쉽게도 기회를 주지 않으셨죠. 맞죠?”육현성은 심미연을 노려보며 한 마디 덧붙였다. “심미연 씨, 잘 생각하세요. 나랑 강지한 사이가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는 거 아시죠? 내 적이 된다면 그건 강지한과도 적이 되는 거예요.” 강지한이라는 이름을 들자 심미연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강지한과 적이 된다든지, 그런 건 전혀 상관없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뭘 할 수 있겠어요?”그녀의 자만에 찬 말투에 육현성은 심미연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처럼 느꼈다. “좋아요, 심미연 씨. 그럼 한 번 두고 봅시다.” 심미연은 입꼬리에 냉소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언제든 준비돼 있으니까.” ‘강지한을 들먹여 나를 위협하려 한다니. 정말 그 사람이 나를 겁줄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육현성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듯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났다.육현성이 떠난 후 심미연은 이진영에게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먼저 자세한 상황부터 설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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