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진 것 같습니다...”경찰이 내 앞에서 말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내 눈에 보이는 건 내 딸, 작고 사랑스러운 희망이 뿐이었다.겨우 5살인 그녀는 천사처럼 귀여웠지만, 그녀의 반짝이는 큰 눈은 지금 영원히 감겨 있었다.나는 천천히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상처투성이의 작은 손을 쥐었다. 아이에게 채워준 전화 시계는 이미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희망아, 눈 좀 뜨고 엄마 봐줄래? 엄마가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사 왔어. 너 앞으로 날마다 안고 자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혼자 몰래 잠들 수 있어?”하지만 내가 아무리 불러도 희망이는 대답하지 않았다.희망의 손바닥을 펼쳐본 순간, 나는 그녀가 우리 세 식구를 그린 그림을 발견했고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지금은 새벽 3시, 한 시간 전에 나는 희망이와 아이의 아빠 박찬호가 캠핑하던 산기슭에서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다.어제 오후, 외출 전만 해도 활발하게 뛰어놀던 아이였고 내가 직접 희망이를 박찬호의 차 뒷좌석에 안아서 태웠다.“희망아, 오늘 밤 아빠와 산에 가서 텐트에서 자는 거야. 신나지?”희망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또 나에게 약간 두렵다는 손짓을 했다.그녀는 말을 하지 못했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나는 아직도 그때 했던 말을 기억한다.“희망아, 두려워하지 마. 아빠가 지켜줄 거야.”희망이가 태어나서 다섯 해가 지났지만, 박찬호는 항상 핑계를 대며 그녀의 생일을 함께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내가 사전에 99번이나 부탁해서야 겨우 승낙을 받은 것이었다.그는 차에 오르면서 나를 불만스럽게 바라보았다.“끝났어? 어두워지면 갈 필요도 없어.”그는 희망이와 함께 캠핑하고 일몰을 보러 간다고 약속했지만 내가 함께 가는 건 허락하지 않았다.희망이는 아빠와 함께 생일을 보내고 싶어 했다. 작년 생일 소원이 바로 이것이었다.“알았어. 다 됐어.”문을 닫기 전, 나는 희망이의 전화 시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혹시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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